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새누리에 '기발한' 항의문자..유머·위트 빛났다

양원보 2016. 12. 5.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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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민주당 표창원 의원이 온라인에 박근혜 대통령 탄핵 찬반 명단을 공개한 뒤로, 새누리당 의원들 휴대폰이 아직도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문자 공세를 견디다 못해 휴대폰 번호를 바꾼 의원들도 속출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만큼 민심은 들끓고 있다는 건데요,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우리 국민들은 해학과 위트를 잃지 않고 있다는 점이 놀랍기만 합니다.

오늘(5일) 국회 발제에서, 관련 소식 자세하게 다뤄보겠습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많은 시민들이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문자를 보내고, 그걸 스크린샷을 떠놓은 뒤 SNS에 공개하고 있습니다. 정말 재밌고, 정말 기발한 메시지들이 있어서, 몇가지 내용을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김무성 전 대표입니다. 한 시민이 김 전 대표와 이정현 대표의 보도 사진을 활용해서, 일종의 짧은 콩트를 만들어 보낸 겁니다.

먼저 김 전 대표가 흡사 조는 듯한 표정으로 있습니다. 그러자 이정현 대표가 "형님, 주무십니까?"하고 부르죠. 김 전 대표가 "누구야?"하니까 "충성충성, 저 정현입니다"하면서 거수경례를 하네요.

그제서야 안녕 너머로 이 대표를 알아본 김 전 대표! "어, 그래. 어쩐 일이야?"하고 묻자, "아이, 형님도 참, 제가 일이 있어야 찾아오는 사람입니까?"하고 반응하네요. 김 전 대표, 뚱한 표정으로 응대하니 이에 실망한 이 대표, "정현이 삐져또"하면서 뭔가 심드렁한 표정을 지어보입니다. '1'자가 지워지지 않은 거 보면, 김 전 대표는 이 메시지를 확인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자, 다음은, 춘천 지역구 사무실 앞이 매주 촛불의 성지가 되고 있는 김진태 의원입니다. 그런데 이 분은 김 의원 지지자였던 것 같습니다.

"김진태 의원님,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힘내십쇼!" 하자, 요즘 어지간해선 격려 듣기 힘들 것 같은 김 의원님도 상당히 반가우셨던 것 같습니다. 5분 만에 "고맙습니다" 화답했죠. 지지자인줄로만 알았던 이 분! 갑자기 "사실 구라예요, 사퇴하세요" 해버립니다. 정말 엄청난 반전 아닙니까?

이런 경우도 있었습니다. 다른 분이 김 의원에게, "종북 촛불로부터 대통령님을 꼭 지켜주십시오. 응원합니다!"하고 보내자, 역시 1분만에 "고맙습니다"하고 보냅니다. 그런데, 뜬금없이 대화 내용을 캡쳐한 뒤에 "대답해주세요!"하고 보낸 거죠.

아하, 알고 봤더니 요즘 유행하는 '세로읽기'더라 이겁니다. 여기 보시면 "바람 불면 끄져!"라고 돼있죠? "바람 불면 촛불 꺼진다"던 김 의원 발언을 이렇게 되갚아준 겁니다.

김 의원님, 이런 '낚시성 카톡'에 두번이나 당했기 때문이었을까요? 끼니 거르지 마시고 잘 버텨달라는, 진짜 응원 메시지를 읽고도 답을 하지 않은 채 가만히 지켜보고 있습니다.

많은 새누리당 의원님들, 요즘 이 문자 때문에 고통을 호소하십니다. 그래서 제가 전해드리고 싶은 일화가 하나 있는데요. 2002년 11월, 당시 민주당 노무현 대선후보는 전국농민대회에 참석해 연설하던 중 달걀 투척을 당했습니다. 이후 한 토론회에서 "기분 나쁘지 않더냐"하고 묻자, 이렇게 답했다는 거죠.

[2002년 11월 인터넷신문협회 초청 토론회 (음성대역) : 정치하는 사람들은 달걀 한 번씩 맞아줘야 합니다. 그래야 그분들 스트레스도 풀릴 것 아닙니까.]

총선 때, 어떻게 알았는지 문자니 카톡이니, 시도 때도 없이 계속 보내시던 분들이 이젠 역으로 그 입장이 되시더니, 잠을 못자겠다고 하소연하십니다. 견디십시오, 참으십시오. 셰익스피어는,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디라" 했습니다

오늘 국회 발제는 < 새누리 항의문자, 유머와 위트 빛났다! > 이렇게 정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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