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빵]우리가 놓쳐서는 안될 '탄핵'과 '하야' 총정리

홍재의 기자 2016. 12. 3.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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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왕 김꿀빵]9일 '탄핵'이냐, 내년 4월 '하야'냐.. 속지말아야 할 국민들

[머니투데이 홍재의 기자] [[설명왕 김꿀빵]9일 '탄핵'이냐, 내년 4월 '하야'냐… 속지말아야 할 국민들]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대국민 담화 (#3차_대국민_담와) 이후 며칠간 온 나라가 들썩였어. 그동안 '하야'라든가 '퇴진'에 관해서 언급하지 않았던 대통령이 마치 하야를 할 수도 있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했거든.

[박근혜 대통령 3차 대국민 담화]"제 대통령직 임기 단축을 포함한 진퇴 문제를 국회에 맡기겠습니다"

"여야 정치권이 논의하여 국정의 혼란과 국정의 공백을 최소화하고 안정되게 정권을 이양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 주시면 그 일정과 법 절차에 따라대통력 직에서 물러나겠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3차 대국민 담화 이후 인터넷을 떠도는 사진

사실상 12월2일을 탄핵 '심판의 날'로 봤던 국회의원들은 3차 담화 이후 두 갈래로 갈렸어. 대통령의 담화에 대한 해석이 나뉘었거든.

여당 의원들은 "대통령이 하야한다고 하지 않냐. 왜 탄핵을 시키니? 나라를 혼란으로 빠트리지 말고 우리가 대통령을 그만둘 시점을 정해주자"라는 입장.

반면, 야당 의원들은 "본인이 하야한다는 날짜를 못 박은 것도 아니고 시간을 벌려는 속셈이다. 오히려 국회의원들끼리 싸우게 만들어 혼란을 조장하려는 거니까 속지 말고 얼른 탄핵하자"라는 입장이 된 것이지.

여기서 잠깐! 우리가 여당의 편, 야당의 편을 들기 전에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몇 가지 사실들이 있어.

<핵심>
1. 대통령의 임기는 1년밖에 남지 않았다.
2. 대통령 탄핵을 진행하는 데는 최장 6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3. 여당이든 야당이든 목표는 다음 정권을 잡는 것이다.
4. 유력 대선 후보인 반기문 UN사무총장의 임기가 올해 말까지다.
5. 검찰은 해운대 엘시티 비리 혐의를 수사 중이다.
이게 왜 중요한지에 대한 이야기를 차차 하도록 하고, 일단은 지금까지 결정된 사안들을 정리해볼까.

여당인 새누리당은 3차 담화 이후 확실한 입장을 정했어. 내년 4월 대통령이 하야하고, 내년 6월 대선을 치르자는 것이지. 내년 4월까지 대통령이 물러나는 것을 사실로 정해놓고 그에 대한 준비를 하자는 거야.

이것도 나름의 논리가 있어. 당장 탄핵을 진행한다고 하더라도 헌법재판소에서 탄핵 찬반을 결정하기까지는 최장 6개월의 시간이 걸려. 그렇게 되면 내년 5월이 돼도 결정이 나지 않을 수 있어. 차라리 대통령의 하야를 기다리는 것이 더 빠른 대통령 퇴진이 될 뿐 아니라 국정 혼란도 막을 수 있다는 거지.

이 같은 입장을 당론(#우리당은_대동단결)으로 정했기 때문에 야당과 함께 대통령을 탄핵하겠다고 나섰던 비박계(#난_박근혜_대통령편_아님)의 입장도 애매해졌어.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회동하고 있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를 비롯한 몇몇 비박계 의원은 탄핵을 하지 말고 내년 4월 하야를 기다리자는 입장이야.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 등은 당장 탄핵에 참여하자는 입장이지.

3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더민주)과 국민의당, 정의당은 12월 9일에 탄핵안을 처리하기로 합의를 했어. 원래 더민주와 정의당은 2일에 탄핵을 하자고 했는데 국민의당의 반대 때문에 성공하지 못했지. 국민의당 도움 없이는 탄핵안을 발의조차 하지 못해. 더민주와 정의당, 무소속 표를 모두 합쳐도 134명뿐이거든.

