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때도 없었던..'3년 연속 2% 저성장' 눈앞에

방현철 기자 2016. 12. 4.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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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발(發) 정치 불안이 경제 심리를 얼어붙게 하고 소비, 투자 등 실물 경제까지 옥죌 조짐을 보이고 있다. 내년 경제 성장률도 1~2%대로 떨어져 사상 처음으로 ‘3년 연속 2%대 침체’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후 조사한 1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95.8로 전달보다 6.1포인트 급락했다. 2009년 4월(94.2) 이후 최악이다. 증시에서도 투자 심리가 급랭하고 있다. 지난달 유가증권 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량은 3억30만 주로 월별로 따져 연중 최저였다.

국내외 경제전망 기관들은 정치 불안이 경제 침체를 가속화할 가능성에 대해 경고하기 시작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박근혜 대통령이 연루된 스캔들(최순실 게이트)과 양극단으로 나뉜 정치 상황이 한국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996~2016년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정 지지도가 10%포인트 하락하면 소비자심리지수는 2.9포인트 하락하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갤럽이 조사한 박근혜 대통령 국정 지지도는 10월 셋째 주 25%에서 지난주 4%로 떨어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달 28일 우리나라의 내년 성장률 전망을 3.0%에서 2.6%로 0.4%포인트 낮추면서 “정치 리스크가 단기 위험 요인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마타이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부국장은 1일 “3분기 지표를 볼 때 한국의 내년 3% 성장 전망을 하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미 노무라 증권 2.0%, 바클레이스 2.3%, 모건스탠리 2.3% 등 대다수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내년 한국 성장률을 2% 중·초반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 경제가 내년에도 2%대 성장에 그치면 우리나라는 2015년 이후 3년 연속 2%대 성장을 기록한다. 3년 연속 2%대 침체는 1960년대 경제 개발 이후 처음이다. 1997년 외환위기 땐 1년만 마이너스 성장(1998년 -5.5%)을 하고 회복했고, 2008년 외환위기 2년 만에 성장 궤도에 복귀했다.

경제 주체들의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소비 절벽’, ‘투자 절벽’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소비증가율이 2001~2005년 3.7%에서 2011~2015년 2.1%로 하락한 게 성장을 갉아먹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여기에 더해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소비 심리 하락이 실제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면 타격이 더 커진다. 기업들의 투자 위축도 심각하다. 작년에 그나마 늘던 설비투자는 올 들어서는 수출 부진, 구조조정, 파업 등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올 들어 0% 내외로 정체했던 국내 기계 수주 증가율이 지난 10월 13.0%나 급감하기도 했다. 10월 제조업 가동률 70.3%는 10월 지표로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0월 이후 가장 낮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는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정치 불안을 빨리 종식시켜 경제 심리가 추락하는 것을 반전시키고 경제가 ‘소비 절벽’ ‘투자 절벽’으로 달려가는 걸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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