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폿@이슈] 정체성 망각했나..풍자와 조롱 구분 못한 'SNL'

김예나 2016. 12. 4.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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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정체성을 망각한 걸까. 비평과 풍자를 골자로 이뤘던 ‘SNL코리아’가 추행과 비하로 얼룩졌다. tvN 예능 프로그램 ‘SNL코리아 8’가 또 한 번 뭇매를 맞고 있다. 문제가 확산되자, ‘SNL코리아’ 측은 거듭 사과문을 발표했고, 가해자로 지목된 이세영은 프로그램 하차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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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김예나 기자] 프로그램 정체성을 망각한 걸까. 비평과 풍자를 골자로 이뤘던 ‘SNL코리아’가 추행과 비하로 얼룩졌다. 시즌8에 들어와 연거푸 논란을 일으키며 프로그램 존폐 위기에 몰렸다.

tvN 예능 프로그램 ‘SNL코리아 8’가 또 한 번 뭇매를 맞고 있다. 일주일만이다. 이번에는 개그맨 정이랑이 유방암을 비하하는 개그로 물의를 일으켰다.

지난 3일 방송된 코너 ‘불후의 명곡’에서 정이랑은 엄앵란 분장을 하고 등장했다. ‘총 맞은 것처럼’을 부른 정이랑은 “가슴”이란 가사에서 “나는 잡을 가슴이 없어요”라고 말했다. 이를 본 시청자라면, ‘엄앵란 가슴’을 의도적으로 언급했다고 의심할 수 있다. 엄앵란은 지난해 유방암 투병 중 한 쪽 가슴을 절제 술을 받았다.

방송 후 엄앵란을 모욕했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SNL’ 측은 “정이랑이 엄앵란의 개인사를 모르고 애드리브를 한 것이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제작진의 해명은 쉽게 납득할 수 없는 부분. 엄앵란의 개인사를 몰랐다면, 굳이 엄앵란의 분장을 하고, “나는 잡을 가슴이 없어요”라는 멘트를 던질 필요가 없었다. 엄앵란의 개인사를 인지하고, 준비한 멘트라는 시선이 거둘 수 없는 상황.

현재 ‘SNL코리아8’는 성추행 논란으로 질타를 받고 있다. 지난 11월 26일 방송에 출연했던 그룹 B1A4 멤버들이 피해자였다. 본방이 아닌 추가 공개된 영상을 통해 개그맨 이세영이 멤버들의 특정 신체 부위를 만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분노한 팬들은 이세영을 고소했고, 지난 1일 B1A4는 경찰 조사까지 마쳤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이미 방송에 출연했던 또 다른 보이그룹 인피니트와 블락비 팬들 역시 ‘SNL코리아8’ 제작진을 고소했다. 인피니트와 블락비 역시 피해자 신분으로 경찰조사가 요청을 받은 상태다.

문제가 확산되자, ‘SNL코리아’ 측은 거듭 사과문을 발표했고, 가해자로 지목된 이세영은 프로그램 하차를 결정했다. 이들은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있다.

이번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한 ‘SNL코리아’ 측은 지난 3일 방송분에서 사과방송까지 내보냈다. 크루를 대표해 신동엽이 “한주 동안 불편함과 실망을 느끼셨을 많은 분들을 대표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잘못된 행동이었고 잘못된 생각이었다. 한 사람의 잘못이 아니라 모든 사람의 잘못이다”며 허리 숙여 반성했다.

하지만 크루들의 사과가 무색해질 사고가 또 터졌다. ‘엄앵란 패러디’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그냥 웃고 넘겼을 개그 코너였을 터. 그러나 엄앵란은 유방암으로 가슴 절제술을 받았고, 정이랑은 ‘잡을 가슴이 없다’고 엄앵란을 희화화시켰다.

불과 얼마 전 ‘SNL코리아’는 최순실 사태를 풍자한 코미디로 뜨겁게 주목받았다. 제 몫을 제대로 했다는 호평이 쏟아졌다. 하지만 그 열기에 제 스스로 찬물을 퍼부었다. 시청자들에게 불쾌감을 안기며 폐지설을 외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풍자와 조롱을 구분 못하는 건지, ‘SNL코리아’의 고민이 더 필요해 보인다.

김예나 기자 yeah@tvreport.co.kr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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