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골프의 품격 보여준 장수연의 '더 샷'

이은경 기자 2016. 12. 5.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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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리포트 이은경 기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팀이 지난 4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의 미요시 컨트리클럽에서 끝난 '더 퀸즈 presented by 코와'에서 일본을 누르고 우승했다.

결승 스코어(승점 15-1 승)도 한국의 완승이지만, 이날 경기 도중 장수연(22, 롯데)이 보여준 샷은 경기 후에도 일본 선수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결국 장수연의 16번 홀 세컨드 샷은 이후 남은 홀에서 내내 류 리쓰코를 '멘붕'에 빠뜨릴 정도로 대단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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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연이 결승전 2번 홀에서 티샷하고 있다. 사진=KLPGA 제공

[나고야(일본)=마니아리포트 이은경 기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팀이 지난 4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의 미요시 컨트리클럽에서 끝난 '더 퀸즈 presented by 코와'에서 일본을 누르고 우승했다.

4일 열린 일대일 싱글 매치플레이 결승전에서 한국은 일본을 상대로 7승1무의 압승을 거뒀다. 결승 스코어(승점 15-1 승)도 한국의 완승이지만, 이날 경기 도중 장수연(22, 롯데)이 보여준 샷은 경기 후에도 일본 선수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장수연은 결승에서 일본의 주장 류 리쓰코와 4조에서 맞붙었다. 이미 앞선 3개 조의 경기가 모두 한국의 승리로 끝난 상황. 15번 홀까지 장수연과 류 리쓰코는 올스퀘어(무승부)를 기록하며 팽팽하게 맞서고 있었다.

미요시 컨트리클럽 서코스의 16번 홀(파3)은 악명 높은 포대 그린이 있는 곳이다. 그린이 마치 봉우리처럼 솟아 있는 높은 위치에 자리잡고 있어서 티샷을 온그린 시키지 못하면 자칫 공이 경사지로 굴러 내려가 난감해질 수 있다.

이날 장수연의 티샷이 그랬다. 류 리쓰코의 티샷은 그린에 안착했지만, 장수연의 샷은 그린을 벗어나 경사지에 떨어졌다. 경사지에는 나무가 많고, 샷을 하는 위치에서는 핀의 위치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다. 지켜보는 사람들은 '장수연이 이 홀은 내줬구나' 라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장수연은 침착하고 힘차게 샷을 했고, 공은 기가 막히게 핀 30센티미터 옆에 붙었다. 마치 도끼로 찍어내듯 친 샷이었다. 묘기와도 같은 어프로치 샷에 박수와 탄성이 터져 나왔다.

류 리쓰코는 버디 기회를 만들어 놓은 상황이었지만, 이 샷을 보고 흔들렸다. 그리고 버디 퍼트를 놓쳐버렸다. 결국 이 홀에서 두 선수 모두 파를 기록했고, 마지막 18번 홀(파4)까지 이어진 승부에서 장수연이 1홀 차 승리를 확정했다.

류 리쓰코의 심적 충격은 16번 홀에서 끝난 게 아니었다. 그는 18번 홀에서 결정적인 실수를 범했다. 세컨드 샷을 그린 옆 워터해저드에 빠뜨려버렸다. 결국 장수연의 16번 홀 세컨드 샷은 이후 남은 홀에서 내내 류 리쓰코를 '멘붕'에 빠뜨릴 정도로 대단했다는 뜻이다.

류 리쓰코는 경기 후 "장수연의 16번 홀 세컨드 샷을 보고 쇼크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역시 한국 선수들은 기술적으로 정말 뛰어나고, 뭐랄까 차원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장수연이 정확히 어떤 클럽으로 16번 홀 세컨드 샷을 했는지는 일본 선수들과 기자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됐다.

장수연은 경기 후 "사실 대회 첫날 포섬 매치를 할 때도 16번 홀 티샷을 옆으로 내려 보낸 적이 있다. 그날은 꽤나 고생했다"면서 "그런데, 결승전에서 그런 상황이 또 생기니까 연습 라운드 때 한국팀 언니들이 버스 안에서 '16번 홀에서 온그린 실패하고 내리막으로 공이 빠지면 무조건 5번 우드 잡아야 된다. 우드 아니면 올릴 수가 없는 홀이다'라고 이야기해줬던 게 떠올랐다"고 했다.

그런데 장수연의 결승전 16번 홀 세컨드 샷은 5번이 아닌 3번 우드로 쳤다고 한다. 장수연은 "결승 때 백 안에 5번 우드가 없었다"며 웃었다. 그는 "내가 잘 했다기 보다 운도 따랐고, 언니들이 꼼꼼하게 정보를 알려준 덕분이었다"고 웃었다.

나고야(일본)=이은경 기자 kyo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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