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컵 결산②] '강등권→챔피언' 명가 수원의 극적인 반전

정지훈 기자 입력 2016. 12. 4. 05:21 수정 2018. 7. 30.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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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서울월드컵경기장] 정지훈 기자= 한 때 강등권으로 내려가며 명가의 자존심을 구겼던 수원 삼성이 가장 극적인 순간에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극적인 반전에 성공했다. 그리고 이 상대가 숙명의 라이벌 FC서울이라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었다.

수원 삼성은 3일 오후 1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 KEB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 FC서울과의 경기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승을 이뤄냈다. 한 때 극심한 부진에 빠졌던 수원은 FA컵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극적인 반전에 성공했고, 6년 만에 우승 타이틀을 획득하며 명가의 부활을 선언했다.

# 강등권으로 추락한 수원, 구겨진 명가의 자존심

명가 수원의 자존심이 땅바닥까지 추락한 시즌이었다. 지난 시즌 K리그 준우승을 차지했던 수원이지만 정성룡 등 몇몇 핵심 선수들이 이적을 하면서 어려운 시즌을 예고했다. 여기에 모기업의 지원이 계속해서 줄어들며 제대로 된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지 못했고, 염기훈, 권창훈, 산토스라는 최강 2선 자원을 가졌음에도 골 결정력 부족에 시달리며 성적은 계속해서 추락했다.

하위 스플릿으로 떨어졌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였다. 더 처참한 상황이 발생했다. 수원은 36라운드 수원FC와 수원 더비를 앞둔 상황에서 승점 41점으로 리그 11위에 머물고 있었다. 강등권이었다. 만약 수원이 수원 더비에서 패배한다면 클래식 잔류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수원 더비의 승자는 수원이었다. 수원은 조나탄의 결승골에 힘입어 3-2 극적인 승리를 따냈고, 승점 44점으로 리그 8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강등권에서 확실하게 멀어졌다. 이후 수원은 인천을 3-2로 잡으며 잔류를 확정했고, 상승세를 이어갔다.

# 5경기 무패행진, 살아난 수원의 공격력

하위 스플릿으로 떨어졌지만 오히려 이것이 약이 됐다. 수원 선수들에게는 간절함이 생겼다. 수원은 하위 스플릿 5경기서 3승 2무의 성적을 거두며 점차 경기력이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공격력이 살아난 것이 고무적이다. 수원은 5경기서 무려 11골을 터트렸고, 조나탄, 권창훈, 이상호, 산토스 등 다양한 득점원이 나온 것도 인상적이었다.

가장 빛난 별은 조나탄이었다. 시즌 도중 수원에 합류한 조나탄은 엄청난 기대와 달리 초반에는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며 부진에 빠졌지만 부상에서 복귀해서는 맹활약을 펼치며 수원의 반전을 이끌었다. 특히 지난 8월 상주 원정에서 공격 포인트를 기록한 조나탄은 이후 9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며 수원의 공격을 책임졌다.

# 슈퍼파이널의 주인공은 수원, 극적인 반전

진정한 반전은 FA컵에서 있었다. 리그에서는 부진했지만 FA컵에서는 강자의 면모를 보여준 수원은 준결승에서 울산 현대를 완벽하게 제압하며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 상대는 숙명의 라이벌 서울. 그래서 이번 경기를 슈퍼매치에서 따와 슈퍼파이널이라 불렸고, 2008년 챔피언 결정전에서 만났던 두 팀이 다시 한 번 만나 명승부를 예고했다.

역대급 명승부였다. 2008년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수원이 결승 1차전에서 이번 시즌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줬다. 서울을 맞이해 3-4-3 포메이션을 가동한 수원은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이며 조나탄, 염기훈의 득점포에 힘입어 2-1 승리를 따냈고, 만약 골 찬스를 제대로 살렸다면 이상의 점수차가 날 수 있었다.

2차전은 서울의 안방이었다. 비록 한 골의 리드가 있었지만 원정골을 내준 상황이어서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됐다. 명승부였다. 수원이 조나탄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서울이 반격했고, 아드리아노와 윤승원의 득점포가 나오며 경기는 연장전으로 돌입했다. 결국 연장전에서도 승부가 나지 않아 승부차기가 펼쳐졌고, 총 20명의 키커들이 나선 혈투 끝에 수원이 극적인 승리를 따냈다.

수원의 극적인 반전이었다. 힘들었던 시즌이었기에 더욱 값진 우승이었다. 서정원 감독 역시 "올해는 정말 힘든 한 해였다. 축구하면서 이렇게 힘들었던 적이 없었다. 많이 아프기도 했다. 그러나 힘든 상황에서 많은 것을 배웠고, 많은 생각을 했다. 하위 스플릿으로 떨어졌을 때 우리 선수들하고 고민을 많이 했는데 결국은 극복했다. 오늘 경기는 정말 힘들었다. 그러나 우리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서울과 우리가 좋은 경기를 했고, 결승전다운 경기를 했다고 생각한다. 정말로 수원 삼성의 자존심을 지키고 싶었다"며 힘들었던 시즌을 되돌아봤다.

수원의 캡틴 염기훈 역시 이번 시즌을 돌아보며 "힘든 시즌이었다. 수원 와서 처음 겪는 상황이었다. 팬 분들이 버스도 막았고, 상대를 응원하는 모습도 봤다. 정말 힘들었다. 그러나 주장으로서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고, 간절함이 생겼다. 결국 간절함에서 우리가 앞섰고,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며 비로소 활짝 웃었다.

사진=윤경식 기자

Copyright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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