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NG] [시사 순수예술상] 칠순 어르신 '새마을 노래' 패러디 차하

이경희 입력 2016. 12. 3. 07:57 수정 2016. 12. 3.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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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양리혜 기자]
상상력으로 암울한 현실을 다시 살아낼 힘을 얻자는 취지에서 마련한 ‘TONG 시사 순수예술상’ 세번째 주장원이 선발됐습니다. 수상작은 을지문덕의 ‘여수장우중문시(與隋將于仲文詩)’를 패러디한 한시 ‘증최우계근혜시(贈崔友鷄饉?詩)’입니다. 차상은 고2 학생이 쓴 정철의 가사 작품 ‘속미인곡’의 패러디인 ‘속 없는 미인곡’, 차하는 칠순의 어른신이 쓴 '새마을 통일가'로 1970~80년대를 주름잡은 ‘새마을 노래’를 패러디한 '노가바(노래 가사 바꾸기)'입니다.장기화된 ‘밀당’ 정국으로 피로도가 높아져서인지 응모작이 줄어들어 당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TONG 시사 순수예술상에 적극적으로 응모하시길 바랍니다.

[심사평] "초등학생부터 칠순 어르신까지, 세대 초월한 열정 고무적"
◇심사위원=통SIRI(인공지능 비선실세)

응모작 기근으로 3~4주차를 합산해 당선작을 내게 되었다. 총 9점의 응모작이 들어왔다. 초등학생부터 칠순의 어르신까지 다양한 지원자가 열정적으로 응모한 것은 고무적이었다. TONG이 청소년이 만들고 청소년을 타겟으로 하는 매체이지만 디지털 세상에서는 경계 없이 확산됨을 알 수 있었다. 다만 웃고자 만든 상인데 골계미 보다는 비장미가 넘치는 작품이 다수인 점은 다소 아쉬웠다.

고심 끝에 장원으로 올린 작품은 을지문덕의 ‘여수장우중문시’를 패러디한 ‘증최우계근혜시’다. ‘여수장우중문시’는 고구려 을지문덕 장군이 612년 ‘수나라의 장수 우중문에게 보내는 시’로, 적의 사기를 떨어뜨려 살수대첩 승리를 이끌었다는 전설의 한시다. 경상도 식으로 말해 “고마 해라”는 메시지를 담은 4행짜리 오언고시(五言古詩)다.

장원 수상작 ‘증최우계근혜시’도 을지문덕이 던지는 메시지와 상통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주말마다 촛불을 드느라 주5일은커녕 6일제 생활을 하며 지쳐가는 국민들의 “고마 내려와라”는 마음을 딱 네 줄 오언 한시로 적확하게 표현한 작품이다. 한자로 번역한 고충, TONG 시사 순수예술상 제정 이래 (3주만에) 새로운 장르를 선보인 신선함을 고려해 장원으로 올렸다.

차상으로 건져올린 김바다(광주 경신여고 2) 학생의 ‘속없는 미인(微人)곡’은 무려 62행에 달하는 4·4조(3·4조) 가사 장르 작품이다. ‘올바른 역사 교과서’가 도마에 오른 시점에, 한국 근현대사의 어두운 면을 스리슬쩍 집어넣어 비틀었다.

마지막 차하의 영광은 칠순을 넘었다는 손홍익 선생이 쓴 ‘새마을 통일가’에 돌아갔다. 박정희 전 대통령 당시 새마을 운동을 독려하기 위해 만든 ‘새마을 노래’를 패러디한 것이다. 1972년 발표된 이후 90년대까지 곳곳에서 울려 퍼졌던 노래가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가사로 바뀐 것이 의미심장하다.

아깝게 당선권에선 밀려났지만 서정주의 ‘자화상’을 패러디한 ‘음화상(陰畵像)’도 완성도가 높았던 작품이라 언급하지 않고 넘어가기 어려워 전문을 소개한다.

