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길 원한다면 진짜 사랑을 해봐

한국일보 2016. 12. 3.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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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하루의 절반, 우리와 12시간 차이가 나는 곳에 위치한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 이 곳에서 일한 지 4년, 웨이터 경력 40년의 마리오(75)씨는 자신을 60년 연애경력을 가진 사람이라 소개하며 웃는다. 그녀: 행복은 진짜 사랑하는 거야. 행복하길 원한다면 진짜 사랑을 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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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뻡씨의 행복여행 28 - 아르헨티나
상상 속의 이과수 폭포는 고요했다. 강물의 정적만이 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하늘에서 바라본 이과수폭포는 모든 것을 삼켜버릴 만큼 압도적이었다.

정확히 하루의 절반, 우리와 12시간 차이가 나는 곳에 위치한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내의 숙소로 들어가는 길에 심장을 때리는 북소리가 들린다. 광장에 들어서자 사방에서 시위 행렬이 이어진다. 연금개혁과 관련된 시위라 한다.

이곳 아르헨티나에서도 노동자들의 강렬한 저항이 끊이지 않는다. 길에서 만난 폴로는 ‘우리는 개혁과 함께 싸워야 해. 정상적인 연금제도를 위해 끊임없이 권리를 주장하는 중’이라고 한다. 눈길을 시위에 고정한 채 낯선 그곳에서 그렇게 길을 잃었다.

탱고를 빼고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말할 수 있을까. 그들에게 탱고는 춤이자 시이며, 삶 자체다. 거리 곳곳에서 탱고를 볼 수 있을 만큼 생활 가까이에 있다.

이민 온 유럽 출신 부두 노동자들이 고단한 몸과 고향에 대한 향수를 달래기 위해 서로 부둥켜 추던 춤이 탱고라 한다. ‘산 텔모’나 ‘라 보카’지역이 탱고의 고향이 된 것도 이민자들이 모여 사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탱고를 보는 시선이 사뭇 진지한 이유다.

라 보카에 정착한 이들은 선박에서 남은 목재와 페인트를 가져와 거처를 조성했다. 비와 바람을 피할 곳이 필요했다. 특히 작은 길 골목이라는 뜻을 가진 카미니토 지역은 가장 강한 원색이 칠해져 있다. 그곳에서 탱고를 추는 사람들을 만났다.

토요일 늦은 밤 한 귀퉁이 술집에서 영화 ‘여인의 향기’ 속 음악의 연주가 흐른다. 예전에는 발 디딜 틈 없었지만 이젠 낡은 바이다. 이 곳에서 일한 지 4년, 웨이터 경력 40년의 마리오(75)씨는 자신을 60년 연애경력을 가진 사람이라 소개하며 웃는다.

마리오: 일자리가 많지 않은 아르헨티나에서는 웨이터 또한 중요한 직업이야. 젊은이들도 아르바이트가 아닌 정식 직업이란 자부심을 갖고 오랫동안 종사하지.

춤이 시작됐다. 모든 것이 마지막인 것처럼 춤을 춘다. 마리오에 따르면 탱고는 이별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열정적이다. 한 곡이 끝나면 상대가 떠나게 되니 자신의 열정을 다 보여주어야 한다.

배움 31: 진짜 사랑이 행복이다.

춤이 끝난 그녀가 자신의 행복철학을 이야기한다.

그녀: 행복은 진짜 사랑하는 거야. 조건 없는 무조건적인 그게 바로 사랑이고 그게 바로 행복이지. 행복하길 원한다면 진짜 사랑을 해봐. 필요해서가 아니라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진심으로 누군가를 또는 무엇인가를. 사랑하는 순간 네가 주인공이 되고 어떤 신념, 어떤 사실들도 너를 꺾을 수 없지. 그게 널 행복하게 만들 거야.

요즘 사랑은 비즈니스가 개입된다. 상대의 능력이나 조건을 본다. 그녀의 말은 사랑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어쩌면 무엇을 가졌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미 가진 것에 대한 마음,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을 진심으로 대하는 마음, 그 종이 한 장의 차이가 모든 것을 바꾼다는 이야기인지도 모르겠다.

세상의 끝 우수아이아, 드디어 지구 최남단 항구도시 우수아이아에 닿았다. 실연당한 사람들이 슬픔을 두고 온다는 곳, 남미 대륙의 마지막 등대가 보인다. 조금 더 가면 남극이다.

행복할 줄 알았는데, 문득 슬픔이 몰려왔다. 한국이 그리워져서인지 모르겠다. 등대를 돌자 또 다시 육지다.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세상의 시작이다. 어쩌면 지금 이 순간도 새로운 시작이지 않을까. 이제 다시 시작이다.

행복여행가 김뻡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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