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 거스른 새누리당 향한 촛불 "탄핵 반대 땐 해산운동"

2016. 12. 4.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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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여의도당사·대구당사 등에서
“새누리당 해체” 외치며 달갈 투척
대구 간판 ‘내시환관당’ 스티커로 도배

대구 새누리당사 현판을 ‘내시환관당’으로 바꾼 대구 지역 집회 참가자들. 조향미씨 제공.

갈수록 세를 키우고 있는 촛불 민심이 과녁을 조금씩 새누리당 쪽으로 옮기고 있다. 국정농단 사태에 책임을 져야 할 집권당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 대신 ‘4월 퇴진론’을 당론으로 채택하는 등 민심과는 동떨어진 행보를 보이는 탓이다. 6차 촛불집회 때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에서 “새누리당을 해체하라”는 구호가 울려퍼졌고,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에선 새누리당 대구시당 간판이 시민들에 의해 ‘내시환관당’, ‘주범이당’으로 바뀌었다.

서울에선 3일 오후 1시께 새누리당 당사 앞에 300여명의 시위대가 모여 크리스마스 캐럴 ‘펠리스 나비다드’(Feliz Navidad)를 개사한 ‘근혜는 아니다’, ‘아리랑 목동’을 개사한 ‘하야송’ 등을 부르며 집회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2시에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 주최로 ‘공범자는 감옥으로’ 집회가 시작되자 참석자들은 일제히 “국민의 명령이다, 새누리당 해체하라”, “국민의 명령이다, 박근혜는 퇴진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주최 쪽은 참가자를 2천명(경찰 추산 1400명)으로 추산했다.

박진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 공동상황실장은 무대에 올라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하루라도 빨리 국정을 수습하겠습니다’라고 적힌 새누리당사의 대형 현수막을 가리키며 “정유라·최순실 스캔들이 시작된 게 9월이고 그 뒤로 넉달간 국정이 마비됐다. 이게 국정을 수습하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그는 “새누리당은 탄핵에 반대표를 던지겠다는 것인데 용서할 수 있나. 새누리당을 다음 해산의 대상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집회에 나온 주부 서아무개(52)씨는 “한숨부터 나온다. 친박이 아닌 비박은 그래도 국민 대변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자기들 앞길만 생각하고 나라와 국민은 맘에 두지 않는 새누리당에 직접 외치려고 나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들은 “국정 농단 공범 새누리당”이라고 쓰인 대형 현수막을 펼쳐 함께 찢고, 새누리당 당사에 걸린 하얀 현수막을 향해 날달걀을 던져 노랗게 물들였다. 참가자들은 “탄핵해”, “해체해” 등의 구호를 외쳤다.

박 대통령이 태어난 곳이자 ‘정치적 고향’에 해당하는 대구에선 3만5천여명(주최 쪽 추산)이 국채보상로에 모여 ‘박근혜 퇴진 5차 대구시국대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박근혜 즉각퇴진’, ‘새누리당 해체하라’, ‘대통령을 해체하라’고 적힌 손팻말과 함께 촛불을 들었다. ‘청와대를 비우그라’는 글씨가 적힌 노란색 풍선도 가득했다.

시민들은 저녁 7시부터 국정농단 사태 뒤 처음으로 새누리당 대구시당까지 3.4㎞를 행진한 뒤 촛불집회를 열었다. 시민들은 새누리당 대구시당임을 알리는 간판 위에 ‘다시는 정치하지 마쏘, 정계은퇴당’, ‘이 당이 공범인가? 아니야, 주범이당’, ‘나라를 홀랑 말아묵은 내시환관당’이라고 적힌 커다란 스티커를 붙이는 퍼포먼스를 진행한 뒤 당사를 향해 날달걀을 던졌다. 시민들은 “박근혜를 구속하라”, “새누리당 해체하라”는 구호를 계속 외치면서 같은 내용이 적힌 스티커 수백장을 건물 이곳저곳에 붙였다.

경남도청이 있는 창원에서도 서울광장보다 3배가량 큰 창원광장에 모인 1만여명의 시민이 3㎞를 걸어 새누리당 경남도당까지 행진을 하며 새누리당을 비판했다. “바람 불면 촛불은 꺼진다”는 발언으로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부은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의 지역구 춘천에선 아예 김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 옆을 집회 장소로 잡아 시민 1만5천여명이 ‘박근혜는 깜빵으로, 김진태는 옆빵으로’ 등의 펼침막을 붙이고 집회를 했다.

대구/김일우 기자, 김지훈 고한솔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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