■음화상(陰畵像)

「그네는 통(統)이었다. 지지율이 바닥을 기어도 물러나지 않았다.
먼 별처럼 냉랭한 민심과 광화문(光化門)의 촛불만이 있었다.
무당은 갇히고서도 국밥 한그릇을 뚝딱 비워냈으나…… 차벽으로 막힌 길 위에서
까맣게 타들어가는 군중의 마음.
병신년이라던가 덕국(德國)에 가서는 돌아오지 않는다 하는 특례입학생의 수많은 결석일수와
과분한 학점에 아이들은 헛웃음만 나온다.
세기가 지나도록 공화국의 팔할엔 바람만 들었다.
의혹은 까도까도 불어나기만 하더라.
어떤 이는 시국에 대해 샤머니즘을 말하고
어떤 이는 세태를 두고 상고시대를 말하나
모리배들은 아무것도 뉘우치지 않더라.
찬란히 틔워오는 어느 아침에도
민초들의 이마에 맺힌 이슬은
피땀이 되어 흐르는데
소환되고서도 팔짱 낀 채 느긋한
권력의 개는 웃어나 대다 집으로 간다.」

또 ‘나랏혼이 버벅거리뎐’(해동갑)도 완성도 높은 시로 눈길을 끌었다.‘이 나라는/ 지구 밖 오랑캐가/ 점령하고 있었으니// 부모 잃고/ 말 못하는 벙어리// 오랑캐의 입을/ 꺼벙꺼벙/ 흉내만 내고 있었으니// 벙어리가 차접을 맡은 꼴이구나(하략)’차첩(차접)은 조선시대 하급 관원에게 내리던 임명장으로, ‘벙어리 차첩을 맡았다’는 속담은 옳고 그름을 가려야 할 입장에 있어도 두려워 감히 말을 못한다는 상황을 가리킨다. 다만 근래 촛불집회에서 나타난 ‘평등한 연대’의 거센 물결, 즉 여성·장애인·청소년 등을 비하하지 말자는 흐름에 동참하는 뜻에서 당선권에서는 제외했음을 밝힌다.
[사진=중앙포토]
광주월봉초등학교 6학년 7반 학생들이 단체로 응모한 ‘촛불에서 찾은 희망’은 EBS와 월드비전이 제작한 ‘교실에서 찾은 희망’이라는 곡의 노래 가사 바꾸기 작품이다.

‘박근혜 처벌해 최순실 처벌해/ 공범도 다같이 모두 처벌해야 해요(중략) 조금의 촛불이면 모두 행복해져요/ 우리가 밝은 세상 만들어 봐요’

원곡은 매우 착하고 순수한데, 한 학급 어린이들이 다 같이 모여서 이런 가사를 쓰고 있었을 풍경을 떠올리니 이러려고 심사위원 됐나 자괴감이 들고 괴로웠음을 밝힌다.

장원을 받아봐야 모바일 문상 3만원인데 한 반 다 나눠 무얼 하겠나 싶어 수상의 영광은 차마 주지 못했다. 대신 중앙일보에 견학을 오면 TONG 기자들이 직접 안내하거나, 반대로 진로 특강을 원한다면 기자를 6학년 7반에 파견하도록 조치하겠다. TONG의 자매 매체인 소년중앙 위클리(sojoong.joins.com)도 기념으로 한 부씩 안겨드리겠다.

그 밖에 영미권 전래동요 마더구스에서 착안한 ‘What are dead man made of?’(김승환)는 영문으로 된 작품이라 인상적이었다. 언급하지 못한 응모자를 포함해 모두에게 감사 말씀을 전하며 심사평을 마친다.


[장원 당선자 인터뷰]
장원 수상자인 우승맹구는 지난 2회차 시사예술상에서 볼빨간 사춘기의 노래 ‘우주를 줄게’를 패러디한 동명의 가사로 차상을 차지한 바 있다. 두 번의 도전 끝에 장원의 영광을 차지했다.

