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분석] 속도에서 앞선 수원, 절실함의 차이가 승부를 갈랐다

정지훈 기자 입력 2016. 12. 3. 16:43 수정 2018. 7. 30. 13:3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인터풋볼=서울월드컵경기장] 정지훈 기자= 절실한 수원 삼성이 결국 우승을 차지했다.

수원 삼성은 3일 오후 1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 KEB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 FC서울과의 경기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승을 이뤄냈다. 한 때 극심한 부진에 빠졌던 수원은 FA컵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엄청난 마침표를 찍었다.

절실함에서 차이가 있었다. 수원은 전방부터 강력한 압박을 펼치며 우승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며 우승을 일궈냈다. 결국 절실함과 속도에서 앞선 수원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 승리 절실한 서울, 아드리아노-박주영 투입...수원은 3백

승리가 절실한 서울이 공격적으로 나섰다. 4-1-4-1 포메이션을 가동한 서울은 최전방 아드리아노를 중심으로 2선에 윤일록, 다카하기, 고요한, 박주영을 투입해 가용가능한 공격수들을 모두 투입했다. 여기에 오스마르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배치해 수원의 역습을 막는데 주력했다.

수원은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워낙 1차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기에 3-4-3 포메이션을 그대로 꺼내 들었다. 다만 공격진에서 염기훈, 조나탄, 이상호가 호흡을 맞춘 것이 1차전과는 달랐고, 미드필드진에 홍철, 권창훈, 이종성, 장호익이 배치됐다.

초반부터 양 팀 모두 거칠었다. 서울은 중원에서 강력한 압박을 시도하며 거친 몸싸움을 시도했고, 수원은 측면을 공략하며 빠른 공격을 시도했다. 좀 더 날카로운 쪽은 수원이었다. 전반 15분 권창훈의 패스를 받은 조나탄이 감각적으로 돌아 문전으로 침투했고, 이후 슈팅은 유상훈의 선방에 막혔다.

# 주도권 잡은 수원, 유상훈의 선방쇼로 위기 넘긴 서울

수원이 주도권을 잡았다. 수원은 권창훈이 중원에서 경기를 풀어가고, 염기훈, 조나탄, 이상호가 활발한 침투로 찬스를 만들었다. 전반 20분 왼쪽 측면에서 염기훈의 날카로운 프리킥을 시도했지만 유상훈에 막혔다. 이어 전반 29분에는 중앙에서 문전으로 침투한 권창훈이 강력한 슈팅을 시도했지만 유상훈의 슈퍼세이브에 막혔다.

수원의 왼쪽 라인이 빛났다. 염기훈의 공격을 주도하고, 권창훈이 중원에서 찬스를 만들었다. 여기에 홍철이 과감하게 침투하며 찬스를 잡았고, 왼쪽을 완벽하게 지배했다. 그러나 서울에는 유상훈이 있었다. 전반 31분 조나탄의 침투패스를 이상호가 받아 골키퍼를 제치고 슈팅 찬스를 노렸지만 위력이 약해 유상훈에 잡혔다.

# 팽팽했던 경기, 주심의 아쉬운 판정

경기는 재미있었다. 수원이 공격을 주도했지만 마무리하지 못했고, 서울은 유상훈의 선방쇼로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급격히 분위기가 냉랭해졌다. 수원의 이정수가 퇴장을 당했기 때문이다. 전반 37분 이정수가 박주영과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손으로 박주영의 얼굴을 가격했고, 결국 경고를 받아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했다. 주심은 이정수가 박주영을 팔로 가격했다고 판단했고, 팔꿈치 이야기도 나왔다. 이에 이정수는 팔꿈치로 가격하지 않았다고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이때부터 경기가 흔들렸다. 주심이 흔들리자, 경기도 흔들렸고, 선수들은 흥분하기 시작했다. 선수들끼리 신경전이 펼쳐졌다. 결국 서울도 퇴장을 당했다. 전반 42분 중앙에서 다카하기가 상대 공을 차단하기 위해 태클을 시도했고, 이것이 파울과 함께 경고가 주어졌고, 결국 다카하기도 퇴장을 당했다. 물론 다카하기의 태클이 깊었지만 공을 보고 들어갔고, 서울의 입장에서는 조금 억울함이 있었다. 결과적으로 주심의 판정은 조금 아쉬웠고, 주심이 흔들리자 경기도 흔들렸다.

# 팽팽했던 흐름을 깬 수원의 호날두 조나탄

경기는 팽팽했다. 서울이 찬스를 만들면 수원도 찬스를 잡았다. 서울은 후반 2분 박주영과 패스를 주고받은 아드리아노가 문전으로 침투해 날카로운 슈팅을 시도했지만 양형모가 간신히 쳐냈다. 수원이 반격했다. 후반 7분 오른쪽 측면 권창훈의 크로스를 조나탄이 헤딩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크로스바를 넘겼다.

팽팽한 흐름을 깬 것은 수원의 호날두 조나탄이었다. 후반 10분 오른쪽 측면을 침투한 이상호가 패스를 내줬고, 이것을 조나탄이 감각적인 터닝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다급해진 서울은 후반 12분 주세종, 후반 18분 이석현을 투입하며 공격을 강화했고, 수원은 후반 20분 권창훈을 대신해 곽광선을 투입하며 안정적인 경기를 이끌었다.

# 아드리아노-윤승원 연속골, 황선홍의 승부수가 통했다

서울이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후반 24분 왼쪽 측면에서 프리킥 찬스를 잡은 주세종이 오른발로 날카롭게 감았지만 골대를 강타했다. 결국 서울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 30분 중원에서 패스를 받은 박주영이 왼쪽 측면을 허물어 패스를 연결했고, 이것을 아드리아노가 마무리했다.

한 골이 더 필요했다. 서울이 찬스를 잡았다. 후반 34분 오른쪽 측면에서 박주영이 반대편을 보고 때렸지만 살짝 벗어났다. 이후 서울이 파상공세를 펼치며 찬스를 만들었고, 황선홍 감독은 후반 44분 윤승원이라는 신예 미드필더를 투입했다.

황선홍 감독의 승부수가 통했다. 후반 추가시간 오른쪽 측면 박주영의 크로스를 문전에 있던 윤승원이 헤딩골로 승부를 뒤집었다. 엄청난 결과였다. 이런 중요한 경기에서 황선홍 감독은 신예 미드필더 윤승원을 승부수로 투입했고, 결국 이 승부수가 신의 한수가 됐다.

# 속도에서 앞선 수원, 절실함으로 일궈낸 우승

수원의 선수들이 연장전에 들어서면서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전반에 워낙 많이 뛰었고, 엄청난 속도전을 펼쳤기 때문이다. 이에 수원은 연장 후반 2분 산토스를 투입하며 공격을 강화했고, 결국 승부는 승부차기로 이어졌다.

절실함의 승리였다. 수원은 승부차기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며 무려 10명의 키커까지 승부차기를 펼쳤고, 결국 우승이 간절했던 수원이 우승일 일궈냈다.

사진=윤경식 기자

Copyright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