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 바꿔치기' 사실상 인정한 강정호, 중징계도 가능?

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 2016. 12. 2.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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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 음주운전은 물론 교통사고까지 냈던 것으로 알려진 강정호가 공식 사과했다. 문제는 사과문을 통해 ‘운전자 바꿔치기’ 의혹을 인정했다는 부분이다. WBC 대표팀 하차에서 종결된 사안은 아닌 듯하다.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강정호. 스포츠코리아 제공

서울 강남경찰서는 2일 강정호를 도로교통법상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강정호는 이날 새벽 2시48분 술을 마신 뒤 운전대를 잡고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인터콘티넨탈호텔 인근 우회도로를 지나던 중 앞선 차량과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도주한 것이 확인됐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사고도 문제였지만, 더욱 큰 문제는 따로 있었다. 바로 강정호가 사고 직후 동승자와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 사건이 알려진 초기 경찰은 이러한 의혹에 대해 확인해 주지 않았지만, 각종 보도들을 통해 의혹은 점점 커져만 갔다. 심지어 외신들도 ‘운전자 바꿔치기’가 이뤄졌다가 블랙박스 확인 결과 강정호가 사고 차량을 운전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보도했을 정도.

의혹은 사실로 밝혀졌다. 강정호는 공식 사과문을 통해 “저는 오늘 새벽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는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하였고 사고를 낸 순간 당황을 해 절대로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했습니다”라고 반성했다.

정확하게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했다는 표현은 없었으나 사고를 낸 순간 당황을 해 ‘절대로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했다고 밝힌 것만으로도 충분히 유추가 가능하다. 사실상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했다는 것을 스스로 시인한 셈이다.

음주운전 자체도 문제지만 범죄 사실을 은폐하려고 했던 것은 이번 사건의 심각성을 더한다. 죄질이 더욱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형사처벌과 함께 관건은 강정호의 징계 수위다. 일단 KBO는 사건 경위를 파악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는 입장이지만 사실상 강정호의 WBC 대표팀 하차에 무게를 뒀다.

KBO 관계자는 “지금까지 알려진 사실들을 종합해 보니, 강정호가 사고 현장에서 도주했다는 것은 물론 운전자를 바꿔치기 했다는 소식도 접했다”며 “그의 에이전시를 통해 사고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지만, 전체적으로 사고 처리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 조금 더 관련 사실들을 조사할 계획이지만 WBC 대표팀과 함께하기는 힘들 것 같다”라고 답했다.

그러나 강정호가 KBO로부터 받을 징계처분이 단순히 WBC 하차로 끝날 것 같지는 않다. 다른 징계들도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 KBO의 입장. KBO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죄질이 다소 무거운 편인데, 상벌위원회가 열리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며 “다음주 중 상벌위원회가 열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KBO는 강정호가 현재 국내 구단 소속 아닌 피츠버그에 소속돼 있는 탓에, 어떠한 형태의 징계를 내릴지 고심하고 있는 모습. 가장 가능성이 높은 징계는 KBO리그 복귀 시 적용되는 출장 정지 징계다.

KBO는 지난해 해외 원정 도박으로 물의를 빚은 오승환에게 KBO 리그 복귀 후 총 경기수의 50% 출장 정지 처분을 내린 바 있다. 한 시즌 일정의 절반을 뛸 수가 없는 중징계였다.

그렇다면 메이저리그와 피츠버그가 내릴 징계 수위는 어떻게 될까. 많은 미국 현지 매체들은 어떠한 형태로든 강정호가 징계를 받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징계 수위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강정호. ⓒAFPBBNews = News1

피츠버그의 프랭크 코넬리 사장은 공식 성명을 통해, “강정호에게 매우 실망했다”라고 밝혔지만 “추후 관련 사실들을 종합하고, 선수 면담까지 진행한 뒤 다시 한 번 구단의 입장을 설명하겠다”라고 징계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피츠버그 트리뷴 리뷰의 롭 비어템펠 기자는 코넬리 사장의 성명 발표 직후 “코넬리 사장의 이번 성명이 강정호에 대한 징계를 암시하는 발언은 아니었다”라고 전했다. 아직까지는 피츠버그의 속내를 알 수 없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도 강정호에 대한 징계를 검토할 것으로 보이지만, 중징계가 아닐 확률도 있다.

미국 매체 SB네이션은 강정호의 사고 내용을 상세히 설명하면서 “한국의 경우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미국에서는 부상자가 없고 음주 운전 이후 사건 현장을 떠나는 행위는 징역형까지는 주어지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징계 가능성은 충분히 있지만, 중징계까지 이어질 사안은 아니라고 내다본 것. 과연 KBO와 메이저리그 사무국, 피츠버그는 어떤 결론을 내릴까.

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 ljh566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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