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이재명이 사이다? 그걸로 배는 못채우지"

박국희 기자 2016. 12. 3.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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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선주자들 견제.. "별명 고구마인 나는 든든한 사람"]
- "내가 1번 주자".. 본격 대선행보
대통령된 듯 행동한다는 비판에 "내가 대통령 될까봐 무서운가"
- 국회 앞에서 거리 연설
"이번이 시민혁명 완성할 기회.. 탄핵 가결위해 촛불 더 밝혀달라"
지지자 수백명 '고구마' 연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2일 여야 대선 주자들을 견제하며 자신의 선명성을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나꼼수' 멤버였던 김어준씨가 진행하는 라디오에 출연해 강성(强性) 발언으로 '사이다(속 시원하다는 뜻의 인터넷 용어)'라는 별칭이 붙은 이재명 성남시장에 대해 "사이다는 금방 목이 또 마르고 탄산음료가 밥은 아니다"고 했다. 문 전대표는 다른 자리에서는 "사이다로는 배를 채울순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본인은 말이 느리고 답답해 '고구마' 아니냐"는 질문에는 "고구마는 배가 든든하다. 나는 든든한 사람"이라고 했다. 인터넷에서 '고구마'는 시원하다는 뜻의 '사이다'와 대비해 답답함을 뜻한다. 최근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며 문 전 대표 턱밑까지 추격해온 이 시장을 견제한 것이다.

문 전 대표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서는 "아주 친미(親美)적이고 유능한 그런 외교 관료"라고 했고,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해서는 "능력이 검증된 리더"라면서도 "지지도가 중위권에 머물러 있다"고 했다. 안희정 충남지사에 대해서는 "통합의 시대를 이끌 젊은 리더"라면서, "본인 다음이냐"는 질문에는 "(차차기 대선 등) 기회가 많다"고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의원은 "우리 당 대선 주자 이야기하자"며 답변을 피했다.

문 전 대표는 "나는 엄연히 (대선) 1번 주자여서 역사가 역행하지 않도록 저지선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 흐름을 뒤집지 못하도록 마지막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바로 나다. 새누리당이 다시 집권하려면 반드시 나를 밟고 넘어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문 전 대표는 조기 대선과 관련, "현재 기준으로는 내가 유리할 수 있다. 그렇게 보는 것이 상식"이라고도 했다. 그는 개헌론(論)과 친박(親朴)·친문(親文)을 제외한 정파가 모이는 '제3지대론'에 대해서는 "결국 문재인만 아니면 된다는 거 아니냐. 한마디로 문재인을 죽여야 하는 것"이라며 "다른 세력을 끌어들여 권력을 나눠 먹자는 것"이라고 했다. 문 전 대표는 '벌써 대통령이 된 것처럼 행동한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내가 대통령이 될까 봐 무서워서 그런 말을 한다. 잘못하지 않았으면 뭘 그렇게 무서워하느냐"고 했다.

문 전 대표는 오후 4시부터는 국회 정문 앞에서 '무제한 거리 연설'을 했다. SNS로 소식을 듣고 온 지지자 수백 명이 촛불을 들고 모였고 3시간여 동안 문 전 대표를 향해 '고구마'를 연호했다. 문 전 대표는 "사이다(이재명)만 마시면 배가 고프고 고구마(문재인)만 먹으면 목이 메니 사이다도 함께 마시고 그러면 좋겠다"고 했다.

문 전 대표는 "정계 개편, 개헌 논의, 4월 퇴진론 모두 낡은 정치의 발버둥"이라며 "국회가 대통령을 탄핵하지 못한다면 국민을 대표하는 대의기구로서 자격이 없다"고 했다. 그는 "탄핵을 가결시키는 데 힘이 부족할 수도 있다"며 "3일 전국적으로 더 많은 촛불을 밝혀 달라"고 했다. 그는 "이번이야말로 지금까지 완성하지 못했던 시민혁명을 제대로 완성할 수 있는, 하늘이 우리 국민들에게 또 한 번 내려준 두 번 다시 없을 기회"라고 했다.

문 전 대표는 촛불 정국 이전까지 '국민 성장'이나 '안보' 등을 강조하며 중도·보수층에 대한 확장 전략에 중점을 뒀다. 그러나 촛불 시위 이후 선명성으로 노선을 전환했다. 문 전 대표 측은 "촛불 집회 전후로 대선 지형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했다. 보수 대 진보의 기존 여론 지형이 6대4 정도였다면 촛불 집회를 거치면서 이 비율이 뒤집어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 비주류에서는 "선명성을 앞세운 이재명 시장의 지지율 상승세를 의식해 지지층 껴안기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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