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최순실 예산' 어디로? 여야 따로 없는 '쪽지 예산'으로..

세종=정현수 기자 2016. 12. 4.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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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꼬리표'가 붙은 예산 4000억원이 국회에서 삭감됐다. 공교롭게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최순실 예산 삭감액과 동일한 4000억원 증액됐다. 하지만 국회는 SOC 예산을 정부안보다 4000억원 늘려 편성했다. 국회는 지난해에도 4000억원의 SOC 예산을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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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최순실 예산 4000억원 감액 → SOC 예산 4000억원 증액.. 유력 정치인 지역구 예산도 '쏠쏠'

[머니투데이 세종=정현수 기자] [국회, 최순실 예산 4000억원 감액 → SOC 예산 4000억원 증액... 유력 정치인 지역구 예산도 '쏠쏠']

국회가 3일 새벽 400조5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사진=뉴스1

최순실 '꼬리표'가 붙은 예산 4000억원이 국회에서 삭감됐다. 최순실 국정농단과 직·간접적으로 연계된 것으로 알려진 문화체육관광 예산만 2000억원 깎이는 등 후폭풍이 거셌다.

공교롭게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최순실 예산 삭감액과 동일한 4000억원 증액됐다. SOC 예산은 지역구 의원들이 가장 탐내는 항목이다. 이른바 '쪽지 예산'의 구태도 사라지지 않았다.

4일 국회와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3일 국회에서 확정된 내년도 예산은 400조5000억원이다. 예산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정부안 대비 증액요구가 이뤄진 건 4000건, 40조원 규모였다. 이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최종 증액된 예산은 기금을 제외하고 4조5256억원이다.

증액 예산 중 단연 눈에 띄는 건 SOC 예산이다. 정부는 당초 21조8000억원의 SOC 예산을 편성해 국회에 제출했다. 올해 예산보다 8.2% 줄어든 규모다. 하지만 국회는 SOC 예산을 정부안보다 4000억원 늘려 편성했다. 사라진 최순실 예산 4000억원과 정확히 일치한다. 국회는 지난해에도 4000억원의 SOC 예산을 늘렸다.

SOC 예산 증액 노력엔 여야가 따로 없다. 지역 숙원 사업을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는 등 지역구 의원들의 '업적' 평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내년도 예산이 확정된 뒤 지역구 의원들이 앞다퉈 관련 성과를 홍보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충북 청주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오제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일 보도자료에서 "중부내륙철도 이천~문경 구간 건설 150억원, 충북내륙 국도건설 31억원, 경부고속도로 동이~옥천 구간 확장 20억원 등 총 357억원의 충북지역 SOC 예산이 증액됐다"고 강조했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의원들의 활약도 이어졌다. 예결위 새누리당 간사인 주광덕 의원(경기 남양주병)은 남양주 다산시청자 미디어센터 건립 예산 20억원을 새롭게 따냈다. 예결위 국민의당 간사인 김동철(광주 광산갑) 의원은 광주~강진고속도로 예산을 60억원 증액시켰다.

유력 정치인들의 지역구 예산도 잇따라 증액됐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전남 순천)가 대표적이다. 순천 유·청소년 다목적 수영장 건립(15억원), 순천 신대파출소 신축(10억2500만원), 순천대 체육관 리모델링(6억2600만원)은 정부안에 없던 예산·기금이 전액 신규 편성됐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전남 목포)는 호남고속철도 광주~목포 건설 예산을 655억원 증액시켰다.

김현미 예결위원장은 "구두질의나 서면질의를 통해 증액을 요구하지 않은 예산에 대해서는 반영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올해 쪽지예산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결과적으로 '무주공산'인 최순실 예산이 유력 의원들의 지역구 예산으로 흘러간 셈이다.

정부 관계자는 "최종 예산안이 만들어지기 전까지 각 부처 상황과 예산 항목 등에 따라 예산액 변경이 수시로 이뤄진다"며 "예산안 최종 단계에선 SOC 등 눈에 보이는 분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세종=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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