<탄핵소추안 발의 조건>※국회 재적의원 과반수= 151명
(12월 2일 기준 현 국회의원 현황)

* 새누리당= 128명* 더불어 민주당= 121명* 국민의당= 38명* 정의당= 6명
* 무소속= 7명
그래서 야당 3당이 합의를 한게 12월 9일이야. 그럼 9일에는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을까? 이것도 미지수야.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전체 국회의원 수의 3분의 2인 200명은 최소 찬성을 해야해. 현재 새누리당 의원이 128명이잖아? 그러면 적어도 28명은 탄핵에 찬성해야 하거든.

대통령의 3차 담화 전까지만 해도 비박계가 탄핵에 같이 참여하기로 했었지. 근데 이들의 입장이 갈리면서 탄핵안 통과가 불투명해진거야. 국민의당이 2일에 탄핵 발의를 하지 말자고 했던 이유가 "200석 이상을 확보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인데 사실 9일에 발의를 한다고 200석을 넘을 수 있다는 보장이 없지.

그럼 대체 이 나라는 어떻게 흘러가게 될까? 청와대와 각 당의 입장을 한 번 정리해보자구.

대국민담화 발표 마친 박근혜 대통령/사진=뉴스1

◇청와대의 사정

청와대가 '이 정도로 전략적이었던 건가'라는 감탄이 나올 정도로 3차 대국민 담화의 타이밍은 정확했지. 풍전등화(#바람_앞의_촛불)인 줄 알았던 청와대도 LED 촛불(#배터리_가득)을 갖고 있었을 줄이야.

청와대로서는 최대한 시간을 확보하면서 여론이 진정되길 기다려야 해. 현재 검찰조사를 미루고 있는 것도, 국회에서 대통령 퇴진 시점을 결정해달라고 요구한 것도 바로 시간을 벌기 위함이지. 촛불민심이 시간이 흐르면 조금씩 누그러들고 분노가 사그라들 것이라는 판단이겠지?

그리고 대통령 임기만료가 곧 다가오잖아? 어영부영 시간만 잘 흐르면 중도퇴진하지 않은 임기를 다 채운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여기에다가 '개헌'이라는 카드와 '엘시티'라는 2장의 조커 카드도 들고 있어. 개헌이라고 하면 여러가지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대세는 4년 중임제야. 현재는 '5년 단임제'라 대통령이 5년 동안 대통령을 하고 나면 더 이상 할 수가 없지? '4년 중임제'는 4년을 한 뒤 또 다시 투표를 통해 당선이 되면 4년을 더 할 수가 있어.

미국과 같은 방식인데, 이 방식으로 바꾸는 데는 크게 반대하는 사람이 없을거야. 문제는 왜 지금 '개헌' 카드를 청와대가 내밀었느냐는 거야. 현 대통령이 도중에 퇴진하면서 차기 대통령의 임기가 줄어들고 단임제가 중임제로 바뀐다?

잘 생각해봐. 역사는 현 대통령을 어떻게 기록할까?

다음 대통령부터 바뀌는 제도 때문에 자신의 임기를 단축한 '혁신적인' 대통령으로 볼 수도 있는 거 아냐?(#국정교과서)

교육부가 28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청사에서 국정 역사 교과서 현장검토본과 편찬기준(안)을 언론에 배부하고 있다.

벌써 몇몇 국회의원들은 여기 동조하고 있어. "5년 단임제 실시한 이후 친인척 비리 한 번 없었던 대통령이 어딨니? 박근혜 대통령 문제가 아냐, 역시 문제는 단임제!"라는 논리지.

'엘시티 비리' 카드는 아직 수사 중인 사안이라 쉽게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데, 항간에 떠도는 소문에는 정치인뿐 아니라 엄청 많은 권력자들이 이 비리와 연관이 돼있다고 해. 청와대에서 이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자칫 청와대에 총을 겨눴다가는 '엘시티 비리'와 엮여서(#혼자_죽지_않아) 자기 목이 먼저 달아날 수도 있다는 얘기야.

2차 담화 이후 '조용'하던 청와대가 11월 16일 별안간 "검찰은 엘시티 수사를 철저하게 해서 연관된 사람을 엄하게 다스릴 것"이라고 말한 게 바로 이 신호라고 전문가들은 해석하고 있지.

