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마지막 비서실장' 김계원 별세
[경향신문] ㆍ10·26 당시 궁정동 연회 동석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실장’이었던 김계원 전 창군동우회 회장이 지난 3일 오후 11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3세.
김 전 실장은 1979년 10월26일 박 전 대통령이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에게 암살당할 당시 궁정동 연회에 동석했던 인물이다. 그는 2013년 자서전 <더 파더 하나님의 은혜>에서 당시 박근혜 대통령에게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참으로 난감했다”고 회고한 바 있다.
그는 김 전 부장과 내란목적살인 및 내란중요임무종사미수를 공모한 혐의로 군법회의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이후 무기징역으로 감형됐다. 이어 1982년 형집행정지로 풀려났고 1988년 특별사면복권됐다.
김 전 실장은 1998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10·26 사건 직후 자신이 최규하 국무총리에게 사건 내용을 보고했으나, 최 전 총리가 보고를 받지 못했다는 위증을 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10·26 사건이 정치적 목적으로 계획된 것이 아니라 김 전 부장의 우발적 살인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1923년 경북 영주에서 태어난 김 전 실장은 연희전문학교와 군사영어학교를 졸업하고 박정희 정권 당시 육군참모총장과 중앙정보부장, 주대만 대사, 대통령비서실장 등을 역임했다. 은퇴 이후에는 창군동우회 회장을 지냈다. 유족 측은 김 전 실장이 병상에서 최순실씨 일가의 국정농단 사건을 전해 듣고 박근혜 대통령을 많이 걱정했다고 전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서봉선씨와 기화산업 대표·한국스페셜올림픽 이사인 장남 병덕씨, 미국 체류 중인 차남 병민씨, 장녀 혜령씨 등 2남1녀가 있다.
빈소는 고대 안암병원에 차려졌다. 발인은 7일 오전 10시.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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