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의 새로운 풍경

매거진 2016. 12. 1.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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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A 건축사사무소 이은경 소장이 그리는

네 번의 협동조합형 주택 작업을 하며 77가구를 만났다. 그녀가 만든 건 단순히 집이 아니라 제각기 다른 목소리와 꿈을 한데 모은, 집에 대한 새로운 선택지다.



2015년 젊은 건축가상을 수상한 EMA 건축사사무소 이은경 소장은 최근 참여한 제주 오시리가름 협동조합 주택으로 한국농촌건축대전 준공건축부문에서 대상을 받았다. 많은 사람이 단독주택을 꿈꾸지만 공동주택에 살고 있는 현실 속에서, 무엇이 현재 우리에게 합리적인 주거공간이 될 수 있을지, ‘거주함’의 의미를 집요하게 파고든 결과일 것이다. 새로운 주거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협동조합형 주택을 작업한 그녀를 만나기 위해 성북동에 위치한 그녀의 한옥 사무실을 찾았다.


•짧은 기간에 공공과 민간을 포함한 협동조합 주택 프로젝트를 4개나 진행하셨어요. 아직 협동조합형 주택에 대해 잘 모르는 독자를 위해 소개 부탁드려요.

간단히 말하자면 다른 협동조합과 마찬가지로, 주택이라는 상품을 협동조합의 방식으로 만드는 거예요. 우리나라의 경우 공공에서는 임대주택을 짓고 그 주택에 들어가는 입주자들이 커뮤니티를 이루어 주택을 관리하는 협동조합을 기획하는 방식이 있고요, 민간에서는 여러 가구가 모여 땅을 공동으로 구매해, 건축가와 같이 설계하고 집은 각자 소유하거나 주택협동조합이 집을 짓고 소유해 임대만 하는 방식 등으로 다양해요.


•주택협동조합이 집을 소유해서 임대하는 방식의 장점이 있나요?

공급자가 아닌 소비자가 주택비용과 커뮤니티를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 제일 크죠. 전에 살던 사람이 집을 나갈 때 발생하는 시세차익을 새로 들어오는 사람이 보전하지 않아도 돼요. 새로 들어오는 사람도 시세에 대한 부담 없으니 주거비용의 안정을 지킬 수 있죠. 주택 소비 자체가 공급자의 입장이 아니기 때문에 이웃과의 커뮤니티를 꾸준히 유지할 수 있어요. 그리고 조합원 각자 1인 1표를 갖기 때문에 모든 결정, 특히 비용이 소요되는 모든 과정이 합의에 의해 진행돼요. 철저하게 민주주의적이죠.


•대중에게는 ‘가양동 협동조합형 공공주택’을 통해 많이 알려지셨어요. 특이하게 ‘육아협동조합’라는 테마가 있었다고요.

가양동 공공주택은 ‘육아’를 테마로 이웃과 자율적 주거공동체를 만드는 기획이었고, 공공인 SH공사에서 발주했어요. 설계자 공모와 동시에 아이가 있는 가족 입주자 모집이 이루어졌죠. 입주자 공고 당시 강서구에 살면서 3세 미만의 자녀가 있는 것이 조건이었어요. 그 다음이 소득 기준이고요. ‘주택협동조합’을 통해 공동으로 집을 관리하고 ‘육아협동조합’을 통해 이웃과 공동육아를 하며 커뮤니티를 만드는 게 주요 핵심이었어요.


•일반적인 공공임대주택과 달리 입주 예정인 사람들이 설계에 참여했는데 그 과정은 어땠나요?

저희가 현상설계로 당선이 되고 총 6개월의 설계기간이 주어졌어요. 그중 초기 2개월 동안 입주 예정자들과 여러 번 만나 협의했어요. 공공의 자산이기 때문에 설계에 참여한다고 해서 자기가 자기 집을 마음대로 설계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대신 방의 개수, 공간의 구성, 공용공간의 용도 등을 묻는 설문지를 돌리고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조정하는 기간을 가졌죠. 설문지를 받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더 큰 면적에 대한 요청이 많았어요. 그리 크지 않은 규모인데 방이 3개이길 바라는 사람도 적지 않아서 같은 면적과 비슷한 평면구성에 방이 2개인 타입과 3개인 타입으로 나누었어요.


•어떤 점이 제일 어려웠나요?

협동조합에 대해 아직 생소하다 보니 그 개념을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고요. 설계와 관련해서는 개인의 공간에 대한 부분은 명확한데, 같이 모여서 쓰는 공간에 대한 배려나 의견은 많이 나오지 않았어요. 아직 그런 경험들이 적어서 그렇다는 생각이 들었죠. 아무래도 아파트처럼 이미 지어진 곳에 입주만 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니까요. 그래서 어떻게 하는 게 공간적으로 가장 좋고, 개인공간과 공용공간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춰야 할지 조율하는 게 쉽지 않았죠.


