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트위터 반격..대만 총통과 전화통화 논란 더 커져
[경향신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과 통화로 촉발된 논란을 더욱 키우고 있다.
그는 4일 자신의 트위터에 “중국은 위안화를 평가절하하거나, 우리 제품이 중국으로 들어갈 과도한 세금을 부과했을 때, 남중국해에 군사시설을 만들었을 때 문제가 없겠느냐고 우리에게 물어봤는가.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적었다.
지난 2일 미국이 단교한 대만의 차이 총통과 통화해 37년간 유지해 온 외교관례를 깬 것을 두고 파문이 커지자 트럼프는 트위터에 “대만 총통이 내게 전화를 걸어 대선 승리를 축하했다. 미국은 대만에 수십억 달러어치 군사장비는 팔면서 나는 축하전화도 받지 말라는 것이 참 흥미롭다”고 응수했다. 이때만 해도 미국 내 비판 여론을 겨냥한 발언이었지만 이틀 뒤 나온 트럼프 발언은 좀 다르다. 대놓고 중국을 겨냥한 것인데다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환율, 남중국해 문제를 직접 거론했다. 더구나 트럼프는 중국이 가장 예민하게 생각하는 양안문제를 얹었다.
트럼프는 차이 총통이 먼저 축하 전화를 걸어와 받았을 뿐이라는 의미를 담았지만 미국과 대만 양국에서 나오는 ‘뒷말’은 차기 트럼프 정부의 의도에 점점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타이베이 타임스는 두 사람의 통화가 오래전부터 준비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도 “2일 통화는 트럼프측 친대만 인사들이 대만과 새로운 관계를 위해 수개월동안 비밀리에 준비해 왔고 의도적으로 도발하려는 움직임이었다”고 보도했다. 이어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 내정자, 에드워드 퓰너 헤리티지 재단 설립자 등 몇몇 주도적 인사들은 중국에 적대적이고, 대만에 우호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유시보는 5일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차이총통이 다음달 8~15일 니카라과 대통령 취임식, 과테말라 방문 등을 위해 출국하면서 미국 뉴욕에 들러 트럼프측 인사들과 만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총통부는 “모두 억측”이라고 부인했다.
중국 외교부 루캉 대변인은 5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미 양국의 무역관계는 줄곧 상호 이익을 존중해 왔고 그렇지 않았다면 지금의 상황이 있지 않았을 것”이라며 트럼프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당선자와 인수위팀이 보이는 언행 뒤 원인에 대해서 우리는 (섣불리) 짐작하지 않는다”며 “다만 중국이 관련된 문제에 대한 입장과 태도를 반드시 표명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루 대변인은 “중미 관계에서 대만문제는 가장 중요하고 가장 민감한 의제인데 중미 양국이 수교 후 40년 가까이 계속 잘 발전해 온 근본적 원인 중 하나는 미국이 전체적으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켰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인숙 기자 sook9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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