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협, FA 등급제-DL 도입 밑그림 착수

2016. 12. 3.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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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등급제 구체적 논의… 구단들도 기류 바뀌어
DL 도입, 엔트리 유연성-FA 공급 확대와 연관

[OSEN=김태우 기자] 프로야구 선수협회가 매년 불합리성이 지적되는 프리에이전트(FA) 제도에 대한 구체적인 개선 방안을 만들기로 했다. 아울러 부상자 명단(DL) 도입 등 세부적인 방안에 대한 연구도 들어갔다. 선수협 주도의 드라이브에 KBO(한국야구위원회) 및 구단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관심사다.

사단법인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는 2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총회를 열고 주요 안건을 의논했다. 선수협의 내년 예산 및 비활동기간 엄수 안건이 의결된 가운데 오히려 선수들의 관심을 모은 것은 FA 등급제와 DL 도입이었다.

총회에 참석한 한 선수는 “FA 등급제에 대한 대략적인 설명이 있었다. 다만 어떤 식으로 하겠다는 구체적인 이야기는 없었다. 다만 선수들 전체적으로 등급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공감대는 있었다. DL도 반드시 필요한 제도다. 부상을 당하고 싶어 당하는 것도 아닌데 DL이 없으면 선수들이 움츠려 들게 되어 있다. 경기력이 떨어지는 숨은 원인”라고 말했다. 여기에 군 복무 기간의 등록일수 일부 반영 등도 선수들이 관심을 가지는 주요 부분이다.

이호준 선수협 회장도 “선수들의 인식이 바뀌고 있다. FA 취득 기간을 짧게 하는 것보다는 등급제와 DL 도입 등 다른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다. ‘다 같이 잘 되자’라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고 인정했다. 등급제는 모든 선수들의 공평한 FA 자격 행사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DL은 실질적으로 FA 취득 기간을 줄이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어 대안으로 거론된다.

등급제는 최근 들어 매년 이야기가 나오고 있으나 구체적인 도입 논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선수협 측에서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연구하고 있으나 구단들의 반응이 미지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 구단들의 기류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는 게 선수협의 기대감이다. 이에 선수협은 기준을 좀 더 정밀하게 만들어 이를 협상 테이블에 올리겠다는 방침이다. 이 회장은 사견을 전제로 “연봉이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연봉을 기준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선수는 현재의 보상선수 제도를 유지하되, 그렇지 않은 선수들은 보상선수 제도를 철폐해 운신의 폭을 넓혀주자는 것이다. MLB에서 시행하고 있는 퀄리파잉오퍼도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다. 한국적으로 응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구단들도 알짜배기 선수를 보상선수 출혈 없이 영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마냥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다. 단기적으로 손해를 입은 구단이 나올 수는 있어도 장기적으로 보면 손익은 거의 비슷해진다.

DL은 현장 코칭스태프에서도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다만 바라보는 지점이 조금 다르다. 코칭스태프들은 현재 2군에 내려가면 무조건 열흘을 뛸 수 없는 제도가 불합리하다고 보고 있다. 선수들이 무리해서 뛰게 돼 오히려 손해라는 주장이다. 투수는 부작용이 있을 수도 있으니 야수에 한해 5일이나 7일짜리 DL이 합리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다.

선수들은 등록일수 산정이 관심사다. 현행 제도라면 부상을 당하면 그만큼 등록일수가 깎인다. 향후 FA 자격 취득에 큰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 이에 경기 중 부상에 한해 등록일수는 인정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MLB에서도 DL은 이러한 효과를 주는 경우가 있다. FA 제도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등급제와 같이 묶여 논의될 가능성도 힘을 얻는다. 

DL이 도입되면 FA 자격 취득 기간이 짧아질 수 있고, 더 많은 FA 선수들이 시장에 나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공급이 많아지면 과열된 FA 시장도 조금은 진정될 가능성이 생긴다. 선수협이 현행 대졸 8년, 고졸 9년이라는 기간에 집착하기보다는 DL을 우회로로 선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렇다면 KBO나 구단도 검토할 만한 사안이 될 수 있다. 선수협이 얼마나 근사한 모델을 만들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는 지적도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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