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지하역사, 12명의 영정사진, 그리고 인권

한명희 인권운동가 입력 2016. 12. 3. 13:12 수정 2016. 12. 4.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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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광화문공동행동…36.5도의 우리가 만든 365일의 하루하루를 함께 만들어주세요

[미디어오늘 한명희 인권운동가] 4년 전 광화문지하역사에서는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이 함께 살기위해, 지금 이 사회에 균열을 내려 하였다. 당시 대통령 선거의 시기 모두의 관심이 뉴스와 이것저것 터져 나오는 이슈로 이목이 집중 되었다. 당시에도 이 광화문역사 부근 태평로에는 수많은 농성장들이 있었다. 해고된 노동자가 다시 공장에 돌아가기 위해 그리고 함께 일했던 그들의 동료를 추모하기 위하여 분향소가 대한문 앞에 차려졌고 살을 에는 추위에도 높은 전광판 위에 올라가 고공 농성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2014년에는 광화문광장 지상에 세월호 농성장이 들어오게 된다. 광화문의 거리인 태평로는 정말 태평하지 않은 사람들이 점차 모이기 시작한 것이다.

올해도 뜨거웠던 2016년이였다. 인권의 10대뉴스로 뽑혀진 사안 하나하나들 모두 낯선 구호들은 없을 것이다. 그간의 한국사회의 케케묵은 문제들이 수면위로 올라왔었던 것뿐이며, 그리고 무참히 아주 오래도록 차별받아 왔기에 언제 터질지 모른체 지금 생겨난 문제이기도 하겠다. 인권의 뉴스에 뽑혀진 모든 후보는(구호들은) 아주 먼 문제가 아닌 바로 지금 우리 옆에 생생하게 울려퍼지는 소리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 구호를 외치기 위해서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 아주 오랫동안 싸워왔다. 그 사안 하나 하나들이 또렷이 모두가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해서 각자의 공간에서 다른 모습으로 모여 외쳐지고 있었던 것이다.

▲ 2015년 8월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제 폐지 농성 3주년 투쟁선포와 국무총리 면담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의 인간다운 삶을 위한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 폐지 투쟁은 사회적인 약자를 차별하는 것, 인간을 권리의 주체가 아닌 시혜와 동정의 시선으로 먼저 재단하고 판단하는 것을 거부한다. 가장 차별하기 쉬운 사람을 차별하는 세상은 결국 모두를 등급으로 매기고 차별하는 세상이다. 지금 현재 사회에의 속도에서 사람들은 끊임없이 생존의 기로에서 밀려난다. 그들은 장애인거주시설에 산 좋고 물 좋은 곳에 방치되고 혹 누군가는 거리에서 노숙생활을 하게 된다.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이 차별받지 않은 세상에서는 노동자가 공장에서 쫓겨나지 않은, 세월호의 아이들의 정부의 명확한 진상규명과 사과를 받는, 사랑이 혐오가 되지 않는, 누구도 쫓겨나지 않는, 인간에 대한 가치와 존엄이 우선되는 세상일 것이다 그 각자의 공간에서 투쟁의 간극을 좁히는 것이 우리가 말하는 연대이다. 이 사안들을 연결시키고 우리가 함께 살기위해서 우리들이, 인권의 10대뉴스를 선정하여 우리가 좀더 그 사안들을 집중하고 함께 모을 필요가 있다. 그 간극을 더욱더 좁혀가는 것이다.

광화문지하역사의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제도에 의해서 돌아가신 12명의 영정사진이 머무르고 있는 터전은 살아서 남기고간 많지 않았던 자리만큼이나 작지만 소박하게 채워져 있다. 그것이 못내 속상하고 억울하여 국화꽃 너머에 보이는 그들의 얼굴이 일렁이게 보인다. 공간을 지켜간다는 것은 어쩌면 소중한 내 일상을 조금 더 들여다보는 것인지 모르겠다. 어떠한 후보가 선정되던 그 이야기들을 지키기 위해서 함께 만들어간 과정을 보았으면 한다. 각각의 일상들에 관심을 기울여 주었으면 한다. 이것은 어떤 사안의 문제뿐만 아니라 그들 각각 삶을 들여다보는 것이기도 하다.

하루를 살아간다는 것, 행복한 일상이라는 것은 무게를 잴 수 없듯 어떤 가치있는 삶과 그렇지 않음이 나뉘어져있는 것은 아니다. 모두의 하루는 그렇게 중요하다. 이 인권의 뉴스의 후보들 모두에게는 각각 아직 하지 못한 할 말이 아주 많이 남아있을 것이다. 함께 싸웠던 손끝까지 저려오는 이 투쟁의 슬로건들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인권의 10대뉴스의 투표로서 많이 알려주시면 좋겠다. 어색하지만 서로에게 두드리는 그 일상으로의 초대의 문을 통해서 이후에는 10대 뉴스 보다 더 확장되고 더 많아진 우리들의 사안들을 알 수 있었으면 한다.

※ ‘2016 인권 10대 뉴스’를 뽑아주세요 http://hrmeet.wixsite.com/hr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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