■[장원 수상작] 증최우계근혜시(贈崔友鷄饉?詩)
(흉년이 들어 닭이 성을 내니, 최 씨의 벗에게 주는 시)
-우승맹구

「신기구천문(神氣究天文)

귀신같은 기운은 하늘의 이치를 다하였고

묘산농민심(妙算弄民心)

기묘한 계책은 백성의 마음을 가지고 놀았다

소민의기고(?民意旣高)

깨어난 백성의 뜻은 이미 드높으니

지수원운하(知羞願云下)

부끄러움을 알면 내려오는 것이 어떠한가」

■우주를 줄게(지난주 차상 수상작)
-우승맹구

「뇌물을 너무 많이 먹었나 봐요
국민이 막 데모해서 잠은 잘 수가 없어요
한참 뒤에 열애설 뿌리면
난 계속 여왕 해먹겠죠세월호 아이들 소식에
나는 또 잠수 타려했죠
일곱 시간 날린 난 마치
여왕이 된 것만 같아요
난 무당 불러 사상의 힘을 쓸거야
우주기운 다스려 아이들 살아나게 할거야

cause I’m a magic queen 우주기운
cause I’m a 세금 queen 좀더걷어
과다한 세금 좀더 걷어 내놔 내 세금을
cause I’m a 세금 queen anywhere 더 걷어
cause I’m a magic queen anywhere 다 내꺼
저 멍청한 가축들 나의 세금줄

like a 순실 내대신 글써줘
대통령은 뭘 하는지 몰라
I don’t know
총리나 비서가 대신 다 해줘서 나는 또 해외로
떠나 잠수 타니까
마냥 땡땡이만 한 게 아냐
준비가 되면 우주 기운 전세계로 전파
가축들 시위 하려고 해
또 열애설 준비해 시간 맞춰 뿌려
또 덮었네

저번엔 글쎄 메르스 확 퍼져서
대책은 찾는 척하고
병실 환자 모아 놓았죠
만약 일이 잘못돼 퍼지면
난 얼른 해외 도피 할래요

5년중 1년이 남아서
조금 더 세금 뽑아내고
비밀 통장 안에 넣어놔
난 여왕 되어 역사를 바꿔 버리고
헌법 또한 바꿔서 끝까지 나만 여왕 할거야

cause I’m a magic queen 우주기운
cause I’m a 세금 queen 좀더걷어
미개한 가축 멍청 해서 낚여 또 국민들
불만 있으 면 승마해 유라처럼
삼성 지원 해 주니까 승마해라
북쪽의 동무 대한 민국 줄게 내 나라를

아몰라라라라 아몰라라라라」

Q : 솔직히 정체가 궁금합니다. 여수장우중문시를 패러디한 것으로 보아 고교생이거나 졸업한지 얼마 되지 않았으리라 짐작은 합니다만.
A : 딱히 정체를 알리면서 저를 내세우고 싶진 않았기에 익명으로 신청했습니다.

Q : 대체 이 이름없는 상은 어떤 경로로 알게 되었나요.
A : 페이스북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Q : 아이디어는 어떻게 떠올리게 되었는지요.
A : 깊이 생각하거나 계획을 통해 한 것은 아니었고, 그저 당일 생각난 것이 있다면 그것을 일단 써보고 조금 수정해서 만들었을 뿐입니다. 근래 수상작 경향이 고전소설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 같아 시의 미를 다시금 일깨우고자 한시를 준비해봤습니다. 혹시나 장원이 되고 한시의 미학이 널리 널리 퍼져 '그 분'이 보게 된다면 어려움이 없도록 번역을 해두었습니다.

Q : 지난번 차상을 차지한 데 이어 드디어 장원에 등극하셨습니다.
A : 상을 목표로 하지 않았지만 장원에 등극해 기분이 좋긴 합니다. 하지만 지난번 장원의 글을 보고 세상엔 글을 잘 쓰는 친구들이 많다고 느꼈고, 그렇기 때문에 겸손해지려 합니다. [관계 기사] [TONG 시사 순수예술상] 장원 수상작 ‘순실전’ 전문
http://tong.joins.com/archives/36480

Q : 지난 작품과는 장르가 달라서 또 한번 놀랐는데요.
A : 장르는 처음에 시를 하려던 것이 아니었지만 국어 문제집을 보다가 문뜩 눈에 띄었던 시가 을지문덕의 ‘여수장우중문시’였습니다.

