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년 통치 장담' 감비아 자메 대통령, 막 내린 23년 독재

윤영현 기자 2016. 12. 3.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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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독단과 기행, 신비주의로 얼룩진 그의 철권통치도 막을 내리게 됐습니다. 감비아 선거관리위원회는 2일 이번 대선에서 야당 연합 대표 아다마 바로우(51)가 26만3천515표(45.54%)를 획득해 21만2천99표(36.66%)를 얻은 자메 대통령을 이겼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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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12월 1일 치러진 감비아 대선에서 패배한 야흐야 자메 대통령 (사진=구글 자료사진/연합뉴스)

29세이던 1994년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뒤 23년간 아프리카 감비아를 통치해온 야흐야 자메 대통령(51)이 지난 1일 대선에서 재집권에 실패했습니다.

이로써 독단과 기행, 신비주의로 얼룩진 그의 철권통치도 막을 내리게 됐습니다.

감비아 선거관리위원회는 2일 이번 대선에서 야당 연합 대표 아다마 바로우(51)가 26만3천515표(45.54%)를 획득해 21만2천99표(36.66%)를 얻은 자메 대통령을 이겼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자메는 다섯 번째 재집권을 노리는 이번 선거에 나서기에 앞서 "사람들이 나에 대해 어떤 말을 하든 개의치 않는다. 나는 무엇이 중요한지를 알기 때문에 누구의 말도 듣지 않을 것"이라며 "국가 통치는 나와 전능하신 신에 관한 일"이라고 단언했습니다.

그는 또 지지자들 앞에서 신의 섭리로 자신의 승리가 거의 확실하다며 대선 후 어떤 시위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습니다.

독실한 이슬람 신자인 자메는 감비아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1965년 출생했으며 열아홉 살이던 1984년 군에 입대했습니다.

10년 후 동료 군 장교들과 함께 군사 쿠데타를 일으켜 독립 이래 감비아를 통치하던 다우다 자와라 당시 대통령을 몰아내고 부패척결과 총선 실시를 약속했습니다.

자메는 1996년 치러진 대선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대통령에 당선되고서 2001년 연임에 성공하고 2002년 헌법 개정을 통해 대통령 연임 제한을 철폐해 2006년과 2011년 대선을 거치면서 연승 가도를 달려 23년간 권좌에 머물렀습니다.

그는 재임 기간에 에이즈 치료 약을 개발했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감비아를 이슬람 국가로 선언하고 국제형사재판소(ICC) 탈퇴를 발표하는 등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레슬링 선수 출신으로, 특유의 풍성한 흰색 가운 복장에 코란을 손에서 놓지 않는 모습으로 공개석상에 등장해 눈길을 끌던 자메는 인권·언론탄압 등으로 서방으로부터는 자주 비판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종교를 이용하고 비밀스러운 힘을 지닌 것으로 소문을 퍼뜨려 우민화 정책을 펼치면서 10억 년을 통치하겠다고 장담하던 자메는 결국 독재에 신음하던 국민의 엄중한 심판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야권과 민간단체는 대선을 앞두고 부정선거 우려를 제기했으나 바로우 후보의 당선에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감비아에서는 지난 수년간 언론인과 야당 인사, 그리고 정부 여당(APRC, 애국전선건설동맹)에 반기를 드는 인물들에 대한 탄압과 숙청이 이어졌습니다.

자메는 비판자들을 "아홉 자 깊이의 구덩이에 파묻어 버릴 것"이라고 위협하는가 하면 구금 중 숨진 인권 활동가에 대한 조사를 요구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지옥에나 가라"라고 욕설을 퍼부었습니다.

인권단체들은 자메 정부에 반대하는 인사들이 악명높은 '마일 투 감옥'에 투옥돼 갖은 고초를 겪는 것으로 의심하는 가운데 크리스토프 헤인스 유엔 특별조사관은 "대통령에 직접 보고하는 국가정보국 요원들이 이곳에서 고문과 처형을 자행한 증거를 입수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조사관은 그러면서 자메 정부가 "사법기구의 독립을 방해하고 정당한 법적 절차를 거부하며 재판 전 불법 구금 등을 자행하고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현지 한 야당 인사는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에 "자메에게 있어 국가 보안기관은 개인 도구이며 그는 이 도구를 이용해 그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인사들을 체포하며 감비아를 통치하고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윤영현 기자yoo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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