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국 선수 받지마라" 中 격투기 단체, 돌연 출전 취소 통보

이충진 기자 hot@kyunghyang.com 입력 2016. 12. 3. 15:50 수정 2016. 12. 3.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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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중국 스자좡에서 한국의 한 종합격투기 단체가 주관한 대회를 보기 위해 체육관 앞에서 줄지어 입장을 기다리는 중국 팬들. 스포츠경향 자료사진

중국발 ‘비공식’ 한류금지령으로 인해 연말 중국대회 출전을 앞두고 있던 한국 격투기 선수들의 출국이 취소됐다.

한국 격투기 선수들의 중국 진출을 도와오던 전문 에이전트 ㄱ씨는 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을 통해 “선수들 다 구해놨더니 한국 선수 받지말라고 통보가 왔다”며 “아, 사드 언제쯤 풀릴려나”라는 글을 남겼다.

ㄱ씨에 따르면 지난 달 중국의 한 대형 격투기 단체에서 한국 선수들을 요구해 총 3명의 한국 선수가 출전 준비를 해왔다. 이들은 오는 30일로 예정된 대회를 앞두고 다음 주 출국을 예정하고 있었다.

ㄱ씨는 “중국 측에서 이번 대회의 중계를 국영방송사인 CCTV가 맡게 되면서 ‘한국 선수들을 출전시키지 말라’는 지시를 해 자신들도 어쩔 수 없다는 말을 해왔다”며 “출전을 위해 강도 높은 훈련을 해 오며 다른 대회 출전까지 고사해 온 선수들에게는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ㄱ씨는 이어 “이 외에 다른 설명을 듣지는 못 했지만 결국 ‘사드’의 영향이 아니겠느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최근 중국에서는 격투기가 인기 스포츠로 자리잡으면서 투지 넘치는 한국 선수들은 ‘아시아 최강’으로 불리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해 부터는 국내의 한 종합격투기 단체가 베이징과 상하이, 창사 등에서 성공적인 대회를 치르면서 ‘격투기 한류’를 일으키고 있던 상황. 비록 일부 선수들의 출전 취소지만 국내 격투기 업계가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앞서 지난 달 한국에서는 중국 당국이 한류 전면 금지 조치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광범위하게 확산됐다. 물론 중국 당국이 공식적으로 밝힌 바는 없지만 실제로 연예 분야는 물론 면세점과 화장품 업계의 주가가 크게 떨어지거나 수출 제한을 받는 등 직접적인 타격을 입으면서 그 이유로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도입 결정에 대한 보복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충진 기자 ho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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