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부터 빵까지..1년 내내 오른 '장바구니 물가'

이호준 기자 2016. 12. 2.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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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소득 정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재 가격 인상이 줄을 이으면서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해 말 소주값 인상을 시작으로 시작된 소비재 인상이 1년 내내 가랑비에 옷 젖듯 이어지더니, 지난달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이 2년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통계에 잘 잡히지 않던 체감 물가상승이 수치로도 확인된 만큼, 본격적인 물가상승기로 접어드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파리바게뜨는 4일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6.6% 인상한다고 2일 밝혔다. 파리바게뜨가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선 것은 2년10개월 만으로 회사 측은 인건비 등 관리비 상승에 따른 불가피한 인상이라고 강조했다.

이번에 가격이 인상되는 품목은 파리바게뜨가 취급하는 총 569개 품목 중 약 34%에 해당하는 193개 품목으로 빵류 81품목(7.9%)과 케이크류 56품목(6.1%), 디저트류 27품목(10.4%) 등이다. 파리바게뜨는 “이번 가격 조정은 임차료, 인건비, 물류비 등 관리비 상승에 따른 것”이라며 “앞으로도 보다 나은 품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경쟁업체들은 아직까지 가격 인상과 관련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업계 1위가 영업 환경 등을 이유로 가격 인상에 나선 만큼 조만간 뒤따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통계청에서 체감 물가를 조사하는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은 수개월째 0%대에 머물다 지난달 1%대(1.1%)를 돌파했지만 서민 밀접 품목들은 1년 내내 가격이 올라왔다. 지난해 11월30일 하이트진로가 소주 출고가격을 5.62% 올린 것을 시작으로 올 들어 각종 과자와 빙과 제품 가격도 잇따라 올랐다. 농심은 새우깡을 비롯한 스낵류 15개 브랜드의 가격을 지난 7월 평균 7.9% 인상했다. 해태제과는 자일리톨껌, 후렌치파이, 에이스 등 8개 제품의 가격을 올리는 등 일부 제품 가격과 중량을 조정했고, 크라운제과, 롯데제과, 삼양식품도 주요 제품 가격을 올렸다. 지난달에는 코카콜라가 코카콜라와 환타 가격을 평균 5% 인상한 바 있다.

소비재의 가격 인상이 잇따르면서 가격 인상을 예상한 매점매석이나 주가 급등 등 이상 신호도 감지되고 있다. 일례로 지난달부터 오비맥주가 카스 가격을 인상한 뒤, 경쟁사 제품이 식당가에서 자취를 감췄다. 지난달 오비맥주가 ‘카스’ 등 주요 제품 출고가를 평균 6% 인상한 뒤 하이트진로 등 경쟁업체가 가격 인상에 동참하지 않자, 향후 가격 인상 시 차익을 노린 대형주류 도매상들이 하이트진로 등의 물건을 쥐고 시중에 풀지 않아 발생한 일이다. 식품업계에서는 ‘라면 빼고 다 올랐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제조사에서 “가격 인상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공개 표명했음에도, 라면 가격 상승을 예상한 증권가 리포트가 쏟아졌고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일도 이어지고 있다.

<이호준 기자 hj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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