Q : 응모 메일에서 이번 작품에 도움 준 '한문충'이 있다고 하셨는데요. 작품 생산 과정, 들인 시간 등을 알고 싶습니다.
A : 한문을 좋아하는 친구, 이른바 ‘한문충’은 2명입니다. 둘 다 한문 자격증 2급입니다. 몇 가지 물어볼 때 도움을 받았습니다. 나머지 작업은 혼자서 했는데 약 50분 정도 지나서 끝마쳤습니다.

Q : 근래 발표한 박근혜 대통령 3차 담화, 어떻게 보셨나요.
A : 그분이 ‘왜 아직도 저기 서있나’ 싶었습니다. 로봇이 말하고 있기에 계속 보는 것을 그만두었습니다.

Q : 평소 시사에 관심이 많으셨나요?
A : 평소에 시사에 관심은 있지만 자세하게 알고 있지는 않습니다.

Q : TONG 시사 순수예술상이 우승맹구님에게 끼친 영향이 있다면.
A : 시사순수예술상은 저에게 삶의 여유를 주었습니다. 평소 글 쓰는 것을 좋아하던 터였는데 그런 제게 기회를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Q : 앞으로의 계획은요. 시사 글쓰기는 계속 하실 건지.
A : 원래 장난삼아 생각한 목표는 9번 장원하는 것이었는데, 계속 참여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아이디어가 떨어졌어요. 풍자를 만만하게 봤는데 큰코다쳤네요. 글 쓰는 사람들이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제 글을 보고 ‘피식’하고 웃어주신다면 다시 글을 써볼 생각은 있습니다.

Q :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전하고픈 말이 있다면.
A : 두 가지를 말하고 싶습니다. 언젠가 누군가가 그러더군요. ‘학생이면 공부나 할 것이지! 이런 건 어른들이 하는 거야!’라고 말입니다. 물론 이 말에 저는 동감했습니다. 학생이라면 당연히 공부를 해야 하고 나라에 이바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다른 생각도 들었습니다. 어째서 이 상황을 학생들이 참여할 수밖에 없게끔 만들었냐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뉴스에 나오는 촛불을 들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 안도감을 가지며, 뜨거운 심장을 가진 그분들을 응원하고 싶었다는 겁니다. 이 인터뷰 덕에 작은 소망 하나를 이루게 되었네요. 대한민국 힘내세요.

■[차상 수상작] 속없는 미인(微人)곡
*微:작을 미
-김바다(광주 경신여고 2)

