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비리포트] '외국인 폭망' 삼성, 레나도는 성공할까?

조회수 2016. 12. 4. 01:3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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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준영의 외인 리포트] 삼성 외국인 투수 앤서니 레나도

2016시즌 삼성의 외국인 선수 5명(웹스터, 벨레스터, 레온, 플란데, 발디리스)은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합산 2.38이라는 끔찍한 성적으로  리그 최하위의 기여도를 기록했다. 외국인 선수 WAR 14.18을 기록한 1위 NC와는 무려 12 가까운 차이다.

지난 해 나바로 포함 외국인 선수 3인이 합작했던  WAR  12.6 만 고스란히 유지했더라도 포스트시즌 진출은 무난했을 삼성이다. (2016시즌 최종 성적 65승 1무 78패, 4위 LG 71승 2무 71패)

더 큰 문제는 올 시즌 이후다. 리그 최고 타자이자 타선의 핵심인 최형우가 KIA로 이적했고 선발 차우찬의 거취는 불투명하다. 창단 후 최초인 9위 수모를 설욕하기 위해서라도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이 절실하다.  삼성은 그 첫 단추로  오른손 투수 앤서니 레나도를 총액 105만 달러(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95만 달러)에 영입했다.

텍사스 마이너리거 시절 레나도 ( 사진 출처 : Minda Haas Kuhlman / Flickr )

레나도는 BA(베이스볼 아메리카)와 BP(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에서 모두 메이저리그 유망주 TOP100으로 선정한 바 있는 유망주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의 활약은 미미한 수준이었다. 삼성은 빅리그에서 꽃피우지 못한 레나도의 잠재력에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보인다. 

History

앤서니 레나도의 프로필 ⓒ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고교 시절 농구와 야구를 병행한 레나도는 2007 드래프트에서 텍사스에 11라운드 전체 350순위로 지명됐지만 루이지애나(Louisiana) 대학 진학을 택했다. 대학 2학년이던  2009년에는 대학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고 삼진(159삼진, 124이닝) 3위, 다승(12) 5위에 올랐다.

덕분에  2010년 초에는 대학 최고 유망주이자, 2010 드래프트 유망주 2위로 평가 받았다. 하지만 2010 드래프트에서는 부상 이슈와 투구 폼에 대한 우려 때문에 당초 기대에는 못미치는 1.5라운드 전체 39순위로 보스턴 레드삭스에 지명되었다. 

프로 첫 시즌인 11시즌에는 싱글A와 하이싱글A 소속으로 26경기 9승 6패 ERA 3.97 127이닝 117삼진으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12시즌에는 스프링캠프에서 최고 구속 97마일을 뿌리면서 기대를 모았고  AA로 승격했지만  정작 성적은 9경기 ERA 6.69 1승 3패 37.2이닝 27삼진으로 부진했다. 설상가상 어깨 염증으로 7월 초에 시즌을 마감해야 했다.

하지만 13시즌 AA와 AAA에서 25경기 11승 5패 ERA 2.96 140이닝 127삼진을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고, 14시즌에는 AAA에서 24경기 14승 4패 ERA 2.93 138이닝 111삼진으로 맹활약한 끝에 마침내 8월 1일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밟게 된다. (데뷔 전 성적: 6이닝 2실점(1자책) 2삼진 4볼넷)

이후 시즌 마지막까지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한 레나도는 7경기 4승 3패 ERA 4.81  39.1이닝의 평범한 기록으로 시즌을 마쳤다. 시즌 종료 후 텍사스로 트레이드 된 레나도는 15시즌 AAA에서 21경기 7승 6패 ERA 4.58 118이닝으로 주춤했고, 메이저리그에서는 4경기 출장 기회 밖에 잡지 못했다.

올시즌에는 텍사스 소속으로 메이저리그 2경기에 출장했지만  3.2이닝 7실점(2안타 8볼넷)으로 처참하게 무너졌고  5월 시카고 화이트삭스로 트레이드 된다. 트레이드 이후 AAA에서는 준수한 성적을 거뒀지만 메이저리그 7경기에서는 역시 ERA 8.46로 크게 부진했다. 16시즌이 끝나고 화이트삭스에서 방출된 레나도는 삼성과 계약하며 새로운 무대에 도전장을 던졌다.

피칭 스타일

레나도의 프로통산 성적 ⓒ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레나도는 빠른 공이 강점인 파이어볼러는 아니다. 속구 평균 구속은 91.6마일(147.4km)로 메이저리그에서 경쟁력을 가질만한 구속은 아니다. 변화구는 커브-체인지업-슬라이더를 구사한다. 주무기는 커브이며, 서드피치로 체인지업을 던지다가 비교적 최근인 14시즌 슬라이더를 레퍼토리에 추가했다.

마이너리그 통산 K/9(9이닝 당 탈삼진)은 7.45로 탈삼진 능력이 빼어난 투수는 아니며  마이너리그 통산 BB/9 (9이닝 당 볼넷)은 3.15로 볼넷 역시 적게 주는 편은 아니다.  탈삼진과 볼넷 만을 기준으로 본다면 이렇다 할 특징이 없는 평범한 투수로 보인다. 

