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신축 야구장 토론, 돔형 개방형 좀더 논의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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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KBO의 후원을 받아 새로 지을 잠실야구장을 어떤 형태로 지을 지를 놓고 전문가 시민 토론회를 가졌다. 2일 서울글로벌센터에서 전문가, 언론, 시민들이 참가한 가운데 신축될 잠실야구장의 형태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서울시는 지난 4월 서울 코엑스와 잠실을 잇는 국제교류복합지구 조성 계획에 따라 현재 잠실야구장과 잠실주경기장 주변의 복합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그 계획에 따라 현 잠실야구장은 한강변 쪽으로 이동하게 된다. 서울시는 이 개발 사업을 준비하면서 잠실구장의 건립 형태를 두고 고민 중이다. 당초 계획은 개방형이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이 개방형 보다 돔형이 수익성 면에서 더 낫다는 주장을 했다. 이에 서울시는 새 야구장 형태를 좀더 폭넓게 의견수렴해서 결정하기 위해 이번 토론회를 열게 됐다.

서울시가 마련한 계획에 따르면 신축 야구장은 민간투자 사업이다. 규모는 3만5000석 이상으로 계획을 세웠다. 현 잠실구장은 지은지 34년이 지나 신축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오래전부터 나왔다.

서울시의 계획에 따르면 이번 국제교류복합지구 조성은 2019년 착공해 2025년에 모두 완공하도록 돼 있다. 이 계획에따라 새 야구장은 3단계 사업으로 현 야구장을 이전하겠다는 것이다.

돔형과 개방형의 장단점은 확연하다. 돔형은 날씨 영향을 전혀 받지 않고 연중 활용할 수 있다. 반면 개방형은 비 눈이 많이 내릴 때는 사용할 수가 없다. 대신 하늘을 보면서 경기를 하고 관람할 수 있다.

반면 투자 비용을 감안하면 돔형이 개방형 보다 많이 든다. 서울시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돔형은 건립비가 약 4000억원(3만5000석 기준), 운영비가 약 75억원(고척돔구장 올해 운영비 기준)이 든다. 개방형의 경우는 건립비가 약 2500억원, 운영비가 약 35억원이 든다.

주제 발표자로 나선 김도균 경희대 교수는 새로 지을 잠실야구장은 명품 돔구장을 지어 서울시 랜드마크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요자 공급 측면에서 훌륭한 돔구장을 만드는게 개방 야구장 보다 경제성에서 더 맞다. 또 서울의 날씨를 생각해야 한다. 개방형 보다 건립 예산이 더 필요하지만 효율성 면에서 돔형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KBO 통계상 1년 평균 12경기 정도가 우천으로 순연됐다.

역시 주제 발표를 맡은 이영훈 서강대 교수는 "개방형이 현실적이다. 돔형으로 하려면 개폐형으로 해야 한다. 개폐형으로 하면 비용이 2배 이상 든다. 비용을 생각하면 개방형이 더 낫다. 좀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면서 "현 야구장을 부수고 다른 곳으로 꼭 이전해야 하는 것부터 고민해야 한다. 현 야구장을 점진적으로 보수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패널로 참가한 민훈기 해설위원은 "투자만 이뤄진다면 가장 이상적인 형태는 개폐형돔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날씨를 감안할 때 돔형이 맞고 투자가 된다면 개폐형돔이 맞다"고 주장했다.

강민호 KBO 기획팀장은 "현재 서울시가 구상하는 새 야구장의 위치와 규모 등을 기본적으로 새로 검토돼야 한다. 향후 전세계에 서울시를 대표하는 야구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건설 전문가인 정성훈 로세티 이사는 "잠실야구장은 전세계 어디에서도 보기 드문 입지 조건에 위치하고 있다. 현 단계에서 돔형과 개방형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오늘 논의가 형태를 논의하는 시발점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인제 서울시의원은 "오늘 돔형과 개방형 형태를 결정하는 건 시기상조다. 좀더 고민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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