「수험 생활 고달프고 한눈팔데 없사온데박씨최씨 사이좋고 우판서는 거만하여

나라꼴이 어지러워 내 한마디 읊자하니

부디 이 것 새겨 읽고 대통령은 하야하라

우리나라 역사로는 단군왕검 터잡으셔

삼국시대 거치고서 남북국대 이룩하니

후삼국 갈라지어 왕건께서 고려하사

역성혁명 일어나니 조선왕조 오백년이라

일제놈들 쳐들어와 부당조약 들이미니

원통하고 분한 중에 벌레놈들 날고긴다

이름 하나 대자하니 완용이씨 있다하고

한명만 더 대자하면 다카키가 있다한다

이네 이름 입 올리면 내 모가지 날아가고

무서우니 두루뭉술 친일이라 칭하리다

국민 피를 빨아먹던 이런 놈들 여전한데

기록이라 남기자니 그 것 마저 숨겨버려

역사책에 우리나라 일구사팔 시작됐대

첫 대통령 국부예찬 친일 흔적 흐리우니

임시정부 계승한단 헌법과도 모순 일세

아비 업보 숨기는 게 이런 효녀 따로 없네

그 교과서 안 고르면 그만이라 말하거늘

우리나란 역사교서 국정이라 대답하고

말도 안 돼 놀라마라 이 정도는 장난이고

불가역적 거론하며 거만하게 행동하니

박각하적 일구육오 굴욕외교 떠오르네

반총장은 칭찬하고 이의원은 끄덕이네

정작 피해 당사자들 속병 앓고 쓰러지니

당신께서 흘린 눈물 우리 국민 닦으리다

사월십육 기억하나 세월따라 잊혀졌나

팽목항 울음소리 그 깊이가 가이없네

내 님 잠긴 바다 속이 이보다 더 깊은가

나를 두고 잠긴 임은 어디까지 가오리까

출산율 급감하여 배(宮)에 새 애 태우거늘

배(船) 속 내 님 못 지킨들 그게 무슨 소용이오

세월 속에 잊으래도 세월 속에 갇혔도다

나랏님이 하신일이 살인밖에 더 되는가

삼백 명을 삼백 석과 맞바꾸고 공양했나

최씨 무당 개꿈 속에 가카 나와 말했는가

본인 아비 챙기는 게 심청이가 따로 없네

일곱 시간 일곱 교시 이화여대 가셨는가

신촌 바닥 배꽃잎이 만개하야 날리건데

평생교육 단과대학 지원사업 근본없다

역사 장사 못 족해서 학위 장사 하려는가

학도 몇명 일어서니 천육백은 웬 수인가

점거농성 시작하고 다시 만날 세계오나

배꽃향이 자욱하여 말마저도 헤매거늘

정씨 딸이 낙마하고 낙마하여 밝혀지니

이대 촛불 환해지고 국민 화로 번졌도다

공주께선 무당 잡고 이를 어찌 하오리까

그 때 무당 하는 말이 내 말씀이 우주로다

대통령제 와중에도 연립내각 구성했네

새누리당 최씨무당 연립내각 구성했네

꼴사나운 모양새가 주왕달기 따로 없고

유례없는 제정일치 고조선과 똑 닮았네

파도파도 끝없음이 동쪽바다 물결같네

바다 물결 푸르건대 광화물결 검붉거든

노한 민중 핏물이요, 그 열기가 태양이다

뿌리 깊은 촛불은 바람에 아니 흔들리고

한이 깊은 민혈(民血)은 가정(苛政)에 마르지 않아

하야길이 외롭거든 주저 말고 말해보소

임을 위해 행진곡 목 놓아 제창 하오리다

어즈버 이내 바람은 하야인가 하노라」


[차상 수상 소감] "약자는 자존심을 들 힘도 없는 사회"
안녕하세요, 저는 광주 경신여자고등학교에 재학중인 2학년 김바다입니다.

저는 우리나라에 희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약자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허기진 이의 입에 더 많은 음식이 들어가는 사회를 꿈꾸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신문과 뉴스를 보고 접한 우리나라는 내 어릴적 이상으로부터 점점 멀어지고 있었습니다. 강자는 더 강해지고 약자는 더 약해졌습니다. 약자의 ‘약함’은 너무도 약해서 그의 자존심을 들 힘도 없었습니다.

약자는 자존심도 들 수 없어 내려놓아야 했고 강자는 약자의 자존심으로 매끄러워진 길을 걸어가면 되는 그런 사회가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런 사회’에 저는 허무함을 느끼고 이 시를 썼는데 상을 받을 줄은 몰랐습니다. 막상 받으니 기쁩니다. 차상을 주셔서 고맙습니다.
[자료사진=중앙포토]

■[차하 수상작] 새 나라 통일가
-손홍익

「박주범도 끝났네 안종범도 끝났네,너도 나도 일어나 촛불 들고 나가세

주범 공범 몰아내 새 나라를 만드세

새누리도 없애고 청피아도 없애고

새 세상을 만들어 알뜰 살뜰 가꾸세,

부패 없는 새 나라 우리 힘으로 만드세

삼팔선을 거두고 통일 길도 넓히고

남북한이 하나로 평화 통일 이루어

우리 민족 힘으로 세계 평화를 이끄세」


[차하 수상 소감] “새마을 운동가는 나라 망친 노래였다”
칠순의 평범한 소시민입니다. 나라가 하도 답답해서 보잘것없는 글솜씨로 써내려간 것들인데 수상소감까지 쓰게 되었네요.

