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 의리남 김보성, 48세 일본 선수와 격투기

김효경.김성룡 입력 2016. 12. 5. 01:08 수정 2016. 12. 5.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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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장충체육관서 로드FC 데뷔전
수익금 전액 소아암 환자들에 기부
"술자리 두 달 넘게 피하며 맹훈련
돈 많아도 멋 없으면 성공 못한 것"

쉰 살의 배우가 이종 격투기에 도전한다. 영화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지만 엄연한 현실이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의리'로 잘 알려진 배우 김보성(50)이다. 가죽점퍼에 까만 선글래스, 휘날리는 장발이 트레이드 마크였던 그는 이종 격투기 도전을 앞두고 머리를 짧게 깎았다.

지난 2일 서울 강남의 한 체육관에서 김보성을 만나 왜 적잖은 나이에 이종 격투기에 도전하는지 물어봤다. 그는 글러브를 낀 채 20대 젊은 선수들과 스파링을 마친 뒤 링을 내려왔다.
김보성은 타고난 배우였다. 쉰 살 나이에 격투기에 도전하는 그는 동작 하나에도 최선을 다했다. [사진 김성룡 기자]
"만나서 반갑습니다. 의리! 하하하."

거친 숨을 몰아쉬는 그를 보니 '진심'이 느껴졌다. 김보성은 1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리는 종합격투기(MMA) 로드 FC에서 파이터 데뷔전을 치른다. 그의 몸은 탄탄했고, 눈빛은 날카로웠다. 김보성은 "운동량이 많아 저절로 살이 빠졌다. 좋아하는 술자리도 두 달 넘게 피했다"고 밝혔다.

김보성은 영화 '투캅스', '깡패수업' 시리즈에 출연하며 액션배우의 이미지를 굳혔다. 복싱과 태권도(3단)로 다진 튼튼한 몸 덕분이었다. 하지만 MMA는 전혀 다른 영역이다. 주최사인 로드 FC 관계자는 "김보성씨는 펀치력도 좋고, 운동신경도 뛰어나다. 하지만 나이가 있다보니 체력적으로 힘든 것 같다"고 했다. 김보성은 "종합격투기가 이렇게까지 힘들 줄 몰랐다. 격투기는 자기와의 싸움이다. 길거리 싸움을 좀 해봐서 주먹은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겸손해 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젊은 시절 불량배들과 싸움을 하다 눈을 다쳐 왼쪽 눈이 거의 보이지 않는 상태다. 부상을 염려해 격투기 출전을 반대하는 아내의 허락을 받기 위해 무릎까지 꿇었다. 오른 눈을 꼭 보호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김보성이 종합격투기에 도전장을 내민 건 '의리' 때문이다. 그는 이번 대회 대전료(비공개)는 물론 대회 수익금 전액을 소아암 환자들을 위해 내놓기로 했다. VVIP석(50만원)은 이미 매진돼 수익금이 1억원을 넘을 전망이다. 그는 "내가 생각하는 의리는 여러 단계가 있다. 친구 사이의 의리, 정의의 의리, 그리고 마지막이 나눔의 의리다. 이번 대회 출전은 나눔을 위해서다. 정문홍 로드 FC 대표가 적자를 감수한 덕분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나이 쉰 살에 왜 난데없이 격투기냐"고 묻자 그는 "여러가지 봉사활동을 해봤는데 단순한 이벤트 이상의 것을 하고 싶었다. 이번 도전을 통해 사람들이 사회적 약자를 다시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보성은 격투기 대회 출전을 앞두고 한자로 '정의(正義)' 라고 새긴 마우스피스를 만들었다. 그걸 끼고 경기를 할 계획이다. 김보성은 "대회가 끝난 뒤에는 이번 경험을 토대로 시집도 낼 생각이다. 뜻이 있는 출판사를 만나면 이번에도 수익금을 기부할 계획"이라고 했다.

상대는 두 살 아래인 곤도 데쓰오(48·일본)다. 유도선수 출신 곤도는 일본 MMA 단체인 ACF를 이끌고 있다. MMA 공식 전적은 3승14패지만 결코 만만한 상대는 아니다. 김보성의 마지막 꿈은 '의리'로 세상을 바꾸는 혁명가가 되는 것이다.

"누군가는 '돈키호테 같다'고 말하지만 이제는 많은 분들이 저를 응원해주십니다. 사회 상류층이 되고, 돈이 아무리 많아도 멋있지 않으면 성공한 게 아니죠. 제 진심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 세상이 좀 더 정의롭고 멋진 곳으로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 하하하."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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