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져도 되니 밀고 가라" 주장 염기훈이 이끈 승부차기 심리전

한준 기자 2016. 12. 3.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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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은 그라운드 위의 감독 역할을 해야 한다. 감독이 직접 선수들의 심리 상태에 영향을 주기 어려운 승부차기 상황에선 주장의 역할이 더 막중하다. 실제로 숨막힐 듯한 중압감 속에 이어졌을 승부차기를 그라운드 안에서 경험한 수원 주장 염기훈은 선수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에 집중했다며 승부차기 승리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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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주장은 그라운드 위의 감독 역할을 해야 한다. 감독이 직접 선수들의 심리 상태에 영향을 주기 어려운 승부차기 상황에선 주장의 역할이 더 막중하다. 수원삼성이 6년 만에 FA컵 정상에 오른 배경에는 염기훈(33)의 리더십이 있었다.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수원삼성의 `2016 KEB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 경기는 승부차기로 우승팀을 가렸다. 양 팀 모두 9명의 필드 플레이어 키커가 성공한 뒤 골키퍼까지 키커로 나섰다. 골키퍼의 킥으로 승부가 엇갈려 수원이 서울에 10-9 승리를 거뒀다.

황선홍 서울 감독은 "승부차기는 연습했다. 우리도 잘 찼지만 수원 선수들도 너무 잘 찼다. 10명이 해서 한 명이 실수하는 것은 처음 겪어 보는 상황"이라고 했다. "마지막 힘이 조금 모자랐다"고 했다.

그 마지막 힘은 간절함으로 연결된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1차전을 승리하고 2차전을 준비하면서 선수들에게 절대 승부차기까지 가지는 말자고 했다. 그래도 변수가 생길 수 있으니 준비는 차곡차곡했다"고 했다. 서 감독은 그 마지막 힘이 선수들의 정신에 있었다고 했다.

"오늘 꼭 우승컵 가져가겠다는 강렬함이 많이 선수들에게 있었다. 그런 바람이 있어서 이런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다."

실제로 숨막힐 듯한 중압감 속에 이어졌을 승부차기를 그라운드 안에서 경험한 수원 주장 염기훈은 선수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에 집중했다며 승부차기 승리 배경을 설명했다.

"져도 된다고 얘기했다. 어제 결승전을 앞두고 연습했다. 그때 차던 방향 그대로 밀고 나가라고 얘기했다. 네가 차고 싶은 자리로 차라. 막히면 어쩔 수 없다. 평상시 차던 코스로만 차라고 했다."

왼발의 달인 염기훈에게도 골키퍼와 일대일로 마주하고, 골대 뒤에 상대팀 팬들에 소음을 내고, 실패 이후 심적 타격이 매우 큰 승부차기는 쉽지 않은 미션이다. 염기훈은 가볍게 깔아 차 넣었다. 그 자신도 힘겹게 성공시켰으나, 자신이 성공한 것 이상으로 동료들이 심리적으로 잘 찰 수 있도록 리더십을 발휘했다.

이날 경기 후 회견에 나선 염기훈은 "원희가 찼을 때 깜짝 놀랐다. 그게 들어가고 이겼다는 감, 그런 운이 우리에게 왔다는 것을 살짝 느꼈다"고 했다. 조원희의 슈팅은 골키퍼 유상훈에게 막히고도 골대 안으로 흘러 들어갔다. 조동건의 슈팅은 골대를 때리고도 들어갔다.

염기훈은 이날 FA컵 MVP를 수상했다. 결승 1차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활약도 대단했으나 주장으로 시즌 내내, 그리고 대회 내내 미친 영향력의 크기를 개인상으로 공인 받았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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