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쿠르스가 떨고 있다..스켈레톤 윤성빈 두 번째 월드컵 金 의미

김용일 입력 2016. 12. 5.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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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빈이 4일(한국시간) 캐나다 휘슬러에서 열린 2016~2017시즌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월드컵 1차 대회에서 스타트 준비를 하고 있다. 제공 |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사실 부담보다 기대가 더 크다.”

지난 10월 24일 새 시즌을 대비한 출국장에서 취재진을 만난 한국 스켈레톤 간판스타 윤성빈(22·세계랭킹 2위)이 보였던 당찬 각오는 허언이 아니었다. 윤성빈이 또 한 번 한국 썰매에 낭보를 전했다. 4일(한국시간) 캐나다 휘슬러에서 열린 2016~2017시즌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월드컵 1차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윤성빈이 월드컵 정상에 오른 건 지난 2월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열린 2015~2016시즌 7차 대회 이후 통산 두 번째다. 1차 시기에서 52초84로 1위를 기록한 뒤 2차 시기에 53초02로 3위로 밀렸으나 1,2차 합산 기록(1분45초86)에서 참가 선수 28명 중 1위에 올랐다. 은,동메달은 각각 러시아의 알렉산더 트레티아코프(1분45초98)와 미국의 매튜 안토인(1분46초22)에게 돌아갔다. 월드컵에서만 7개의 금메달을 따낸 세계 1위 마르틴스 두쿠르스(32·라트비아)는 4위(1분46초26)에 그쳤다.

이번 금메달은 10개월 전보다 더 값지다. 2012년 고교 3학년의 신분으로 스켈레톤에 입문한 윤성빈은 2년 전 소치 올림픽에서 16위, 2014년 세계선수권 8위에 오르며 해를 거듭할수록 성장했다. 그러나 두쿠르스와 견줄만한 존재로 떠오른 건 지난 시즌 말미부터다. 썰매 특성상 세계 톱랭커의 선결 조건은 남다른 스타트에 있다. 윤성빈은 지난 시즌 직전까지 스타트에 집중한 훈련을 시행한 뒤 초반 월드컵 3~6차 연속으로 메달(은2, 동2) 획득에 성공했다. 마침내 일곱번째 대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두쿠르스의 벽을 넘었다. 이어 월드컵보다 한단계 더 높은 대회인 세계선수권에서도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즉 막판 오름세로 타고 정상권까지 도약했다는 뜻이다. 이번 우승은 시즌 초반에 거둔 것이어서 의미가 더 있다. 지난 여름 트랙에서 썰매를 탈 수 없어 육상과 스타트 훈련에 집중한 윤성빈이다. 썰매는 세계 각 트랙에 적응하는 게 중요한데 지금까지 경험을 되살려 비디오를 보면서 이미지 트레이닝으로 코스를 타며 공략법을 연구했다고 한다. 출국 전 ‘기대’라는 단어로 자신감을 보인 이유였다. 그렇다고 또 한 번 두쿠르스를 쉽게 넘으리라고 예상한 이는 적었다. 모든 부담을 떨쳐내고 시작부터 정상에 오르면서 1년 2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평창동계올림픽의 전망을 밝게 했다.

시즌 첫 월드컵에서 금메달을 따낸 스켈레톤 윤성빈(왼쪽)이 리차드 브롬니 코치와 기념촬영하고 있다. 제공 |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

두쿠르스는 이번에 메달권 진입엔 실패했으나 여전히 윤성빈의 롤모델이자 스켈레톤의 대표 스타다. 그러나 6년 연속 월드컵 랭킹 1위,세계선수권 4회 우승에 빛나는 그 역시 윤성빈을 더는 ‘다크호스’만으로 볼 수 없게 됐다. 지난 시즌 스켈레톤계에서는 윤성빈이 평창에서 더 경쟁력이 있으리라는 전망을 많이 했다. 전성기인 20대 중반에 다다르는 윤성빈과 다르게 두쿠르스는 서른 중반을 향해가고 있다. 또 썰매 종목에서 가장 큰 변수는 코스 적응이다. 이제까지 두쿠르스가 오랜 기간 세계 정상을 지킨 건 나라별 트랙 공략법을 오랜 시간 연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0 밴쿠버,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선 모두 개최국 선수인 존 몽고메라와 트레티아코프에게 밀려 은메달에 머물렀다. 그만큼 경쟁자보다 더 많이 안방 트랙에서 훈련할 개최국 선수가 유리하다. 윤성빈은 출국 전 3주간 평창 올림픽이 열리는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에서 주행 훈련에 집중했다. 그는 “트랙 생김새나 특징을 파악했다”며 “올 시즌이 끝난 뒤 분석해 눈 감고 탈 수 있을 정도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다가올 평창 맞춤 훈련에 앞서 상대와 기 싸움이 치열한 월드컵에서도 두각을 보이면서 두쿠르스를 떨게 하고 있다. 조인호 스켈레톤 감독은 “윤성빈이 계속 성장중이어서 꾸준히 관리만 하면 평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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