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 'No.5' 지킬수 있을까..고속철도 놓고 정부와 씨름

김혜지 기자 2016. 12. 3.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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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이 시그니처 향수 'No.5'(넘버파이브)의 고유한 향기를 지키기 위해 프랑스 정부와 한바탕 씨름을 벌이고 있다. 프랑스 국영 철도회사(SNCF)가 유서 깊은 향수 도시 '그라스'의 재스민 밭 위로 고속철도(TGV)를 설치할 계획을 발표하자 샤넬이 반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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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국영철도,재스민 밭위로 TGV 건설 검토..반발
명품 브랜드 샤넬(CHANEL)의 대표 향수 'No.5'. (자료사진)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샤넬이 시그니처 향수 'No.5'(넘버파이브)의 고유한 향기를 지키기 위해 프랑스 정부와 한바탕 씨름을 벌이고 있다.

프랑스 국영 철도회사(SNCF)가 유서 깊은 향수 도시 '그라스'의 재스민 밭 위로 고속철도(TGV)를 설치할 계획을 발표하자 샤넬이 반발한 것이다.

영국 BBC에 따르면 샤넬은 1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SNCF가 발표한 고속철도 신설 계획이 현실화한다면 지난 100여년 간 넘버파이브 향수의 주요 원료를 생산해 온 그라스의 공방 지원을 중단하고 이곳에서 철수하겠다고 선포했다.

SNCF는 지역 발전을 위해 고속철도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샤넬은 철도 건설이 재스민 밭의 수확 결과물을 변질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라스는 끝없이 펼쳐진 재스민 밭으로 유명한 '향수의 수도'다. 이곳의 재스민은 특별히 품질이 좋고 향기가 훌륭해 샤넬 넘버파이브의 주요 원료로 이용돼 왔다.

샤넬의 창업자인 코코 샤넬은 1920년 코트다쥐르의 푸른 해변가로 여름 휴가를 떠났다. 샤넬은 해변가 인근 그라스에서 우연히 천재 조향사 에르네스트 보를 만난 뒤부터 이 도시에서 꾸준히 넘버파이브를 생산해 왔다.

전통은 지금까지도 이어져 샤넬 향수 생산 공정을 담당하는 장인들의 공방이 그라스에 존재한다.

이는 수십년 간 지역경제를 먹여 살리는 역할을 해왔다. 샤넬 향수 30㎖를 만들기 위해서는 재스민 꽃 1000송이가 필요하다.

프랑스의 '향수 도시'인 그래스에서 생산한 재스민 한 바구니. © AFP=뉴스1

하지만 SNCF에 따르면 관광지로 유명한 마르세유부터 니스까지 프랑스 남부를 동서로 쭉 잇는 교통로는 국가에서 가장 혼잡하다. 두 도시 간 통행 시간을 1시간 가량 줄일 수 있는 고속철도 신설이 그 어느 곳보다 시급하다는 설명이다.

팽팽한 줄다리기 속에서 애먼 그라스 주민들과 장인들이 긴장하고 있다.

소비자들과 외신도 양측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샤넬이 그라스에서 철수하고 원료를 바꾼다면 한 세기 동안 이어져 온 상징적인 향수 향기가 자칫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샤넬은 성명에서 그라스에서 생산되는 꽃이 "유일무이하고 특출나다"면서 "샤넬 향수를 창조하는 데 필수 불가결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재스민 밭 위로 지나가는 고가교 건설과 고속철도 정기 운행은 회사로 하여금 지역 장인 활동에 대한 지원을 멈추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icef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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