'국정농단 공범 새누리당, 너희도 탄핵감'/사진=뉴스1

◇여당의 사정

현재 새누리당 당사에는 '국민 여러분 한없이 죄송합니다. 하루라도 빨리 국정을 수습하겠습니다"라는 현수막이 걸려있어.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로 약 10년간 정권을 잡아온 새누리당의 다음 목표는 당연히 다음 대통령도 여당에서 배출하는 것이지.

그럴려면 1. 최대한 현 정부의 잘못을 잘 포장해야 하고 2. 국민의 여론 눈치를 잘 봐야 하고 3. 다음 대통령이 될 사람을 잘 밀어줘야 한다고.

'보수'를 대표하는 새누리당은 현재 양 갈래로 갈려있어. '난 박근혜 대통령편'을 선언한 친박계와 '난 보수지만 대통령편은 아냐'라는 입장인 비박계야. 현재 새누리당 지도부가 친박계이기 때문에 친박계를 '주류', 비박계를 '비주류'라고 부르기도 해.

현재 '주류'와 '비주류'라고 불리지만 둘의 목표는 같아. 권력을 잡는 것이지.

친박계는 권력을 지키기 위한 방법으로 위에서 밝혔던 1번 '최대한 현 정부의 잘못을 잘 포장하려'는 모양새야.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 탄핵을 있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지. 국민의 여론이 워낙 뜨거우니 대통령 퇴진 자체를 반대하진 않지만, 대통령의 '권위'가 최대한 실추되지 않으면서 퇴진하길 바라는 거야.

11월30일 '최순실 게이트' 진상조사를 위한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정조사)가 열렸거든. 여기서도 그와 같은 모습을 엿볼 수 있었어. 친박계 국회의원으로 분류되는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의 발표에서 분명히 드러났지.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대통령과 그 측근세력이 잘못했다고 해서 그 반대쪽 세력이 완전히 정의로운 세력이냐. 오히려 (반대쪽이) 정의로운 세력으로 둔갑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5년 단임제가 시행된 노태우 전 대통령부터 역대 정권마다 한번도 빠짐없이 이와 유사한 비리가 있었다. 이명박 정부에서 미소금융 재단으로 2659억원, 노무현 정부 때 사회공헌 사업으로 1조9000억원 모금했다. 김대중 정부 때는 대북 비료 보내기 사업 100억원. 우리가 늘 의혹을 갖고 있는 핵개발하는 적의 세력에 4억5000만 달러도 나갔다고 한다."

결국 대통령 측근 비리의 원인을 '5년 단임제'로 돌리면서 '개헌'을 하는 것이 답이라는 논리야.

비박계는 조금 더 국민 눈치를 보자는 입장이야. 그래서 탄핵에 찬성하는 세력도 있고, 처음에는 탄핵에 찬성했다가 마음을 바꾼 세력도 있어. 같은 '보수'지만 '나는 그들과 다르다'는 걸 앞세우는 쪽이지.

여기에 또 하나. 여당으로 합류할 것으로 보이는 반기문 UN 사무총장의 존재야. 그의 임기는 올해 말까지지. 만약 박근혜 대통령이 당장 하야를 선언한다면 60일 내에 대통령 선거를 치러야 해. 반 사무총장이 선거에 나가기 애매할 뿐더러 사전 작업도 충분하지 않아. 여당이 반 사무총장을 다음 대통령으로 밀기 위해서라도 대통령 퇴진은 늦어질수록 좋아.

'탄핵 제동'에 목타는 추미애 대표/사진=뉴스1

◇야당의 사정

'권력을 잡는 것이 목표'라는 부분만을 봤을 때, 야당은 올해 승승장구한 것이나 다름없어. 일단 국회의원 총선에서 예상을 깨고 더민주가 다수당이 됐고, 야당 3당을 합쳐서 결국 국회의원 의석의 57%가량을 차지했어.

과반 의석을 확보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최순실 게이트'가 펑! 하고 터졌고, 대통령 지지율은 4%까지 내려갔지. 약 10년간 여당에 내줬던 정권을 찾아올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 셈이야.

