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 전화 한 통에 美·中 관계 흔들?

김의철 2016. 12. 4. 14:3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차이잉원 대만 총통 간의 깜짝 전화 통화가 미·중 관계의 핵심 현안으로 떠올랐다.
중국은 즉각 국제사회에 통용되고 있는 이른바 '하나의 중국'원칙을 흔들지 말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 주변에 반중국 성향의 참모들이 상당수 포진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차기 트럼프 정부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대만 카드를 활용할 가능성도 있어 두 나라 관계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美 대통령 당선인·대만 총통 37년 만의 통화

지난 2일(현지시각) 미국 트럼프 당선인 인수위원회는 "트럼프 당선인과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전화 통화를 가졌다. 양측은 전화통화에서 긴밀한 경제·정치·안보적 관계에 대해 논의했다"고 발표했다. 대만 총통부도 성명을 통해 "차이 총리가 대만 외교부장, 국가 안보회의 비서장이 함께한 가운데 전화 통화를 했으며 양측이 국내 경기부양 촉진과 국방 강화로 국민이 더 나은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양측의 통화 사실이 발표되자 중국 측은 즉각 반발했다. 트럼프 당선인과 대만 총통 간의 통화가 매우 이례적이어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부정하는 것으로 해석될 가능성 때문이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대만 측이 일으킨 작은 행동으로 국제사회에 이미 형성돼 있는 ‘하나의 중국’이라는 틀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또 “미국 정부가 수십 년간 견지해온 ‘하나의 중국’ 정책도 바뀌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성명을 통해 “엄정하게 항의한다”며 “전 세계에는 단 하나의 중국만 존재하며 중국과 대만은 분할될 수 없는 하나의 영토”라고 강조했다.

37년 만에 이루어진 미·대만 두 나라 정상 간의 통화를 놓고 파문이 확산하자 트럼프 당선인은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입장을 직접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만 총통이 전화를 걸어와 대선 승리를 축하했다. 감사드린다"는 글을 올렸다.


트럼프 당선인은 그러면서 미국이 대만에 수십억 달러어치 무기를 판매하는데 내가 대만 총통의 축하전화도 못 받는다는 건 말이 안 된다.'라고 밝혔다.


美 언론" 트럼프 대 중국 정책 우려"

미국의 언론들은 트럼프 당선인과 대만 총통 간의 전화 통화 이후 파장을 우려하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미 언론들은 앞으로 미·중 간의 긴장 고조, 불안전성 확대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당선인이 차이 총통과 통화를 한 것이 중국의 격노를 불러 일으킬 수 있으며 현재 미국의 대 중국 주요 정책과의 결별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치 전문지인 폴리티코는 " 트럼프 당선인이 아시아 외교의 파탄 위험을 무릅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당선인이 대만 총통과 전화 통화를 하게 된 배경으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세를 급속히 확대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대만카드를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존 볼턴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 등 반(反)중국 성향의 참모들이 주변에 많이 있다는 점을 들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와 차이잉원의 통화가 미·중 관계를 불확실성 속으로 밀어 넣고 있다"면서 "다양한 분야에서의 미·중 협력을 잠재적으로 위험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특히 미·중 협력이 약해질 대표적인 분야로 '북한 핵 대처'를 꼽았다.

뉴욕 타임스는 "트럼프가 취임 후에도 그런 접촉이 계속된다면 중국은 외교관계를 단절할 수 있다"고 경고한 푸단대의 셴 딩리 교수의 인터뷰 기사를 실었다.

의회전문지 더 힐은 '트럼프가 차이 총통과의 통화로 역사에 남을 일을 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 사건이 미·중 관계의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공화당 일부 의원, "트럼프 당선인에 박수"

이런 언론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국 공화당 내에서는 트럼프 당선인과 차이 총통의 통화를 지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공화당 소속 톰 코튼(아칸소) 상원의원은 성명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차이 총통의 통화는 중국 땅에서 유일한 민주주의(대만)에 대한 우리의 (방위) 공약을 재확인하는 것으로, 잘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같은 당의 피터 킹(뉴욕) 하원의원은 트위터에서 "차이 총통과 역사적인 전화 통화를 한 트럼프 당선인에게 박수를 보낸다"면서 "이는 중국에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아시아에 새로운 날이 왔다"고 주장했다.

김의철기자 ( kimec@kbs.co.kr)

Copyright © K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