"9일 인간띠로 촛불로, 국회를 포위하자"

입력 2016. 12. 5. 23:56 수정 2016. 12. 6.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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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국회 탄핵가결 압박 다양한 제안 쏟아져
표결 찬성 촉구하는 만장으로 국회 둘러싸기 등…
박근핵닷컴에선 탄핵청원 100만건 눈앞

“탄핵은 국회의원이 하는 것이 아닙니다. 국민이 하는 것입니다.”

촛불 시민의 시선이 이제 국회를 향하고 있다. 9일 야3당이 발의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처리를 앞두고 시민들이 국회를 압박하는 다양한 제안을 내놓고 있다.

서울산책 대표인 조반장씨는 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8일 저녁부터 탄핵안이 가결될 때까지 1000개의 만장으로 국회를 포위하자”고 제안했다. 조씨는 “세월호와 백남기 어르신, 생활고로 자살하는 이들, 투쟁 과정에서 죽음을 선택한 노동자·농민들, 죽도록 일만 하다 산재로 돌아가신 이들의 한을 풀어주는 것이 탄핵을 넘어 대한민국의 진정한 거듭남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실제 시민상주모임은 국회의원들의 표결 찬성을 촉구하는 대규모 ‘만장 퍼포먼스’를 준비 중이다. 시민상주모임 회원 지정남씨는 “국회가 ‘대통령 즉각퇴진’이라는 시민의 요구를 묵살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탄핵안 표결 찬성을 촉구하는 수십개의 만장으로 국회 주변을 모두 에워싸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광주 시민단체는 ‘탄핵 버스’를 타고 상경해 국회로 가 대통령 탄핵 가결을 촉구하기로 했다. 광주 세월호 시민상주모임은 이날 “탄핵안 가결을 촉구하기 위해 9일 대형 전세버스 2대로 서울 국회로 간다”고 밝혔다. 9일 새벽 5시 광주시청 앞 광장에서 출발하는 탄핵버스엔 광주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회비는 2만원이다.

한인섭 서울대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전국 각지에서 농기구, 지게차, 버스 등을 타고 국회와 여의도 전체를 포위하듯 에워싸고 농성을 하자. 북, 나팔, 부부젤라, 호루라기, 트럼펫, 냄비, 자기 집에서 제일 소리 큰 걸 하나씩 갖고 와 탄핵일인 9일 국회가 지진 나고 무너질 만큼 육박하고 소리 지르자”고 제안했다. 한 교수는 “국회의원이 탄핵하는 게 아니다. 그들은 탄핵투표를 할 뿐이다. 탄핵은 ‘의원'이 아니라 ‘국민'이 한다”고 했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9일 해가 뜨면 여의도 국회 외곽을 인간띠로 감싸고, 해가 지면 촛불로 감싸자”고 제안했다. 무소속 김종훈, 윤종오 의원은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국회를 시민들에게 개방해 탄핵안 처리 과정을 볼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촛불집회를 주도해온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도 청와대를 압박하던 기존 촛불집회와 별도로 탄핵안 표결이 열리는 9일까지 국회를 어떻게 압박할 것인지 고심 중이다. 퇴진행동 관계자는 “‘국회로 가야 한다’는 제안을 듣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어떤 수위로 국회를 압박할지 세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시민들의 직접 압박이 효과적이었다는 것은 이미 입증됐다. 지난 1일 새누리당 비박계가 탄핵론을 접자 분노한 시민들이 자신의 지역구 새누리당 의원에게 직접 전화하거나 문자, 이메일을 보내 탄핵안 처리를 강하게 압박했다. 이후 비박계는 ‘탄핵 표결에 참여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자신의 지역구 의원 이메일로 손쉽게 청원하고, 답변을 들을 수 있도록 익명의 누리꾼 4명이 만든 ‘박근핵닷컴’(parkgeunhack.com)은 5일 현재 80만건이 넘는 청원을 처리했다. 이 누리집에는 새누리당 의원 6명이 탄핵 찬성 의사를 밝힌 것으로 표시돼 있다.

해프닝도 벌어졌다.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과 동명이인인 국민의당 최경환 의원은 “저는 그 최경환 의원이 아닙니다. 국민의당 최경환 의원입니다.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에게 가야 할 탄핵동참 촉구 문자가 저에게 전국에서 오고 있습니다. 저는 걱정하지 마십시오”라고 문자메시지(사진)와 트위터를 통해 호소하기도 했다.

허승 정대하 기자 rais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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