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놀란 '232만명', "시민들의 분노 상상이상"

김평화 기자 2016. 12. 4.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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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 여야, 시간 갈수록 성난 민심에 기름붓기..탄핵안 부결→? '예측불가'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김민중 기자, 윤준호 기자] [대통령과 여야, 시간 갈수록 성난 민심에 기름붓기…탄핵안 부결→? '예측불가']

3일 오후 서울 도심 일대에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대가 가득 찼다. 주최측 추산 서울에서만 170만명(전국 232만명)이 시위에 참여했다. /사진=뉴스1

질서 있는 분노다. 성난 민심은 또 참았다. 한 주 만에 '단군이래 최대시위' 기록을 다시 한번 갈아치웠지만 평화시위 기조는 굳건히 이어갔다.

담긴 메시지는 단호하고 강력하다. 서울에서만 무려 170만명(주최측 추산), 전국적으로 232만명이 거리로 쏟아져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을 외쳤다.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 국회의 탄핵소추안 발의도 민심을 달래기는커녕 분노만 키웠다. 시민들은 "단 한순간도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다"는 대통령에게 분통이 터졌고 탄핵안 표결을 거부하며 '4월 퇴진'을 당론으로 채택한 새누리당에 격노했다.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촛불의 선전포고-박근혜 즉각 퇴진의 날 6차 범국민행동'(6차 촛불집회)을 열었다.

민심이 청와대와 국회의 움직임을 당분간 관망할 것이란 일각의 예측은 완전히 빗나갔다. 집회 주최 측과 경찰, 정치권 등 곳곳에서 "이 정도로 모일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실제 시민들의 느끼는 분노와 좌절감, 배신감은 상상 이상이었다는 의미다.

퇴진행동과 경찰 등에 따르면 3일 밤 9시30분 기준 연인원 232만명이 전국에서 촛불을 밝혔다. 광화문 일대에만 170만명이 모였다. 전국 190만명(서울 150만명, 지방 40만명)이 모여 역대 최대였던 지난주 기록을 불과 한 주 만에 새로 썼다.

특정 시점, 정해진 공간에 최대 인원을 보수적으로 세는 경찰 추산으로도 이날 저녁 7시10분 기준 광화문에만 32만명, 지방 10만4000명 등 전국 42만4000명이 모였다. 사상 최고치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청와대 앞 100m 지점(현행법상 허용범위)까지 행진도 했다. 평화시위를 무기로 성역과 금기를 깨고 '집회의 자유'를 온전히 되찾는 새역사를 쓴 셈이다.

각종 패러디와 공연이 이어졌고 축제 같은 분위기도 유지됐다. 촛불시위 때마다 가장 붐비는 지하철 광화문역에는 출구에 아예 '박근혜 즉각 퇴진역'이라는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대형 모형 말(승마선수 정유라 풍자)을 타고 등장한 시민, 허수아비 조형물, 가수 한영애씨의 공연 등 볼거리 즐길거리도 풍성했다.

저녁 7시 정각 '저항의 1분 소등' 퍼포먼스는 백미였다. 암흑 같은 현실을 밝히자는 의미로 도심 일대를 가득 메운 시민들이 동시에 불을 껐다가 1분 만에 다시 켜는 장관을 연출했다.

엄중한 목소리는 더 커졌다. 촛불이 아닌 횃불 부대도 등장했다. 정치권에 대한 경고도 세졌다. 시민들에게는 사실상 이번 사태의 공범으로 인식되는 친박계가 탄핵안 표결을 거부하고, 비박계는 눈치를 보며 우왕좌왕하고, 집권 욕심에 야당은 계산기를 두드리는 것 이 모두가 시민들의 분노를 증폭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당장 9일 탄핵안 표결을 앞두고 새누리당에 대한 분노가 커지고 있다.

시위 참가자 박모씨(65)는 "대통령이 이렇게 하도록 도와준 게 새누리당"이라며 "어영부영 넘어가지 말고 분명히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서모씨(35·여)는 "탄핵이 안 되면 화살은 새누리당을 향할 수밖에 없다"며 "정치생명을 이어가고 싶다면 지역구 시민들의 뜻을 거스르지 말라"고 경고했다.

야당을 향한 분노도 거침없었다. 가정주부 김모씨(44·여)는 "서로 눈치 보는 게 여당 의원들과 똑같아 보인다"고 말했다.

일용직 근로자 김모씨(64)는 "우물쭈물하다가 대통령 임기가 끝나게 생겼다"며 "의원 배지를 내려놓을 수 있다는 각오로 탄핵이 통과되는 것에만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만약 9일 탄핵안이 부결된다면 극에 달한 시민들의 분노가 어떤 형태로 분출될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평일인 6일과 7일 국회가 있는 서울 여의도에서 촛불집회를 연다.

남정수 민주노총 대변인은 "탄핵안 표결 결과와 국회, 특히 새누리당 행보가 10일 주말 촛불집회 규모를 결정할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다음주 예고된 청와대 입장 발표와 기자간담회 등도 변수"라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 김민중 기자 minjoong@, 윤준호 기자 hi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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