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컵 FINAL 2nd.] 황선홍 감독, 패했지만 능력 보여줬다

손병하 2016. 12. 3.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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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컵 FINAL 2nd.] 황선홍 감독, 패했지만 능력 보여줬다



(베스트 일레븐=서울 월드컵경기장)

축구에서 감독이 얼마나 중요할까? 축구에서 교체 카드가 얼마나 중요할까? 이 두 가지를 황선홍 FC 서울 감독이 직접 보여줬다. 감독의 중요성과 교체 카드의 중요성을 스스로 입증하며 훌륭한 지도자임을 다시 한 번 과시했다.

수원 삼성이 극적으로 2016 FA컵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수원은 3일 오후 1시 30분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킥오프된 2016 KEB 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 전후반 90분에서 서울에 1-2로 패했으나, 승부를 연장전에 이어 승부차기까지 끌고 갔고 결국 승부차기에서 서울을 10-9로 제압하며 우승에 성공했다. 수원으로서는 정말 드라마와 같은 역전 우승을 달성한 셈이다.

이 경기에서 항 감독은 비록 준우승에 머물렀으나, 대단히 어지러운 상황에서 몇 가지 중요한 결정을 했다. 첫 번째는 후반 11분 나왔다 서울은 후반 9분 이중고를 맞았다. 수원 조나탄에게 선제골을 허용했고, 김치우가 부상으로 실려 나가야 했다. 황 감독은 이 상황에서 빠진 김치우 대신 주세종을 넣었다. 측면 플레이어가 빠지고 중앙 플레이어가 투입된 순간이다.

황 감독은 주세종을 넣으면서 중앙 미드필더로 활약하던 고요한을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오른쪽에서 뛰던 고광민을 김치우 자리인 왼쪽으로 보냈다. 선수들의 포지션 이동이 자연스럽게 이뤄졌고, 맞물려 주세종이 가세한 허리는 수원과 주도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며 조금씩 경기를 서울 쪽으로 가져왔다.

황 감독은 후반 18분 두 번째 교체 카드를 썼다. 이번엔 중앙 수비수 김남춘을 빼고 공격형 미드필더 이석현을 넣는 도박에 가까운 카드였다. 물론 이해할 만했다. 스코어는 0-1로 뒤지고 있었고, 어떻게 해서든 골이 필요한 서울이었기에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한 골을 더 허용하면 절망적이었기에 분명 도박이었다.

그러나 황 감독의 이 선택은 귀중한 동점골이 돼 돌아왔다. 서울은 0-1로 뒤지던 후반 29분 동점골을 만들었는데, 주세종과 이석현이 중앙에 투입되면서 수원과 중원 싸움에서 이겨 동점골을 넣는 발판을 마련했다. 황 감독의 선수 교체가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 있는 대목이다.

1-1이 된 후 황 감독은 추가 시간 5분이 주어지기 직전 마지막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후반 44분 윤일록을 빼고 신예 윤승원을 투입한 것이다. 이 역시 투입 순간엔 큰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었으나, 결과적으로 윤승원이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가는 극적 역전골을 터트려 말 그대로 ‘신의 한 수’가 됐다.

윤승원은 1-1로 경기가 끝나기 직전인 후반 추가 시간 3분 박주영이 수원 진영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돌고래를 연상케 할 만큼 멋진 헤딩 슈팅으로 마무리 했는데, 경기장에 있던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선수가 예상하지 못한 타이밍에 역전골을 터트린 것이었다. 황 감독의 선택이 크게 빛난 순간이다.

물론 경기는 연장전에 이어 승부차기까지 가서 수원이 우승했다. 패자의 가장 큰 책임은 누가 뭐래도 감독에게 있다. 그러나 0-1로 뒤지던 경기를 2-1로 다시 뒤집고, 승부를 마지막 승부차기까지 끌고 갈 수 있었던 건 황 감독의 역이 컸다. 비록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황 감독은 축구에서 감독의 중요성을 다시 보여줬다.

글=손병하 기자(bluekorea@soccerbest11.co.kr)
사진=김재호 기자(jhphoto11@soccerbest1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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