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쇄했다던 국정교과서 초본, 닷새만에 "찾았다" 발표

장은교 기자 2016. 12. 5.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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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국사편찬위원회가 지난 달 30일 파쇄했다고 밝힌 국정 역사교과서의 원고본과 개고본을 찾았다고 5일 밝혔다. 그러나 국회의 제출요구는 또 거부했다.

국편 진재관 편사부장은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정 역사교과서 관련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진 부장은 이날 “저희 국편은 (국정 역사교과서의) 원고본과 개고본 파일을 확보했다”며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고 갖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역사교과서국정화저지특별위원회(위원장 유은혜 의원)는 지난 달 30일 국편 현장조사에서 국정 역사교과서의 원고본과 개고본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교육부와 국편, 출판사(지학사) 등 어디에도 인쇄물과 PDF 파일 모두 남아있지 않다고 밝혔다. 집필진과 오간 e메일 기록도 삭제했다고 밝혔다.

특위는 “역사교과서 국정화가 정치적 목적 때문에 추진됐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언론에서 내용 자체를 국편에서 대리집필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원고본과 개고본을 파쇄했다는 것은 증거인멸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불과 닷새만에 국편은 파일을 찾았다고 밝혔다. 진 부장은 원고본과 개고본이 파쇄됐다고 한 이유를 “교과서 파일이 워낙 커서 일을 담당하는 실무자들은 본인이 담당하고 있는 시대 부분만 필요했고 전체 파일을 보관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 부장은 “집필 과정에서 나오는 자료들은 실질적으로 어느 한 단계에서 마무리 되는 게 아니고 거의 매일 업데이트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노웅래 의원실은 “이날 국편에 원고본과 개고본 파일 제출을 요구했으나, 국편은 ‘집필진들의 동의를 먼저 구하겠다’며 다시 거부했다”고 밝혔다.

유은혜 위원장은 “불과 며칠 전에 대한민국 어디에도 없다고 하더니 갑자기 찾았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처음부터 계획된 거짓말이고 끝까지 국민을 우롱하려는 의도로밖에 설명할 수 없다 ”라고 비판했다.

유 위원장은 “온 국민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는데 교육부와 국편이 ‘박근혜 교과서’를 위해 끝까지 꼼수를 쓴다면 국민적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며 “국정감사와 현장조사에서 일어난 행위에 대해 위증, 위법 여부를 확인해 법적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장은교 기자 ind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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