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부패 등으로 탄핵·사임한 외국 지도자들도 수두룩

2016. 12. 2. 22:0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겨레] 에콰도르 대통령 ‘정신적·육체적 통치 부적합’ 이유
페루의 후지모리는 탄핵소추하자 일본으로 도주
브라질은 2명 탄핵…호세프는 기득권 세력 ‘쿠데타’
독일 대통령은 시중금리보다 싸게 돈 빌려 탄핵 압박

비선실세의 국정농단 사건으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가 현실화하며 퇴진 압박도 거세다. 다른 나라에서도 정치 지도자들이 국민적 저항과 의회의 탄핵으로 축출되거나 사임한 전례가 많다. 부정부패가 주요 탄핵 사유이지만, 무능·국가기밀 누설 등으로 탄핵에 몰린 사례도 있다.

가장 유명한 인물은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이다. 공화당 소속인 그가 재선을 노리던 1972년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전국위원회를 도청한 사실이 <워싱턴 포스트>에 폭로됐다. 닉슨은 수사 방해와 거짓말, 협박 등으로 위기를 돌파하며 재선에 성공했다. 그러나 언론의 집요한 추적보도에 이어 하원이 탄핵 절차에 착수하자 2년여 만에 사임했다.

브라질에선 2명의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났다. 페르난두 콜로르 지멜루 대통령은 1990년 대규모 부정축재 혐의가 드러났고, 1992년 10월 하원 탄핵에 이어 12월 상원이 탄핵 절차를 진행하자 사임했다. 상원은 탄핵 소추를 계속 진행해 탄핵안을 가결했다. 올해 8월에는 브라질 최초의 여성 대통령인 지우마 호세프가 2014년 대선 당시 국영은행 자금을 재정적자 축소에 전용한 회계부정 혐의로 탄핵당했다. 호세프의 개인 비리가 드러난 것은 하나도 없어, 죄파 노동당 정권에 대한 우파 기득권 세력의 ‘사법 쿠데타’라는 의혹이 짙다.

남미와 아시아의 저개발국 등에선 ‘부패형’ 탄핵이 많았다. 1997년 2월 에콰도르의 압달라 부카람 대통령은 취임 6개월 만에 공금횡령·부패·무능 혐의와 정실인사, 저급한 기행 등으로 격렬한 반정부 시위를 불렀고, 의회에서 “정신적·육체적으로 통치에 부적합하다”는 이유로 탄핵당했다.

일본계인 알베르토 후지모리 페루 대통령은 1990년 당선 이후 10년간 부패, 반대세력 탄압, 선거조작, 친위 쿠데타, 원주민 학살 등 폭압을 일삼다가 2000년 의회가 탄핵 소추를 진행하자 일본으로 도주했다. 2005년 정계 복귀를 위해 칠레로 갔다가 체포돼 2007년 페루로 강제송환됐으며, 2010년에 징역 25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필리핀에선 2000년 7월 조지프 에스트라다 대통령이 당선 2년 만에 뇌물 혐의 등으로 탄핵 심판에 오르자 사임했다.

2001년엔 인도네시아의 압두라만 와힛 대통령이 이 나라 최초의 민주선거로 집권한 지 2년 만에 조달청 공금횡령 사건에 연루돼, 의회가 만장일치로 탄핵을 가결했다.

리투아니아의 롤란다스 팍사스 대통령은 2003년 1월 대선 당시 마피아가 연루된 불법 선거자금 수수에 이어, 재임 중 국가기밀 누설과 권력남용 등의 혐의로 2004년 4월 의회에서 탄핵당했다.

상대적으로 ‘하찮은’ 비리나 정치적 책임으로 권좌에서 물러난 이들도 있다. 독일의 크리스티안 불프 대통령은 2008년 작센주 주지사 시절 기업인 친구에게 주택자금 50만유로(약 6억2000만원)를 시중금리보다 싸게 빌린 사실이 언론에 폭로되자 언론사를 압박해 되레 화를 키웠다. 검찰이 연방의회에 대통령 수사 면제권(면책특권)의 철회를 요청하자 2012년 2월 사임했다.

파라과이의 가톨릭 주교 출신인 페르난도 루고 대통령은 빈민과 인디오 원주민의 권리를 옹호하고 토지개혁을 주장해 ‘빈자의 아버지’로 불렸다. 그러나 정파 대립과 경제난 해결에 실패하고 2012년 6월 경찰과 빈농의 충돌로 17명이 숨지는 사건이 일어나자 우파 야당이 다수인 의회가 그를 탄핵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탄핵 망설이는 국회 향한 ‘청원압박’ 사이트 등장
‘역대급’ 욕 먹었던 국민의당의 기나긴 하루
내일 첫 촛불 드는 당신을 위한 ‘프로 촛불러’의 꿀팁 대방출!
국정교과서 원본에 “친일은 불가피” 궤변
“대통령은 항복하라”…고교생들 ‘토근혜격문’ 큰 울림
사드 보복? 중국, 롯데 계열사 10여곳 전방위 조사
시리아 어린이 위로하던 ‘어릿광대’ 정부군 폭격에 사망

▶ 발랄한 전복을 꿈꾸는 정치 놀이터 [정치BAR]
▶ 콕콕 짚어주는 [한겨레 카드뉴스][사진으로 뉴스 따라잡기]
▶ 지금 여기 [사설·칼럼][한겨레 그림판][신문구독]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한겨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