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강탈] 'SNL' 이번엔 엄앵란 유방암 비하 개그, 이쯤 되면 폐지가 답이다

최하나 기자 2016. 12. 4.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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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L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SNL'이 상식 이하의 저급한 콩트로 불편함을 자아냈다.

3일 밤 방송된 케이블TV tvN 예능프로그램 'SNL 코리아8'(이하 'SNL')에서는 그룹 마마무가 메인 호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문제가 된 것은 코너 '불후의 명곡'이었다. 배우 엄앵란 분장을 하고 등장한 크루 정이랑은 노래를 부르며 마마무 화사와 대결했다. 그러던 중 정이랑은 노래 가사에 가슴이라는 단어가 나오자 엄앵란 성대모사로 "나는 잡을 가슴이 없어요"라고 우스꽝스럽게 말했다.

이를 들은 크루 안영미는 "가슴이 없다는 거. 개인적으로 공감한다"고 말하며 콩트 연기를 펼치며, 정이랑의 개그를 받아치며 웃음을 유도했다.

엄앵란은 지난해 말 유방암 2기 판정을 받고, 한 쪽 가슴을 절제하는 대수술을 받았다. 이후 엄앵란은 MBC '휴먼다큐 사랑'에 출연해 "겨드랑이 안쪽이 감각이 없다. 몸 한쪽이 떨어지니까 슬프고, 기분 나쁘고 기죽는다"며 수술 후 심정을 밝혔다.

이날 'SNL' 속 정이랑의 콩트는 유방암으로 인해 가슴 한쪽을 절제해야 했던 고통을 겪은 엄앵란을 그저 개그 소재로 사용했다. 이는 엄앵란을 심각하게 모욕한 것이나 다름없는 행동이었다. 물론 제작진과 정이랑이 엄앵란의 유방암 수술을 몰랐을 수도 있다. 하지만 몰랐다고 해도 문제다. 누군가에게는 콤플렉스인 가슴 크기를 희화화하고 웃음거리로 삼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또한 엄앵란의 수술을 알고 있었다면 제작진과 크루들의 도덕적인 수준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생사를 오가는 상황에서 가슴 한 쪽을 절제해야 했던, 엄앵란을 포함한 유방암 환자들의 아픔이 제작진과 크루들에게는 단순히 웃기기 위한 개그 소재란 말인가.

지금껏 'SNL'은 성적인 농담과 자극적인 분장 등을 자주 콩트 소재로 사용해 왔다. 일각에서는 그런 'SNL' 대해 불편해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러한 콩트를 'SNL' 고유의 특성으로 인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정이랑의 엄앵란 패러디는 그냥 잠깐 눈살을 찌푸리고 넘어가기에는 도가 지나쳐도 한참을 지나쳤다.

'SNL'은 생방송으로 진행된다. 이에 제작진과 크루들은 잘 짜인 대본을 가지고, 생방송에서 최대한 실수를 줄이기 위해 수차례 연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기에 제작진과 크루들에게 더욱 실망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수없이 연습하는 동안 해당 콩트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하는 사람이 없었다는 점이다. 문제를 제기한 사람이 없었기에 이날 해당 콩트가 전파를 탔고, 이로 인해 한 차례 아픔을 겪어야 했던 유방암 환자들에게는 또다시 상처를 준 셈이다.

앞서 'SNL'은 크루 이세영의 성추행 사건으로 논란이 됐다. 이에 이세영은 물론이고, 제작진과 다른 크루들 모두 고개 숙여 성추행 당사자와 시청자들에게 사과했다. 하지만 그 사과가 과연 진심에서 우러나온 것인지 의심될 정도로, 이날 '불후의 명곡' 코너는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이번에도 'SNL' 측은 이세영 때와 같이 정이랑만의 문제로 치부하고 시청자와 엄앵란에 대한 사과와 함께 상황을 모면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 사과가 얼마나 진정성 있게 다가올지는 미지수다.

사과한 지 얼마나 됐다고, 또다시 논란을 일으킨 'SNL' 제작진과 크루들. 그들은 아직 반성하지 않았다. 비하와 성희롱 빼고는 시청자를 웃길 자신이 없다면 프로그램 폐지가 답이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tvN 방송화면 캡처]

SNL | 엄앵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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