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안희정 충남지사 "朴 대통령, 장난감 안 뺏기려는 어린아이 같다"

홍성=강준구 최승욱 기자 2016. 12. 5.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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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충남지사가 "(박근혜 대통령은) 장난감을 안 뺏기려고 손에 꼭 쥐고 있는 어린아이 같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이미 탄핵과 퇴진을 교환해야 할 시기는 지났다"며 "그룹 오너와 모든 주주가 퇴사를 결재했는데 경영 사장이 앉아서 버티는 것"이라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지지율이 내려가면 언젠가 또 올라가겠지’하며 주식시세 보듯 현 상황을 인식한다면 대한민국의 좌절감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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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 중 한 명인 안희정 충남지사가 4일 충남 홍성의 충남지사 공관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안 지사는 대통령 탄핵과 퇴진을 교환할 시기는 이미 지났다고 강조했다. 홍성=최승욱 기자

안희정 충남지사가 “(박근혜 대통령은) 장난감을 안 뺏기려고 손에 꼭 쥐고 있는 어린아이 같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이미 탄핵과 퇴진을 교환해야 할 시기는 지났다”며 “그룹 오너와 모든 주주가 퇴사를 결재했는데 경영 사장이 앉아서 버티는 것”이라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지지율이 내려가면 언젠가 또 올라가겠지’하며 주식시세 보듯 현 상황을 인식한다면 대한민국의 좌절감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 지사는 4일 충남 홍성 지사 관사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안 지사는 “아내(민주원씨)가 어제 서울 광화문 집회 참석을 위해 상경했다가 외박을 했다”며 직접 깎은 사과와 커피를 내왔다. 인터뷰가 진행된 서재 한쪽에는 고인이 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흉상과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가 직접 쓴 ‘사람 사는 세상’ 현판이 걸려 있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3일 집회에 230만명이 모였다.

“대통령은 그만 내려오라는 거다. 박 대통령이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다시 돌아오겠지’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게 자리보전해서 무슨 일을 할 수 있는가. 박 대통령은 이 상황에 대한 공감도, 절실한 자기반성도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 참여 없이 탄핵은 불가능하다.

“새누리당은 이정현 대표를 중심으로 ‘대통령이 잘못한 게 뭐가 있느냐’며 일관되게 버티고 있다. 새누리당이 주권자의 뜻을 외면하면 참말로 끔찍할 것이다. 두고두고 자기 정치하기 어려울 거다.”

-박 대통령이 ‘내년 4월 퇴진’을 밝힐 것이란 전망이 있다.

“탄핵과 퇴진을 교환해야 할 시기는 지났다. 1차 담화에선 자기 잘못이라고 얘기하는 듯하다가 3차 담화에선 주변 관리를 잘못했다면서 본인 잘못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 5주간 총리·개헌·사퇴 문제를 다 의회에 미루고 입으로만 나라를 걱정하고 있다.”

-탄핵 발의 시점을 두고 야권 내 마찰이 있었다.

“중간 중간 촛불 민심에 욕도 먹고 혼날 수도 있지만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야3당 지도부가 분열하지 말고 책임 있게 논의하면 국민이 공감해줄 것이다. 국민은 ‘새누리당이 탄핵에 따르지 않으면 우리가 해결해주겠다’고 말하고 있다.”

-개헌을 통해 시스템을 재건하자는 의견이 있다.

“헌법 개정의 필요성을 얘기해 왔지만 지금은 아니다. 지금은 박근혜정부의 부도덕과 무능을 심판해야 한다. 모든 논의를 개헌으로 몰고 가는 것은 잘못이다. 탄핵 국면이 끝나면 헌정 구조에 대한 반성적 검토를 해야 한다. 의회도 반성해야 한다. 여당이 대통령 편만 드는 것은 잘못된 패거리 정당 문화다. 그렇게 대통령 만들면 친박(친박근혜)이다, 친이(친이명박)다, 친노(친노무현)다 하며 편 갈라 내부 싸움만 한다. 대통령 권력에만 초점을 두고 개헌하면 그 헌법도 문제가 될 거다.”

-조기 대선이 확실시된다.

“경선과정에서 현 단체장 지위를 내려놓지 않겠다. 다만 도의회에는 ‘업무 수행이 어려워지면 상의하겠다’고 했다.”

-지지율이 정체 상태다.

“대선 국면이 아직 열리지도 않았다. 지금 지지도를 묻는 건 비상장 회사의 주식가치를 묻는 거다. 정치적 철학과 소신, 역사인식을 가지고 대한민국을 위해 필요한 리더십을 만들어 내겠다.”

-대선 이슈로 ‘시대교체’를 내세웠다.

“지도자는 역사에 필요한 도구다. 암반 공사와 밭갈이 하는 연장은 다르다. 한국이 어떤 위기에 처했는지 봐야 한다. 핵심은 분단이다. 70년째 분단 상태에서 북핵 방어체계를 논하니 G2(미국·중국) 사이에서 샌드위치가 된 거다. 박 대통령은 (외교 무대에서) 패션쇼 외에는 한 게 없다. 지도자는 국가의 역사적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복지부 장관, 법무부 장관을 뽑는 게 아니다.”

-통합적 리더십을 자주 얘기했다.

“국민 90%의 지지를 받겠다는 게 아니다. 갑자기 여야를 혁신해 신당을 만들거나 현명한 군주가 돼 모든 정파를 무너뜨리자는 것도 아니다. 능력과 도덕성을 의심받지 않을 리더십을 형성해야 한다. ‘저 사람은 무조건 민주당 편일 거야’가 아니라 5000만 국민을 위한 미래 비전을 보이면 신뢰받을 수 있다.”

-그 리더십을 어떻게 제도적으로 구현할 것인가.

“가장 높은 수준에서 동의를 구하면 좋은 리더십이 되고, 단계를 하나씩 내려갈 때마다 ‘자잘한’ 대통령이 된다. 대통령이 기초연금 20만원을 논하면 그 정도 역할만 하는 거다. 한·미·일 사이에 끼여 미국의 대중(對中) 봉쇄전략 일환에 휘말리면 미래에도 분단된 대한민국만 남는다. 국가적 비전을 얘기해야 한다.”

-국가적 비전을 집권 5년 내 이룰 수 있나.

“대통령 중심으로 정당이 떴다 지니까 5년짜리 후보의 단기 전략을 지닌 5년짜리 나라가 된다. 중요 정책은 정당이 담당해야 한다. 삼성, 현대처럼 정당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높여야 한다. 우리는 정치인 압박해서 한 ‘됫박(되)’ 더 얻으려고만 하고 있다. 농민도 도회지에 사는 자식이 있는 법이다. 합리적 이성을 믿고 나라를 위한 뜻을 모아야 한다. 저 촛불 광장에 영호남이 어디 있는가.”

홍성=강준구 최승욱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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