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네!' 박철우, 743일 만의 성공 복귀전

2016. 12. 2.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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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인천, 김태우 기자] 박철우(31·삼성화재·199㎝)는 프로배구를 대표하는 라이트 공격수다. 리그와 대표팀을 오가며 명성을 쌓았다. 당장 박철우가 올 시즌 전까지 기록한 리그 통산 3648점은 역대 3위(1위 이경수, 2위 김요한)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국내선수 한 경기 최다 득점(50점) 기록도 박철우가 가지고 있다.

그런 박철우는 2014년 11월 20일 OK저축은행전을 마지막으로 코트를 잠시 떠났다. 군 복무를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공익근무로 2년의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2일 인천 대한항공전에 복귀해 팬들에게 귀환 신고를 했다. 743일 만의 복귀전이었다.

어깨는 무거웠다. 삼성화재는 외국인 선수 타이스에게 몰린 공격 점유율이 골치였다. 토종 선수들이 도와줘야 했지만 이렇다 할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박철우를 학수고대한 이유였다. 여기에 이날은 박철우가 돌아오기 전 팀의 주전 라이트로 뛰었던 김명진마저 어깨 통증으로 경기장에 오지 못했다. 선발로 나가 한 경기를 책임져야 했다. 아직 실전감각과 경기 체력이 완벽하지 않음을 고려하면 부담이 되는 여건이었다.

그러나 임도헌 삼성화재 감독은 나름대로의 자신감을 드러냈다. 임 감독은 경기 전 “연습 때는 괜찮았다. 연습 때만큼만 하면 어느 정도 만족할 수 있을 것 같다. 특별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고 ‘부담을 갖지 말라’ 정도만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또한 사이드 블로킹의 높이가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숨기지 않았다. 그런 박철우는 무난한 복귀전으로 기대감을 높였다.

박철우는 2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22점에 공격 성공률 55.88%를 기록하며 비교적 성공적인 복귀전을 마쳤다. 비록 팀이 먼저 두 세트를 따내고도 역전패해 아쉬움을 남겼지만 박철우 개인적으로는 나쁘지 않은 경기였다. 범실이 9개 있었지만 아직 감이 완전치 않은 서브에서 쏟아져 나온 것이었다. 공격 흐름은 비교적 무난하게 흘러갔다. 

대한항공은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던 팀이었고 맞은편에는 김학민과 정지석이라는 만만치 않은 상대가 있었다. 하지만 박철우는 묵묵하게 자신의 몫을 했다. 1세트 5-4에서 유광우의 토스를 받아 호쾌한 후위공격으로 첫 득점을 올렸다. 첫 시도에서 나온 득점이었다. 10-8에서는 복귀 후 첫 서브 에이스를 터뜨렸다. 첫 세 번의 공격은 모두 후위공격이었는데 전부 성공했다. 18-17에서는 다시 서브 에이스를 꽂아 넣었고 승부처였던 23-23에서는 오픈 공격을 성공시켰다. 충분히 고무적인 활약이었다.

2세트에서는 공격 페이스가 뚝 떨어지며 공격 득점을 내지 못했지만 15-15에서 가스파리니의 공격을 원맨 블로킹으로 잡아내며 이날 첫 블로킹까지 기록하며 포효했다. 세트 흐름을 가져오는 블로킹이었다. 3세트 들어서는 공격도 한층 살아난 모습으로 팀의 초반 득점을 주도하기도 했다. 3세트 공격 득점은 7점, 성공률은 63.64%였다. 4세트에서도 5득점에 성공률 62.5%로 분전했다. 타이스의 타점이 떨어진 상황에서 공격에서도 고군분투하는 모습이었다. 

공격을 성공할 때마다 특유의 호쾌한 세리머니로 동료들의 기를 살렸다. “경기 운영은 유광우가 하지만 박철우가 후배들의 분위기를 살려주는 몫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임 감독의 기대대로였다. 박철우의 높이를 의식, 박철우가 전위에 있을 때는 대한항공의 왼쪽 공격이 줄어들었고 블로커들이 예전만큼 붙지 않은 타이스의 공격 성공률도 높아졌다. 코트에 있는 것만으로도 팀에 도움이 되는 모습이었다. 비록 팀은 졌지만 감각이 좀 더 붙는다면 삼성화재 상위권 도약의 키 플레이어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기는 충분했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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