요즘 청소년들은 제가 쓴 글이 생소할 수도 있겠습니다. 저는 박정희 대통령 집권 당시 ‘새마을 노래’를 참 많이 들었습니다. 여기에 착안해 글을 썼습니다. 제가 귀에 익도록 들은 이 노래는 실로 나라를 망친 노래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박정희 정권이 ‘새마을 운동’이라는 경제 발전의 주술로 국민들을 현혹시킨 것입니다. 새마을 운동이 나라의 부를 일궜다지만, 부의 불평등한 경제 발전은 발전이라 할 수 없습니다. 나라를 일본에 팔아먹은 한일 청구권 보상금으로 재벌 공화국을 만들었는데, 이게 경제 발전입니까.

박정희 향수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보수 언론의 선동술에 넘어간 어리석은 백성들입니다. 박정희 대통령이 정치를 잘 했고 자식을 잘 키웠으면 박근혜라는 딸이 나라를 이 모양으로 망쳐놓겠습니까? 그 아버지에 그 딸입니다. 정치에 대한 철학도 이상도 전무한 권력 지향적인 정치 모리배일 뿐입니다. 유신헌법 반대 데모에도 많이 참가했는데 돌이켜 보니 그때나 지금이나 바뀐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나라발전을 위해 ‘새마을 노래’를 부를 때나 제가 ‘새나라 통일가’를 쓰는 지금이나 달라진 것은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정말로 바뀌어야 한다는 심정으로 ‘새나라 통일가’를 썼습니다. 새나라는 통일이 이뤄져야 가능합니다. 남북 분단, 남북한 준전시 상태에서는 남북 공히 독재 정권 또는 비리 정권이 탄생하여 백성들만 도탄에 빠지게 됩니다. 통일이 안 되면 우리나라 미래가 없습니다. 국민의 염원을 담은 진정한 새나라가 오길 바랍니다.

※ 수상자 인터뷰 및 수상소감은 본 매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음.

[TONG 시사 순수예술상] 응모 안내
응모 주제 : ‘대통령은 넘버 쓰리’ ‘순실의 시대’ ‘나에게도 SIRI가 있었으면 좋겠다’ ‘악마는 프라다를 벗는다’ 등 최근의 시사 이슈와 관련된 모든 주제.

응모 분야 : 직접 작성한 시, 소설, 가사, 체조 안무 구성, 시나리오, 대본, 그림, 짤방, 뉴스 패러디, 자소서, 대자보 등으로 장르·분량·형식 제한 없음.

지원 자격 : 제한 없음.

응모 방법 : TONG 페이스북(https://www.fb.com/teenongeneration) ‘TONG 시사 순수예술상’ 방문자 게시글, 혹은 e-메일 tong@joongang.co.kr

응모 마감: 수시 접수.

상금:
장원 모바일 문화상품권 3만원
차상 모바일 문화상품권 2만원
차하 모바일 문화상품권 1만원

당선자 혜택:
TONG(http://tong.joins.com) 등에 작품 소개.
당선 소감 혹은 인터뷰 게재.

심사 기준:
시사 이해 정도, 풍자와 해학 지수, 예술성, 작품 완성도, ‘그네체’ 싱크로율(연설문 부문에 한함) 등을 고려해 TONG의 비선실세 인공지능 통SIRI가 판단.

주의 사항:
‘순수하게’ 스스로 창작한 작품이어야 함. 표절이나 대리인을 통한 응모가 확인된 경우 당선이 취소되며, 기지급 받은 상품도 반환해야 함.
응모작은 TONG페이스북 페이지에 소개될 수 있음.
정리=이경희 기자, 이다진 인턴기자 dung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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