과연 야당 입장에서 1년 남은 대통령의 임기가 중요할까? 아냐. 다음 정권을 잡는 것이 더 중요해. 권력에 눈이 멀었다고? 그렇다고 말할 수도 없지. 정권을 일단 잡아야 자신이 뜻하는 걸 추진할 수 있는 거니까.

1차 촛불집회가 열렸을 때만 해도 더민주가 대통령 탄핵에 소극적이었다는 사실을 떠올려봐. 야당의 유력 대선 후보인 문재인 전 대표가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은 퇴진하라"고 요청한 게 11월15일이야. 3차 촛불집회에 100만명 이상의 시민이 광화문으로 몰려든 다음이지.

촛불집회가 5주 연속 열리고 난 뒤에야 야당이 탄핵을 추진하는 것도 그만큼 계산기를 두드렸다는 뜻이야. 이미 승기를 잡고 있는데 섣불리 움직였다가 상대에게 기회를 내줄 수 있으니까. 그만큼 더 신중한 것이지.

지금은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는 여론이 너무 거세기 때문에 야당으로서는 부담 없이 탄핵을 추진할 수 있게 됐어. 만약 9일에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않는다고 해서 야당이 상처를 받을까? 꼭 그렇다고 볼 수도 없어. 국민들은 오히려 탄핵안을 반대한 여당을 욕할 가능성이 크거든. 야당으로서는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상황이야.(#속_터지는_건_국민뿐)

오히려 이들은 3개 야당 사이의 내부 싸움에 서로 눈치를 보고 있어. 현재 야당 중에서 가장 국회의원이 많은 더민주는 현재 갖고 있는 주도권을 내주지 않으려는 게 목표일 것이고, 국민의당은 세력을 크게 만들어 주도권을 빼앗아 오려고 할테고. 특히 국민의당의 경우에는 새누리당이 분열될 경우 일부 세력을 흡수할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을거야.

◇시민의 사정

국민들은 매 주말마다 '이게 나라냐'는 종이와 촛불을 들고 광화문 광장으로 향하고 있어. "나라 쫌! 제대로 쫌!"이라는 생각뿐 일거야. 깨어있는 시민의식을 이번에 증명했지만, 이 다음에 또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으려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 같아. 정치에 관심을 갖고 시민의 힘을 '늘' 보여줘야 하는거지.

더욱 정신 차려야 하는 예를 한가지 알려줄게. 11월30일 열린 국정조사 1차 기관보고에서 있었던 일이야. '최순실 게이트'를 낱낱이 국민에게 알리는 첫 자리였어. 초반부터 서로 싸우고 이런 일이야 예상했다고.

근데 아래 사진을 봐바. 한 의원이 자신에게 발언을 하게 해달라고 열심히 위원장에게 조르고 졸라 마이크를 잡고 말을 한 뒤 바로 포털사이트 '다음'을 검색하더라. 자신의 이름을 말이지. 그리고는 자기 비서에게 보낸 문자야.(#연예인병)

그 이후로도 자기가 발언할 때마다 포털사이트에 자기 이름을 검색해서 실시간 검색어 몇 위에 올랐나를 확인하더군. 이 사진의 주인공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다음날 결국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는… 국정조사가 국민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잘못한 사람을 심판하기 위한 자리인지, 자신의 인기 올리기 위한 자리인지 그것부터 확실히 해줬으면 좋겠어.

지난번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심판 때는 국회를 통과한 뒤 헌법재판소 판결이 날 때까지 64일이 걸렸어. 이례적으로 빠른 결정이라는 판단을 받았던 때인데, 그렇게 대입해보더라도 12월9일 탄핵안이 통과하고 나면 내년 2월이 넘어야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나올거야.

여당의 목표대로라면 내년 4월이니 우리에겐 최소 2개월, 길게 보면 5개월 이상 기다려야 하는 셈이지. 그동안 가슴만 치고 있지 말고 정신을 똑바로 차리자고. '부패한' 정치인이 가장 좋아하는 건 '정치에 관심을 끊은 국민'이고 가장 싫어하는 건 '깨어있는' 국민이니까.

홍재의 기자 hja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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