레나도의 피칭 히트맵.  로케이션이 전반적으로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출처 : Baseballsavant)

위의 투구 히트맵을 보면 레나도가 하이 패스트볼을 많이 구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속구 구사비율(61.5%)이 높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로케이션이 높게 형성되는 편이다.  제구력이 빼어난 투수가 아니라 큰 키(203cm)의 강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낮은 코스로 내려 꽂는 공을 의도대로 구사하지 못한 탓으로 보인다.

레나도의 타구각도 그래프. 뜬공 비율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출처 : Baseballsavant)  

레나도는 땅볼보다는 뜬공이 많은 '플라이볼 피처'다. 삼성의 홈구장인 '라이온즈파크'가 홈런이 많이 나오는 타자친화구장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다소 불안한 요소다. 레나도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타자친화구장이 홈인 보스턴, 텍사스, 화이트삭스에서 뛰었고 실패를 경험한 바 있다.

KBO리그 외국인 투수들과의 기록비교

레나도와 비교대상인 KBO리그 외국인 투수들의 주요 기록 ⓒ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2m가 넘는 큰 키의 오른손 투수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투수는 올시즌 MVP인  더스틴 니퍼트다. 니퍼트는 KBO리그 통산 155경기 80승 35패 ERA 3.38을 기록하고 있는 사상 최고의 외국인 투수. 다만 니퍼트는 레나도와 달리 커브 대신 슬라이더를 주로 구사한다. 둘의 마이너리그 기록을 비교해 보면 레나도는 니퍼트의 다운-그레이드 버전 정도로 평가할 수 있다. 

최근 인상적인 활약을 한 외국인 커브볼러로는 한화에서 뛰었던 바티스타를 꼽을 수 있다. 바티스타는 150km를 넘나드는 속구와 빠르고 날카로운 커브로 많은 삼진(K/9 10.89)을 솎아내곤 했다. 레나도는 바티스타처럼 빠른 커브는 아니지만 종으로 크게 떨어지는 커브를 구사한다. 레나도와 같은 장신의 커브볼러가 KBO리그에 흔치 않았던 만큼  시즌 초반에는 타자들이 공략법을 찾지 못해 애를 먹을 가능성도 상당하다.

텍사스 시절 레나도의 투구 영상

체크 포인트

레나도의 주무기는 종으로 크게 떨어지는 커브다. 그런데 KBO리그의 스트라이크 존은 메이저리그에 비해 낮은 코스에 인색하다. 제구력이 빼어난 투수는 아닌 만큼 시즌 초반  이 차이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제 풀에 무너질 수도 있다.

커브 이외에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어떻게 활용하느냐도 중요하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특별할 것이 없었던 평속 147km의 속구가 KBO리그에서는 상당한 강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지만( 2016 니퍼트 속구 평속 147.1)  속구-커브 조합 만으로 선발 투수로 버티기는 쉽지 않다. 메이저리그에서는 그다지 재미를 보지 못한 구종들이지만 KBO리그에서는 효과적인 구종이 될 가능성도 있다.

뜬공 투수인 레나도에게 '라이온즈 파크'는 상당한 약점이 될 확률이 높다. 하지만 삼성 외야에는 리그 최고 수준의 중견수 수비를 자랑하는 박해민이 있다. 담장을 넘어가지만 않는다면 뜬공투수라는 점이 되려 플러스요인이 될 수 있다. 

삼성이 가장 민감하게 걱정할 부분은 사실 건강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 16시즌 웹스터와 레온을 부상으로 제대로 쓰지 못했기에 더욱 그렇다. 레나도의 경우 최근 몇 년 간은 별다른 부상 이슈가 없었지만  대학시절 부터 프로 데뷔 첫 2시즌까지 5년 간 3번 부상을 당할 정도로 부상이 잦은 선수였다는 점이 위험 요소다. 삼성은 계약 전 국내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진행했고 특별한 이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신 투수 레나도는 제 2의 니퍼트가 될 수 있을까? (사진: 삼성 라이온즈)

2m가 넘는 큰 키, KBO리그에서 충분히 통하는 구속, 커브-슬라이더-체인지업까지 다양한 레퍼토리 등 긍정적인 요소들만 보면 레나도는 성공 가능성이 충분한 외국인 투수로 보인다.

다만 레나도의 가치가 가장 높았던 순간은 대학 최고 유망주로 꼽히던 2010 드래프트 때였고 프로 입문 이후에는 기대 만큼의 활약을 보이진 못했다. 메이저리그의 벽을 넘지 못하고 하락세를 보이던 레나도가  KBO리그에서는 반등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을까? 올시즌 참담한 실패를 겪었던 삼성으로서는 9위 탈출을 위해 레나도의 성공이 절실하다. 

[기록 출처 및 참고 : 베이스볼 레퍼런스, 베이스볼 아메리카, 브룩스 베이스볼, 위키피디아, 팬그래프닷컴,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 KBReport.com, 스탯티즈, KBO기록실]


길준영 기자/ 편집: 김정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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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 프로야구 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홈페이지]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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