•가구 수, 각 집의 면적 등 세부적인 정보도 궁금해요.

지하 1층, 지상 6층 규모에 전체 24가구이고, 모든 집의 면적은 49㎡로 동일한 복도형 아파트 구성이에요. 대신 육아협동조합형 공동주택이기 때문에 1층 공용공간은 전체를 추후 어린이집으로 쓸 수 있도록 각 공간을 도서실, 놀이방, 공동주방으로 계획했어요. 관리비는 일반 다세대주택과 비슷한 시스템이에요. 대신 공공임대주택이니까 외벽 페인트칠이나 엘리베이터 수리 등 건물의 하드웨어 수선에 필요한 비용은 SH공사에서 부담하고요.


서울시 가양동에 위치한 육아협동조합형 공공주택 프로젝트. 공공주택임에도 입주 예정자의 의견을 설계에 일부 반영했다. Ⓒ류어진


•공공에서 하는 프로젝트라 예산이 빠듯했겠어요.

공공에서 짓는 비용 계산은 대단지로 짓는 것에 맞춰져 있으니 흔히 말하는 ‘평당 공사비’가 더 낮게 책정돼 있어요. 저희는 소단위 공동주택이다 보니 전반적으로 프로세스마다 비용이 더 많이 든 것처럼 보여요. 예산에 여유가 있는 게 아니었기 때문에 최대한 기본에 충실했어요. 가장 합리적인 골격과 구조, 층고 등이 결정되었고, 주변 아파트의 분위기에 따라 외장은 단순하게 도장으로 마감했고요. 절약된 비용으로는 외관을 화려하게 하기보다 입주민, 특히 아이들이 오가는 복도를 더 넓게 하거나 공용으로 쓰는 마당에 조금 더 신경 썼고요.


•가양동 공동주택과 달리 ‘제주 오시리가름 프로젝트’는 민간에서 주도한 협동조합형 주택단지예요. 어떤 배경이 있었나요?

은퇴를 했거나 앞두고 있는 16가구가 협동조합을 구성하고 땅을 공동으로 사서 다같이 설계·시공하는 방식이었어요. 주택에 드는 비용은 각자 내고 나머지 모든 비용은 1/n 하는 거죠. 은퇴 후 제주도에 가서 살 계획이 있던 한 부부가 혼자서 제주도에 내려가 집을 짓는 게 쉽지 않다는 조언을 받았다고 해요. 그러던 중 ‘하우징쿱’이라는 민간주택협동조합의 도움을 받아 주변 분들을 모으면서 체계를 갖추어 정식 협동조합형 주택단지를 짓게 된 거에요.


•각자의 집은 몇 개의 주거타입 중 선택하는 방식이었나요?

모든 집이 같고 색상만 달라 보이는데, 기본형으로 2층에 테라스가 있는 타입과 2층을 틔워 1층을 높게 쓸 수 있는 타입 두 가지였고, 내부는 조금씩 다 다르게 진행됐어요. 면적은 집마다 30평 전후인데, 30평의 비용을 내면 27평 집을 갖고, 3평은 공동비용으로 공용공간인 마을도서관과 커뮤니티 키친을 지었어요. 3평씩 16가구니까 총 48평, 각각 24평으로 완성했죠.


•규모 있는 건물 한 채가 들어서는 게 아니라 각각의 집이 단지를 이루어 기존에 있던 마을에 들어간 셈인데, 마을과의 조화를 위해 건축적으로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요?

전반적인 배치와 기본적인 단위세대의 유형, 외관에서 드러나는 모든 걸 조정했어요. 단독주택으로 배치하되 주변의 농촌 마을이 가지고 있는 약간의 무질서함을 맞추려고 했죠. 그리고 땅의 크기에 적절한 가구 수도 초기에 결정해야 했고요. 건물을 연립으로 붙일지, 단독으로 떨어뜨릴지, 테라스를 밖으로 돌출시키는 게 좋을지 등이 다 관건이었어요. 주변에 2층 주택이 없기 때문에 2층처럼 안 보이게 하는 것도 중요했고요. 모두 동일한 색상이면 자칫 공장 지역처럼 보일까 봐 색상에 차이를 두고, 마을과 인접한 위치에 도서관을 지어 지역 주민과 함께 이용하며 만나는 접점을 늘리고자 했어요.


“서울의 보편적인 아파트 전세금으로 땅과 집, 공용공간을 누릴 수 있는 방법도 있어요. 협동조합형 주택을 통해서요.”


