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게 말하니 만만한가, 9일 진짜 싸움 펼친다
[오마이뉴스이주빈 기자]
[取중眞담]은 <오마이뉴스> 상근기자들이 취재과정에서 겪은 후일담이나 비화, 에피소드 등을 자유로운 방식으로 돌아가면서 쓰는 코너입니다. <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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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저녁 광주 시국촛불대회가 열린 금남로엔 주최 측 추산 약 15만 명의 시민이 모였다. 빌딩에서 본 이들의 모습은 마치 강물로 나아가기 위해 힘차게 구르는 물방울 같았다. |
ⓒ 함인호 |
빌딩에서 내려다본 촛불 든 사람들의 모습은 마치 물방울 같았다. 물방울들은 맑고 또렷한 목소리로 말했다. 범죄피의자가 된 대통령은 즉각 퇴진하라고, 범죄피의자가 된 대통령과 정치운명을 함께 해온 새누리당은 해산하라고.
물방울들은 6주째 거리로 나서고 있다. 그럼에도 그들은 지친 기색이 없다. 되레 물방울들은 서로 어깨를 걸고 더욱 힘차게 역사의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질린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촛불대회에 참여하는 물방울의 숫자는 늘어만 간다.
그럼에도 며칠 전부터는 '버티기' '반격'이라는 기괴한 단어가 떠돌아다녔다. 그 단어들은 '청와대'와 '친박 핵심'의 입에서 나와 '뉴스'가 되었다. 그리고 여의도로 넘어가 '4월 퇴진, 6월 대선'이라는 '새누리당 당론'이 되었다. 이제 국회는 '박근혜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국민 95% 이상의 뜻을 대변하는 곳이 아닌 '피의자 박근혜'의 '정치적 은신처'가 되려 하고 있다.
5.16군사쿠데타, 12·12군사정변, 5.18광주학살 등 이 나라의 안녕과 질서는 다 망가뜨린 자들의 후예가 새누리당이다. 그런데 그들이 '질서'를 외친다. '질서 있는 퇴진'. 국정농단을 통해 국가의 기강과 질서를 파괴해버린 범죄피의자 박근혜에게 '질서 있는 퇴진'이라는 말이 가당키나 한가? 더욱 한심한 것은 야당 일부세력이 박근혜-새누리당의 이 불장난에 놀아나 깨춤을 추고 있다는 것이다.
오는 9일이면 국회는 대통령 탄핵 여부를 결정한다. 여러 종류의 '여의도식 정치계산서들'이 질서 없이 마구 돌아다니고 있다. 야당 주도 탄핵이 불가능한 이유, 새누리 비주류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그럼에도 야당 주도 탄핵이 가능할 수도 있는 요소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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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오후 광주 금남로에서 '박근혜 퇴진' 서명운동을 하고 있던 민형배 광주 광산구청장이 아버지와 함께 시국촛불대회에 나온 김연경(초등3) 학생과 손 피켓을 들고 있다. |
ⓒ 이주빈 |
실컷 버텨보시라. 아무래도 이 물방울들은 어떻게든 끝장을 볼 때까지 계속 구를 기세다. 어디 반격해보시라. 물방울은 바위를 뚫지만 물방울을 뚫는 총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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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광주촛불시국대회엔 주최 측 약 15먼 명의 시민이 모여 촛불바다를 이루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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