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개헌 국민투표서 세대 구분 확연..역대급 투표율

입력 2016. 12. 5. 21:33 수정 2016. 12. 5. 21:4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남부, 개헌안 반대에 몰표..젊은층 10명 중 7명 반대
'2년 9개월' 많이 하신 거예요 (로마 AP=연합뉴스) 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총리 관저에서 헌법 개정 국민투표에서 패배를 시인하며 마테오 렌치 총리가 사퇴 선언 기자회견하는 모습. 아그네세 란디니 여사가 오른쪽 문 옆에서 서서 지켜보고 있다. 2014년 2월 이탈리아 역사상 최연소 총리에 오른 렌치 총리는 이로써 2년 9개월 만에 짐을 싸게 됐다. 내각이 자주 바뀌는 이탈리아에서는 오래 자리에 있었던 셈. bulls@yna.co.kr

남부, 개헌안 반대에 몰표…젊은층 10명 중 7명 반대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압도적 부결로 막을 내린 이탈리아 헌법 개정 국민투표에서 세대 간 구분이 뚜렷하게 나타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적으로는 남부가 반대에 몰표를 준 가운데 20개 주 가운데 3개 주를 뺀 모든 지역에서 반대가 우세를 보였다.

5일 이탈리아 공영방송 RAI뉴스에 따르면 이탈리아 20개 중에서 상원을 축소하고, 중앙 정부의 권한을 일부 강화하는 개헌안에 18∼34세의 청년층의 반대는 68%에 달했다. 반면, 54세 이상은 찬성이 51%로 절반을 넘었다. 35∼54세의 장년층에서도 반대가 63%로 찬성을 압도해 세대 별로 뚜렷한 성향 차이를 보였다.

젊은 세대의 반대 투표율이 이처럼 높은 것은 40%에 육박하는 청년실업률이 수 년 째 지속되는 가운데 이들이 이번 국민투표를 경제를 되살리지 못하는 정부의 무능력을 심판하는 기회로 삼았음을 보여준다.

[AFP=연합뉴스]

지역적으로는 중부 토스카나(찬성 52.4%)와 에밀리아 로마냐(찬성 50.3%), 오스트리아와 국경을 접한 북부 트렌티노-알토 아디제(찬성 57.0%) 를 제외한 전국에서 반대 표심이 우위를 보였다.

토스카나는 정치적 생명을 걸고 이번 투표를 추진한 마테오 렌치 총리의 고향인 피렌체가 있는 곳이고, 에밀리아 로마냐는 좌파의 본산이라 할 수 있는 볼로냐가 포함된 지역이다.

반대가 특히 두드러진 지역은 사르데냐(반대 72.5%), 시칠리아(반대 71.2%)로 이번 국민투표에 대한 전국 평균 반대율인 약 60%를 훨씬 상회했다. 이밖에 캄파니아(반대 68.4%), 바실리카타(65.3%), 칼라브리아(66.8%), 풀리아(67.2%) 등 남부 다른 지역도 반대가 찬성을 압도했다.

이처럼 섬 지역과 남부의 반대가 평균을 훨씬 웃돈 것은 경제적으로 낙후된 이 지역 주민들이 국민투표를 통해 상대적 박탈감과 분노를 드러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8월 하순 강진으로 300명에 가까운 인명 피해가 난 아마트리체가 포함된 라치오(반대 62.9%), 지진으로 폐허가 된 마을이 속출한 아브루초(반대 64.2%) 등도 전국 평균에 비해 반대 의견이 높았다.

한편, 이번 투표에서는 투표율이 68.4%(재외 국민투표 제외)까지 치솟아 역대급 투표율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간 라 레푸블리카에 따르면 이 같은 투표율은 2001년 이래 개헌안을 놓고 국민의 의견을 구한 투표 가운데 가장 높은 것이다. 2001년과 2006년 치러진 국민투표에서는 투표율이 각각 34.0%, 53.8%에 그쳤다.

당초 4일 정오까지만 하더라도 20%를 조금 넘어 평소 수준을 보인 투표율은 시간이 지날수록 탄력이 붙기 시작했고, 결국 70%에 육박하는 깜짝놀랄 만한 수준까지 올랐다. 이는 각각 66.5%, 56.7%의 투표율을 보인 2009년과 2014년 유럽 의회 선거를 능가하는 것이고, 2013년 총선(75.2%)과도 엇비슷한 수준이다.

일반적인 선거에 비해 훨씬 관심도가 떨어지기 마련인 국민투표에서 이처럼 높은 투표율이 나온 것은 이번 투표에 쏠린 이탈리아 국민의 관심이 얼마나 큰지를 방증하는 것이라고 이탈리아 언론은 지적했다.

상원을 폐지 수준으로 축소해 정치적 효율성과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을 목적으로 렌치 총리가 야심차게 추진한 이번 국민투표는 렌치 심판 성격으로 변질되며 여야가 수 개월 동안 사활을 건 투표 운동을 벌였고, 이는 다른 이슈들을 빨아들이며 투표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교육 수준과 성별 차이는 찬반을 가르는 변수가 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ykhyun14@yna.co.kr

☞ 英외교장관, 생방송 중 한국대통령 이름 묻자 당황하며 퇴장
☞ 이재명 "형수에 욕한건 사실…음해사건 배후에 국정원"
☞ '세월호 7시간'에 "대통령 노셔도 된다" 발언 논란
☞ '무릎담요 성희롱 발언 논란' 김윤석 "진심으로 죄송"
☞ 경찰, 달걀세례 새누리당사 물청소…비판 목소리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