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트럼프와 대만 총통 통화에서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

한국일보 2016. 12. 5.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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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전화 한 통화로 미중관계, 나아가 동북아 정세의 불확실성이 한층 커졌다. 트럼프 당선자가 어떤 생각으로 차이 총통과의 전화통화에 응했는지는 분명치 않으나 그 자체로 미중 관계의 근간을 뒤흔드는 대형 사건인 것만은 확실하다. 중요한 것은 트럼프 당선자가 왜 미중관계의 파탄을 부를 수도 있는 대만의 정치적 문제를 들고 나왔는가 하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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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전화 한 통화로 미중관계, 나아가 동북아 정세의 불확실성이 한층 커졌다. 트럼프 당선자 측은 대선 승리를 축하하는 차이 총통과의 통화 사실을 확인하면서 “두 사람은 경제적ㆍ정치적ㆍ안보적 유대가 두 국가 사이에 존재함을 주목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통화와 관련, 자신의 트위터에 대만 측이 먼저 접촉해 왔음을 언급한 뒤 “대만에 수십억 달러의 군사장비를 파는데 축하전화도 받으면 안 된다고 하는데 참 흥미롭다”는 글을 올렸다.

트럼프 당선자가 어떤 생각으로 차이 총통과의 전화통화에 응했는지는 분명치 않으나 그 자체로 미중 관계의 근간을 뒤흔드는 대형 사건인 것만은 확실하다. 미국은 1979년 중국과 관계정상화를 이룬 뒤 대만과 단교하면서 중국이 요구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이 양국관계의 출발점이라는 인식을 견지해 왔다. 미중 수교 이후 37년간 총통을 포함한 대만 고위 정치권 인사들과의 직접 교류를 일체 불허해 온 것도 그래서다. 그동안 미국과 대만 관계는 단교 이후 제정된 ‘대만관계법’에 따라 대만에 무기 수출을 허용하는 안보 측면에 국한됐다. 차이 총통이 ‘하나의 중국’을 부인하며 대만독립을 주장하는 대중 강경파라는 점도 전화통화의 정치적 파장을 한층 커 보이게 한다. 가뜩이나 대만의 독립노선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중국으로서는 외교부 대변인 명의의 격한 항의 성명에서 보듯 이번 사안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을 태세다.

중요한 것은 트럼프 당선자가 왜 미중관계의 파탄을 부를 수도 있는 대만의 정치적 문제를 들고 나왔는가 하는 점이다. 좌충우돌식 행태를 보여온 트럼프가 트위터에 언급한 것처럼 단순한 생각으로 전화접촉에 응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보다는 ‘어떤 것도 협상 테이블에서 제외하지 않겠다’는 그의 주고받기식 통치철학에서 비롯됐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환율문제, 사이버해킹, 지적재산권 등에서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고차원적인 전략일 수 있다.

의도가 무엇이든 미중관계의 악화는 미중 사이 끼여 있는 우리에게는 크게 우려되는 일이다. 미중 무역갈등이 안보갈등으로 비화할 경우 중국의 협조가 절실한 북핵 대응에서 큰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미중관계의 향방을 섣불리 속단해서는 안되지만 분명한 것은 트럼프 정부에서는 어떤 것도 거래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북핵 등 우리의 안보 문제도 언제든 대중 거래용으로 전락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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