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호의 할말하자] 강정호, ML서 통했다고 붕 떠있었던건 아닌가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입력 2016. 12. 4.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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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BBNews = News1
서울 강남경찰서는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사고후미조치) 혐의로 강씨를 입건하고 조사 중이라고 2일 밝혔다. 사진은 강씨가 숙소인 삼성동 G호텔로 향하던 중 삼성역 사거리에서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모습. 연합뉴스 제공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강정호(29·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심각한 범죄를 저질렀다. 단순히 음주운전을 한 것을 넘어 ‘운전자 바꿔치기’까지 시도했다. 순간의 실수로 보기에는 성스캔들에 이어 너무나도 치명적인 사건의 연속이다.

분명 강정호는 입지적인 활약을 메이저리그에서 펼쳤다. 그로 인해 향후 한국 선수들이 재평가를 받고 운신의 폭을 넓힌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강정호가 그렇다고 메이저리그 최정상급으로 성공한 것도 아니며 아직은 의문점이 많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적절치 못한 행동을 올해 두 번이나 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강정호가 지난 2년간의 메이저리그에서 활약에 '지나치게 붕 떠있었던 것이 아닌가'라며 자아도취의 문제를 언급하기도 한다.

강정호는 2일 새벽 서울 강남구에서 면허 정지 수치인 혈중알코올농도 0.084%의 상태로 음주 운전을 하다가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달아난 혐의로 경찰에 입건돼 조사를 받았다.

사고 직후 강정호는 음주운전 사고를 동승한 지인에게 떠넘기고 그대로 숙소 안으로 들어가버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정호는 당일 오후 소속사인 리코에이전시를 통해 잘못을 인정하는 사과문으로 용서를 빌었다.

분명 치명적이며 변명할 수 없는 사건이다. 음주운전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문제인데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했다는 것은 더 큰 범죄다.

한국을 넘어 미국에서도 많은 팬들과 아이들이 강정호를 믿고 따라하고 싶어하는 우상이 되고 있는 현재 큰 실망을 안긴 행동이 아닐 수 없다.

분명 강정호는 메이저리그에서 입지적인 활약을 했다. 2015 데뷔시즌 후보선수에서 스스로의 실력으로 주전으로 거듭났고 신인왕 3위로 역대 한국선수 최고 성적(종전 2013 류현진 4위)을 거두며 한국 선수에 대한 인식을 바꿔 놨다. 또한 올 시즌에도 아시아 내야수 최초의 20홈런 시즌을 달성해내며 부상에도 건재함을 보여줬다.

강정호로 인해 그동안 한국 타자에 대해 가지고 있던 메이저리그의 고정관념이 깨졌다. 강정호 덕분에 역사적이었던 2016시즌 한국선수들의 메이저리그 러시(이대호, 김현수, 박병호 등)도 가능했다는 것은 팩트다. ‘선구자’라는 지위가 아깝지 않았다.

하지만 이같은 평가가 강정호를 지나치게 구름 위에 올려놨던 것은 아닐까. 한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바라보면서 “강정호가 그동안 조금은 붕 떠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이어 “다들 잘한다고 하고 한국의 자랑이라고 하니까 강정호는 넥센 시절보다 어깨가 전체적으로 올라간 모습을 지울 수 없었다”고 했다.

물론 사견일수는 있다. 하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강정호는 한번쯤 그동안 자신의 행동과 태도에 대해 되돌아볼 필요는 있다. 모두가 성공했다고 잘한다고 하니까 그에 지나치게 고취되지는 않았는지 말이다.

그렇다고 강정호가 뚜렷하게 성공하거나 메이저리그 최정상의 위치에 오른 것도 아님을 명심해야한다. 강정호는 30개의 메이저리그 팀 중에 3루수 주전 자리를 꿰찼을 뿐이다. 올 시즌 300타석 이상 나온 3루수 40명 중 강정호는 fWAR(대체선수이상의 승수) 2.2로 21위였다. 주전급 중에서도 중간정도가 강정호의 냉정한 위치다.

아직 박찬호와 같이 위대한 업적이나 올 시즌 오승환처럼 정말 메이저리그에서 자신의 포지션 내에서 최정상의 위치에 오른 것도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한다. 아직 오를 곳이 많다. 자아도취 되기에는 가야할 길이 멀다.

-이재호의 할말하자 : 할 말은 하고 살고 싶은 기자의 본격 속풀이 칼럼. 냉정하게, 때로는 너무나 뜨거워서 여론과 반대돼도 할 말은 하겠다는 칼럼입니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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