•협동조합형 주택 작업은 다수를 상대로 하는 일이다 보니 쉽지 않을 것 같아요.

힘든 점이 있지만, 개인적인 경험치가 쌓여 자산이 되는 것 같아요. 단독주택은 하나의 프로젝트당 한 가족을 만나잖아요. 그럼 열 개의 프로젝트를 해도 열 가족밖에 만나지 못하죠. 제가 가양동 협동조합형 공공주택(24가구), 만리동 예술인 협동조합형 공공주택(29가구), 도심 속 협동조합형 다가구주택인 하의재(8가구), 제주도 오시리가름 협동조합 주택(16가구)까지 4개의 프로젝트를 하면서 77가구의 사람들을 만났어요. 그러다 보니까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주택에 원하는 것들이 조금씩 보이는 것 같아요. 이건 앞으로 다른 프로젝트를 할 때 생각을 할 밑거름이 되겠죠.


•개인 공간의 프라이버시와 커뮤니티의 활성화 사이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설계단계에서 어떤 점을 고려하나요?

공공주도와 민간주도가 다소 차이가 있긴 하지만, 밀도를 채우다 보면 공동의 공간을 만드는 게 비용이나 관리의 측면 때문에 쉽지 않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모여 살게 되면 집과 집이 만나는 외부공간이 참 중요해요. 지금은 현관문을 닫으면 그만이지만 어쩌면 현관부의 어느 지점까지는 열려있을 수 있는 거죠. 우리가 흔히 아는 복도나 계단 같은 공간도 기능만 충족하고 말 게 아니라 새로운 역할을 할 수 있고요. 그러한 점진적인 관계를 이어나가게 하는 조직을 만드는 게 건축가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현대사회에는 ‘공동체’나 ‘커뮤니티’ 같은 개념에 사실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어요.

예전 산업시대 혹은 그 이전에는 ‘이웃사촌’이나 ‘숟가락 개수도 안다’는 식의 표현을 썼잖아요. 지금은 오히려 내가 가지고 있는 라이프 스타일, 내 주거를 바탕으로 한 이웃이나 가상의 SNS 이웃도 있죠. 기본적으로 물리적인 환경에서 이웃과 만나는 것은 나의 철저한 프라이버시가 보장되어야 관계가 건강하게 지속할 수 있어요. 두 영역 모두 철저하게 만들어줘야 해요. 내가 원할 때 나가서 만날 수 있고, 내가 원하지 않을 때는 내 공간이 보장되는 선택권이 본인에게 있어야 해요.


•협동조합형 주택을 준비하고자 하는 예비 건축주들이 유념해야 할 것이 있다면요?

민주주의죠. 이웃과 같이 살아간다는 가장 현실적인 부분에서 여러 가지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의지가 필요해요. 그리고 그 제도를 유지하는 노력도 중요하고요. 예전에 ‘동호인 주택’이라는 이름으로 공동체주택이 많았는데 유지가 잘 안 돼 거의 사라졌죠. 협동조합형 주택이라 해서 모든 걸 다 ‘같이’ 하는 건 아니에요. 이웃이 있고, 무언가를 진행하는 데 드는 비용을 각자가 본인의 주거비용을 지출하는 것이라 인식하도록 조합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해야 해요.


•협동조합형 주택의 안정적인 유지를 위한 적절한 가구 수도 있다고 보시나요?

제 생각에는 가구 수도 어느 정도 적당한 값이 있다고 생각해요. 서울과 같은 곳은 토지비용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다세대건물 정도로 풀게 돼요. 밀도나 사업성을 고려하면 한 건물에 7~8가구 정도가 적당한데 그 수로는 협동조합 커뮤니티를 만들기 부족해요. 몇 가구만 빠져도 무언가를 하기에 빈 자리가 크게 느껴지죠. 도시에서 한다면 한 동 옆에 또 한 동을 계획할 수도 있으니 한 16~18가구 정도가 적당한 것 같아요. 너무 많으면 의사결정이 쉽지 않고, 10가구 이하는 공동의 힘을 모으기엔 개개인의 부담이 커지니까요.


•비용은 어느 정도 드나요?

대략적으로 서울의 보편적인 아파트 전세금 가지고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대부분의 단독주택도 사실 땅값이 제일 문제잖아요. 만약 서울에 짓는다고 하면 중심부로는 못 가겠지만 외곽지역이라면 7~8가구가 사는 다세대형 주택 정도는 지을 수 있죠. 땅값과 개별 집, 별도의 공용공간을 포함해서요. 전원으로 나간다면 단독주택 방식으로 땅과 집을 포함해서도 가능하다고 봐요.


