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권 광주요 회장 "미쉐린의 별은 한식의 철학 인정받은 것"

서찬동 2016. 12. 4.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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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맛집 다 다녀봐도 가장 맛있었던 음식은 어머니가 차려준 밥상
국내서 한식당 늘리면 가치 훼손될까봐 우려..뉴욕·파리 등 진출 고려

■ 도자기 넘어 종합문화기업 꿈꾸는 조태권 광주요 회장

조태권 광주요 회장이 미쉐린가이드 별 3개를 받은 고급 한식당 `가온`에서 향후 추진할 한식 대중화 사업에 대한 청사진을 밝히고 있다. [한주형 기자]
"이제 비즈니스로 가야죠. 대중적인 한식 사업을 펼칠 겁니다." 고급 도자기 업체 광주요가 운영하는 한식당 '가온'이 미쉐린가이드 최고 등급인 별 3개를 받은 지 한 달가량 지났다. 지난 2일 가온에서 만난 조태권 광주요 회장(68)은 미쉐린가이드 선정 이후 더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조 회장은 "적자를 내면서도 신념을 갖고 추진해온 한식 철학을 인정받아 기쁘다"면서 "한식은 문화산업으로서 국내외 시장이 더욱 성장할 것"으로 기대했다.

가온 가동률은 예전에는 평균 35% 수준이었지만 이제 100% 풀로 돌아가고 있다. 외국인 단체 관광객이나 맛집을 찾아다니는 '나 홀로 고객'도 크게 늘었다. 다음주에는 지방에서 올라오는 일행과 한식 가맹 사업 관련 미팅도 예정돼 있다.

조 회장은 "지금은 단체 고객용 객실만 갖추고 있는데, 1·2인 고객이 늘어나 현재 내부 공간을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잔술을 마실 수 있는 기존 '바' 공간을 1·2인 고객을 위한 홀 공간으로 리모델링하고 있다.

조 회장은 "미쉐린 별 3개 식당으로 선정된 후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고 말했다. 맛을 '평가하려는' 날카로운 입맛을 가진 고객이 늘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전에도 그랬지만 하루하루가 고객에게 평가를 받는 기분이라고 했다.

'고급 한정식 사업을 확대하자'고 제안하는 기업과 셰프들도 나타났다. 하지만 조 회장은 '가온' 브랜드를 국내에 더 확대하지 않을 생각이다. 그는 "고급 한정식은 당장 큰 이익이 나지 않기 때문에 대기업은 진행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다른 업체와 국내 외식 사업을 협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 "뉴욕이나 파리·런던과 같은 글로벌 도시에 '가온' 분점을 내는 일은 다른 기업과 함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놨다.

조 회장은 가온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만큼 다음 10년간 목표는 '한식 대중화'로 세웠다.

일본 '스시'가 고급 요리로 세계적으로 인정받으면서 회전초밥, 도시락 초밥 등 대중적인 시장이 확산됐다. 또 일본 식재료와 술, 의상, 전통 문화 등도 식문화와 함께 해외에 널리 알려졌다. 조 회장도 고급 한식의 맛을 3만원 안팎으로 즐길 수 있는 한식 프랜차이즈 사업을 구상 중이다.

이를 위해 전국 228개 지방 문화원 공간을 활용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 조 회장은 6년째 성북문화원장을 역임하고 있다. 그는 "희망하는 지방 문화원부터 현지 식자재를 활용한 한식 프랜차이즈를 할 계획"이라며 "음식은 이제 '끼니'가 아닌 '즐거운 문화'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금도 조 회장은 해외에 나가면 가장 좋은 레스토랑을 일부러 찾아간다. 전 세계 유명한 음식의 맛은 대부분 봤다고 한다. 그래도 어릴 때 어머니가 해주신 음식이 가장 맛있었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태어난 조 회장은 어려서 자갈치시장 인근에서 성장했다. 재일동포 출신이던 어머니는 김장을 담글 때도 식자재를 엄격히 고르셨는데, 음식을 담는 식기도 신중히 선택하셨다고 한다.

조 회장은 미쉐린가이드 선정을 계기로 '우리도 할 수 있다'며 경쟁하는 한식당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식 문화가 전체적으로 업그레이드 되고, 시장도 커지기를 기대했다. 조 회장은 "지난해 화요(주류)가 첫 흑자를 기록했고 올해는 도자기 매출도 넘어섰다"며 "이제 광주요는 도자기 업체가 아닌 종합 문화기업"이라고 강조했다.

[서찬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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