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달걀세례' 새누리당사 물청소.."경찰인가, 새누리당 청소원인가"

노도현 기자 2016. 12. 5.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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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찰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 주변을 청소하고 있는 모습. 사진 제공 : 트위터 이용자 \'잉여킹\'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에서 열린 새누리당 규탄 집회가 끝난 뒤 경찰이 당사를 청소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찰 내부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해당 부대 지휘관은 “근무지를 청소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4일 경찰인권센터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경찰 기동대원들이 새누리당사를 청소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과 비판 글이 올라왔다. 사진을 게시한 장신중 전 총경은 “경찰관을 동원하여 새누리당 당사를 청소하도록 지시한 작자가 누구인가. 경찰관이 새누리당 청소원인가 말이다”라며 청소를 지시한 지휘관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은 지난 3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박근혜 퇴진! 새누리당 해체! 국정농단 공범 새누리당 규탄 시민대회’를 개최했다. 어린 아이부터 노인들까지 약 2500명(주최 측 추산)의 시민들은 “‘박근혜는 하야하라, 새누리당도 공범이다”라고 외쳤다.

당시 새누리당사에 있던 경찰은 서울지방경찰청 1기동단 소속 경찰관과 의경들이다. 논란이 된 사진 속에는 이들이 빗자루를 들고 물청소를 하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장 전 총경은 “지시한 사람은 서울청장 김정훈인가, 기동본부장 송갑수인가, 1기동단장 최성영인가”라면서 “지시한 사람을 반드시 찾아내 직권남용과 정치적 중립의무 위반에 대한 책임을 물어 파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전 총경이 올린 글에는 3시간 만에 500여명 가까이 공감을 표시했다. “경찰이 새누리당 청소부원인가”, “이러려고 경찰했나”, “청소한 의경들과 직원들이 얼마나 모멸감을 느꼈을까”, “처절히 슬프다” 등 100여개가 넘는 비판 댓글도 이어졌다.

해당 사진 이외에도 경찰이 새누리당사 곳곳을 청소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들이 트위터 등 SNS에 올라와 있다. 사진 속 경찰은 새누리당사의 시설보호를 전담하는 ‘시설 중대’인 1기동단 소속 18중대원들이다. 이들은 이곳에 상주해 근무한다.

해당 중대를 포함한 전체 부대 지휘관인 최성영 서울청 1기동단장은 “문제가 전혀 없다”며 “청소는 그동안 해온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원들이 자발적으로 경비원들을 도와준 것”이라면서 “평소 근무하는 곳이라 경비원들을 아는데 그들이 청소하고 있어서 약간 ‘오버적’으로 도와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단장은 경찰 동료들 사이에서 비판이 인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자신 앞마당을 청소하는 것을 비판하면 시설 중대를 없애고 대통령도 지키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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