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ck & Bond] 오락가락 트럼프 수혜주..인프라주 '들썩' 방산·바이오주 '지지부진'

류지민 2016. 12. 5.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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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가에 트럼프 수혜주 찾기 바람이 한창인 가운데 인프라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AP>

올 하반기 세계 경제의 가장 큰 이슈는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다. 전 세계가 트럼프의 입을 주시하며 달라질 미국 정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트럼프가 오바마 대통령과는 사뭇 다른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은 한층 높아지는 모양새다. 국내 주식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코스피지수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트럼프 수혜주 찾기 바람이 한창이다.

당선을 전후로 공약이 미묘하게 달라지면서 산업별 전망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일단 핵심 공약이었던 인프라 투자 관련주는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트럼프는 고속도로, 다리, 터널, 공항 등 1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확대를 공언해왔다. 이정기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미국 중장비 업체의 벤더사나 건설 소모품 공급회사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 수출 비중이 높거나 미국 내 점유율이 꾸준하게 상승하고 있는 기업들의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건설 중장비 부품 업체 진성티이씨는 북미 매출이 전체 매출의 약 45%를 차지해 미국 인프라 투자 정책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 2016년 2분기 기준 캐터필러향 매출 비중이 51%로 높은 데다 최근 캐터필러가 원가 절감을 위해 아웃소싱 비중 확대에 나서면서 진성티이씨 물량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 하반기 5000~6000원대에서 머물던 주가가 트럼프 당선 이후 8000원대로 급등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북미 통신선 점유율 1위인 SPSX(슈페리어에식스)를 자회사로 보유한 LS 주가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2월 1일 기준 6만3000원으로 미국 대선 이후에만 20% 넘게 뛰었다. 이 기간 동안 기관투자자는 400억원 넘게 순매수를 이어갔다. 전선산업은 인프라 투자 수요와 관련성이 높다. 전용기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구조조정을 마치고 북미 통신선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트럼프의 인프라 투자 확대 정책은 실적 개선세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메론은 건설용 줄자 분야 세계 3대 브랜드로 꼽힌다. 해외 판매 비중이 70%에 달하는데, 그중 미국 매출이 5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코메론은 총 규모 약 3억달러에 달하는 세계 최대 줄자 시장인 미국에서 기존 줄자 업체들의 점유율을 잠식하며 꾸준히 성장 중이다. 향후 미국 건설 경기가 살아남에 따라 코메론의 줄자 판매량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미국 시장의 경우 전문가용, 고가 제품 위주의 판매가 이뤄지고 있어 미국 내 매출 증가는 이익률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트럼프, 1조달러 인프라 투자 공약

테마 휩쓸리지 말고 장기 투자해야

이 밖에 주력 제품이 북미 시장에서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두산밥캣, 미국 필라델피아에 생산법인을 두고 현지에서 기관차와 객차 등의 수주가 본격화되고 있는 현대로템 등이 트럼프 수혜주로 꼽히며 주목을 받고 있다.

반면 당초 예상과는 사뭇 다른 주가 움직임을 보이는 업종도 적잖다.

대표적인 게 방산주다. 방산주는 동맹국 주둔 축소 등 트럼프가 ‘미국 우선주의’를 본격화하면 국내 안보에 위험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에 트럼프 당선 직후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방산 대장주 한국항공우주를 비롯해 한화테크윈, LIG넥스원은 불과 1~2주 만에 나란히 10% 안팎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기대감이 빠르게 사그라들면서 현재는 가격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한 상태다. 미 대선 발표 당일 가격 제한 폭까지 뛰었던 빅텍과 퍼스텍 주가도 금세 거품이 빠져 제자리를 찾았다.

이지훈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주둔 비용의 증가나 분담 비율 상승이 국내 방산업체에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국내 방산업체에 돌아가는 방위력 개선비의 감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제약·바이오 업종도 약가 규제를 강하게 내걸었던 힐러리 클린턴이 낙선하면서 기대감을 모았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양새다. 가장 큰 원인은 기초체력 부족. 약가 인하 우려 해소는 원조 의약품을 보유한 글로벌 제약사에는 분명한 호재지만, 그만한 블록버스터 제품이 없는 대부분의 국내 업체와는 먼 얘기기 때문이다. 원조 약품 대비 가격이 저렴한 바이오시밀러 시장 확대가 기대되는 상황이지만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국내 바이오시밀러 업체들의 주가는 여전히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테마 따라잡기에 급급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전략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트럼프 당선자는 불확실성을 크게 내재하고 있어 단기적 예측은 빗나갈 가능성이 높다. 특정 테마에 베팅하기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으로 펀더멘털 중심의 투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류지민 기자 ryuna@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886호 (2016.12.07~12.1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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