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 구산성당 통째 이전 시작..국내 첫 시도

신은별 2016. 12. 4.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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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지 개발로 철거 위기에 놓였다 지난 9월 원형 이전이 결정된 근대건축물 하남 구산성당이 4일 약 200m 떨어진 구산성지 옆으로 이전한다. 구산성당 원형보존 실행위원회는 원형 이전 결정 이후 건축물 이동을 위한 구조물 보강 작업과 더불어 지반과 건물 바닥을 분리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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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00m 떨어진 구산성지 옆에 새 보금자리

택지 개발로 철거 위기에 놓였다 지난 9월 원형 이전이 결정된 근대건축물 하남 구산성당이 4일 약 200m 떨어진 구산성지 옆으로 이전한다. 이동 구간에 레일을 깔아 건물을 통째로 옮기는 방식으로, 오래된 콘크리트 건축물을 원형 그대로 옮기는 것은 국내 처음이다.

구산성당 원형보존 실행위원회는 원형 이전 결정 이후 건축물 이동을 위한 구조물 보강 작업과 더불어 지반과 건물 바닥을 분리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위원회가 선정한 문화재 보수전문업체 및 국내외 기술진은 기술 및 안정성 측면에서 성당 이전에 문제가 없다고 자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구조물 안전상 이동 작업은 하루 10~30m 정도로 제한한다.

원형 이전이 실행되기까지 구산성당은 철거와 보전을 오갔다. 정부의 미사지구(미사강변도시) 택지개발 추진과 함께 2001년 향토유적으로 지정된 구산성지는 보존 결정이 났으나, 구산성당은 존치 대상에서 제외된 것이 문제였다. 성당의 오랜 신자들을 중심으로 1956년 건축 당시 원형대로 이전ㆍ보존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지난 7월 새 부지 이전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그러나 9월 하순 천주교 수원교구 구산본당 김봉기 마태오 주임신부가 구산성당 원형보존 실행위원회 페이스북에 재정 문제와 기술 문제를 이유로 “원형 이동 복원을 포기한다”는 글을 올리면서 성당의 미래는 다시 불투명해졌다. 김 신부는 이 글에서 “시멘트 벽돌의 수명이 다한 지 오래고 아무리 조심해서 완벽하게 옮긴다고 해도 붕괴할 위험이 크다는 점을 지난 19일 구산성당 건축위원회가 최종적으로 파악하고 인정했다”고 했다. 하자가 발생할 경우 보수 불가능을 이유로 그는 ‘신축복원’할 뜻을 밝혔다. 그 뒤 실제로 성당 종탑 철거작업이 일부 진행됐으나, 신자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원형 이전 복원을 맡았던 문화재복원업체가 경찰에 신고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첨탑 철거 전 구산성당 모습.

상황은 그 직후 수원교구장 이용훈 주교가 현장을 둘러본 뒤 반전됐다. 이 주교는 공동체의 일치와 화합을 강조하며 “옛 구산성당을 원형 이동해 계속 보존하는 것을 소망하는 신자들이 있다면 본당 신자들의 일치를 위해 소망이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말했고, 이후 김 신부는 ‘원형이동 실행위원회’를 구성해 옛 성당을 원형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1836년 공소(公所ㆍ주임신부 없는 성당)로 시작한 구산성당은 갖은 박해 끝에 1979년 본당으로 승격했다. 6ㆍ25 직후인 1956년 신도들이 직접 한강에서 운반해 온 모래와 자갈, 명동성당을 짓고 남았던 목재 등을 이용해 지금의 성당이 지어져 올해로 공소 설립 180년, 공소 건축 60년을 맞았다. 1980년 개발 붐에도 원형을 지켜 그동안 드라마 촬영 장소 등으로 사랑 받았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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