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안 표결 D-4]국민 10명 중 7명이 "당장 물러나라"..'질서 있는 퇴진' 거부

정환보 기자 2016. 12. 4.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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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탄핵 정국 여론조사
ㆍ60대·TK서도 압도적 응답 “박, 자진사퇴 안 할 것” 75%
ㆍ70%가 비박계 찬성표 요구 “야당과 퇴진 협상” 11.5%뿐

청와대 향하는 횃불 지난 3일 6차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횃불과 촛불을 들고 서울 광화문광장과 서울광장 일대에서 출발해 청와대로 향하고 있다. 정지윤 기자 color@kyunghyang.com

전국에서 232만여명이 모인 3일 촛불집회를 전후해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대다수 국민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당장 물러나라’고 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 10명 가운데 7명이 박 대통령의 ‘즉시 퇴진’ 또는 ‘9일 탄핵소추안 가결’을 원했다.

특히 박 대통령이 9일 전까지 ‘내년 4월까지 퇴진하고 모든 권한을 즉각 국무총리에게 위임한다’고 선언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 질문에 대한 응답이었다. 박 대통령이 퇴진 시기와 권한 이양을 밝히는 ‘질서 있는 퇴진’이 아닌 말끔하고 완전한 ‘즉각 퇴진’이 민심인 것이다.

여론조사기관 한국리서치가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전국 19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6.7%는 퇴진 선언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은 무조건 즉시 퇴진해야 한다’고 답했다. 33.9%는 ‘9일까지 탄핵’을 선택했다. ‘퇴진·2선 후퇴 선언이 있다면 탄핵 보류’라는 답변율은 24.8%에 그쳤다.

연령별로는 보수 성향이 강한 60대 이상 응답자도 절반이 넘는 50.7%가 ‘즉시 퇴진’(26.9%)과 ‘9일 탄핵’(23.8%)을 지지했다. 30대에서는 ‘즉시 퇴진’(45.4%)과 ‘9일 탄핵’(43.1%)이 모두 88.5%에 달했다. 새누리당의 전통적인 지지층이 몰려 있는 대구·경북에서는 ‘9일 탄핵’(38.5%)이 ‘즉시 퇴진’(28.2%)보다 10.3%포인트 높긴 했지만 둘을 합한 결과는 66.7%로 전국 평균(70.6%)과 큰 차이가 없었다.

이 같은 질문의 전제조건이 되는 ‘박 대통령이 날짜를 정해 자진사퇴를 선언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부정적 입장(75.0%)이 ‘그럴 가능성이 많다’는 응답자(17.8%)의 약 4.2배에 이르렀다.

지난 3일 국회에 발의된 탄핵소추안의 향배를 가늠할 새누리당 비박계에 대해서는 ‘무조건 탄핵에 찬성 투표를 던져야 한다’고 촉구한 응답이 70.0%였다. ‘모두 반대해야 한다’는 5.9%에 불과했다. ‘대통령의 자진사퇴 선언을 기다려야 한다’는 응답은 19.8%였다. 여기에 ‘대통령이 퇴진 일정을 밝히지 않는다면’이라는 단서가 붙을 경우 ‘탄핵에 참여해 찬성표를 던져야 한다’는 비율은 76.1%로 더 높아졌다. ‘야당과 협상해야 한다’는 응답은 11.5%로 조사됐다.

2일 탄핵안 표결을 주장했던 더불어민주당 행보에 대해서는 ‘탄핵만이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60.9%로 ‘정국 혼란을 키우기 위함’이라는 28.7%보다 2배 이상 높았다.

김춘석 한국리서치 이사는 “조사 결과 대통령 탄핵·퇴진과 관련해 여러 문항에서 70% 안팎의 응답자가 비슷한 입장을 보였다”며 “정치권에서 대안적이고 유동적인 일정이 나왔지만 여론의 큰 흐름은 일관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환보 기자 botox@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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