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 함지훈이 밟지 않는 코트는 없다

CBS노컷뉴스 박세운 기자 2016. 12. 5.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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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밑 활약에 경기 운영까지..부상병동 모비스에서 대체 불가 존재감
4일 오후 울산에서 열린 프로농구 LG전에서 찰스 로드에게 패스를 건네고 있는 모비스 함지훈 (사진 제공=KBL)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의 유재학 감독은 요즘 답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2016-2017시즌 개막전에서 양동근이 다쳤고 신인드래프트 1순위로 지명한 국가대표 센터 이종현은 부상 때문에 올해 데뷔가 물건너갔다. 단신 외국인선수로 뽑은 네이트 밀러도 다쳤다. 찰스 로드는 여전히 게으르다.

이가 없으면 잇몸이 버텨야 한다. 유재학 감독은 잇몸에 대해서도 마뜩잖다. 빈 자리를 채워줘야 하는 선수들의 기량과 집중력이 꾸준하지 않다는 것이다.

모비스는 4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창원 LG와의 경기를 앞두고 올해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에서 지명한 가드 김광철을 올시즌 처음으로 출전선수 명단에 올렸다. 주전 출전의 기회도 줬다.

유재학 감독은 김광철에 대해 "열심히 하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선택이었다. 유재학 감독은 경기 후 "분위기 전환을 겸해 기용했는데 더 차분하고 더 안정적으로 경기를 해서 마음에 들었다. 수비를 잘하는 선수라 공격력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기용해봤는데 앞으로 중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광철의 등장이 자기 자리를 확실히 잡지 못하고 있는 선배들에게 자극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담겨있는듯 했다.

그래도 유재학 감독이 믿는 구석이 있다. 바로 함지훈이다.

함지훈은 '평균'이 있는 선수다. 비교적 꾸준하고 기복이 적다는 의미다. 4일 LG전에서도 19점 9어시스트 8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모비스의 82-77 승리에 기여했다.

함지훈은 올시즌 평균 12.8점, 5.7리바운드, 5.7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어시스트 부문 리그 4위다. 양동근이 없어 경기 운영에 구멍이 났지만 함지훈이 그 빈 자리를 채우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함지훈은 LG전에서 골밑보다 하이포스트, 외곽에 위치할 때가 많았다. 찰스 로드에게 안정된 엔트리 패스를 하고 마커스 블레이클리의 미스매치 공격을 도우며 슈터들에게 슛 기회를 제공하는 역할을 함지훈이 도맡다시피 했다.

빅맨이지만 패스 능력이 남다른 함지훈은 이미 지난 시즌 '포인트포워드(포인트가드와 포워드의 합성어)'로서 명성을 날렸다. 양동근의 국가대표 차출 공백을 잘 메운 경험이 있다.

함지훈은 "지난 시즌에도 해봤기 때문에 올시즌은 수월한 것 같다"며 웃었다.

유재학 감독은 함지훈의 경기 운영에 대해 "센터가 이 정도면 잘하는 건데 내가 원하는만큼은 아니다. 그래도 팀에는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빅맨 포지션 본연의 임무가 아님에도 그 임무를 잘하고 있지만 더 잘해달라는 것이다. 그만큼 함지훈에게 걸고있는 기대가 크다.

함지훈은 요즘 수비 코트에서 공격 코트로 볼을 운반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전형적인 가드의 역할을 함지훈이 돕고 있는 것이다.

함지훈은 "(양)동근이 형이 없고 상대가 우리 가드에게 바짝 붙어있으니까 내가 드리블하고 넘어오는 게 효율적이었다. 감독님, 코치님도 수비가 내게서 떨어져있으니까 공을 받아주고 연결하는 역할을 하라고 요구하신다"고 말했다.

골밑은 물론이고 외곽, 심지어 하프라인까지 함지훈이 공을 들고 밟지 않는 코트는 없다. 해야 할 일이 많기 때문에 함지훈에게는 잠시도 방심할 틈이 없다. LG와의 경기에서도 자신의 위치 선정이 팀 공격에 끼치는 영향을 고려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움직여야 했다.

함지훈은 "블레이클리가 미스매치 기회를 잡았을 때 감독님께서 공간을 넓혀주라고 요구하신다. 3점슛 라인 밖으로 나와 있다가도 찰스 로드와 하이-로우 공격을 하러 갔다가, 다시 공간을 넓히러 나왔다가, 잘 움직여야 했다. 누군가 골밑 포스트업을 할 때 다른 2명의 움직임을 어떻게 할지 집중적으로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카르도 라틀리프와 문태영(이상 서울 삼성)이 모비스에 있을 때도 유재학 감독은 그들과 함지훈, 프런트코트 3인방의 공격시 동선을 신경써서 훈련시켰다. 지금도 그렇다. 이종현이 돌아와도 유효한 부분이다.

함지훈은 "이종현이 돌아오면 종현이가 힘들어할 때 내가 나가서 뛰면 된다"고 웃었다. 후배를 치켜세운 것이다. 그러나 지금 모비스는 함지훈이 없는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다. 온갖 악재로 인해 전적은 6승9패에 머물러 있지만 순위는 공동 6위로 크게 뒤처지지 않고 있다. 함지훈이라는 버팀목이 있기 때문이다.

[CBS노컷뉴스 박세운 기자] she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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