•앞으로 협동조합형 주택이 활성화되기 위해 어떤 지원들이 필요할까요?

우선 공공과 민간은 주거를 공급하는 것에서 차별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공동체를 만드는 의지가 확고한 사람들이 모여 자발적으로 민간협동조합을 구성해 다양한 유형의 공동주택을 만드는 것도 좋아요. 이 과정이 수월하도록 공공에서는 금융 지원이라거나 에너지 지원을 해줄 수 있죠. 공공은 공공임대주택을 지어 정말 주거복지가 필요한 사람들은 직접 도와주고, 민간에서 일어나는 움직임은 간접적으로 지원할 수 있고요.


•최근에는 단독주택 작업도 진행하셨는데요, 공동주택과 단독주택의 차이점은 무엇이라 생각하세요?

단독주택은 한 명, 한 가족을 위한 작업이고 온전히 맞춤옷을 만드는 일이잖아요. 기대하는 바가 크기 때문에 이미 많은 이미지를 본인 머릿속에 갖고 있어요. 건축가는 그 이미지의 통합적인 형태를 만들어주는 작업을 하는 거죠. 다 넣어서 비빔밥을 만드는 게 아니라 새로운 근사한 요리를 만들어야 해요. 반면 공동주택은 집과 집이 서로 엮이게 되는 방식과 관계를 맺는 것들이 중요하죠.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선호하는 공간이라는 상에 대해 더 고민하게 되고요.


근무 시간이 긴 것으로 유명한 직업답게 일하는 공간도 거주하는 공간처럼 편안하게 느끼도록 한옥 사무실을 구했다. 
제주에 지은 오시리가름 협동조합주택. 멀리서보면 모든 집이 비슷해 보이지만 창의 위치와 테라스의 형태 등이 조금씩 다르다. 마을 경계부에 도서관을 설치해 주민과의 화합을 꾀했다. Ⓒ노경

 “품질, 다양성, 기반시설 등이 양극단으로 나뉜 게 우리 주거의 가장 큰 문제점이에요. 다양한 중간선택지가 있어야 해요.”


•우리나라 주택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보나요?

양극단으로 나뉘었다는 거죠. 주거공간의 품질, 다양성,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양질의 기반시설 모두 차이가 심해요. 설계를 따로 맡기는 고퀄리티의 단독주택과 보편적인 기준을 만족시키는 아파트가 있다면 그 외 나머지 주택들은 조건이 정말 열악해요. 이러한 가운데 소비자는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없는 공급환경에 놓이게 되고요. 시중에 나오는 다세대주택도 대부분 아파트의 평면을 그대로 옮겼거나 면적이 60㎡, 85㎡ 등 일괄적이에요. 다세대주택이 모인 동네에는 아파트에는 다 있던 녹지공간, 놀이터, 보안시설, 노인시설 등이 전부 부족해요. 모든 것이 양극화되어 있기 때문 가장 보편적인 아파트를 선택하는 거예요. 여러 대안 중 하나가 아니라 지금은 그것밖에 없는 거죠.


•그렇다면 이 문제를 완화하기 위한 방법이 있을까요?

기존에 있는 아파트가 아닌 다세대·다가구가 많은 저층 주거지에 대한 통합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봐요. 그런 것들은 요즘 공공에서도 많이 노력하고 있는데, 하나의 집이 아니라 일정 영역을 같이 고려해 공유시설이나 커뮤니티 공간, 기반시설을 같이 계획하는 거죠. 그게 근린의 단위가 되어 커뮤니티가 있는 아파트의 품질 수준까지 도달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런 것도 다양한 대안 중 하나가 되는 시장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은경 소장님에게 집이란?

집은 제게 명사가 아니고 ‘~으로부터’라는 생각이 들어요. ‘집으로부터’ 시작이 되어야 한다. 닻처럼 단단히 붙들어 매주는. 우리는 비록 불안정한 삶을 살지만 집으로부터 얻는 무언가가 있는 거죠. 안정이라는 것이 경제적인 안정에만 해당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전세든 월세든 자가든 상관없이 집을 통해 얼마든지 내 삶이 풍요로워질 수 있어요. 사람에겐 내가 거주하고 있다는 느낌을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하고, 그게 바로 집이었으면 좋겠어요.


건축가의 해시태그

#거주하다

‘주거’라고 하면 타입을 의미하는 건데, ‘거주하다’라고 하면 현재 삶의 시간과 공간을 동시적으로 의미한다고 생각해요. 내가 만나는 공간과 만나는 사람들이 있는 공간, 그리고 그 공간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에서 어떻게 거주할 것인가, 어떻게 만들 것인가 고민하고 있어요. 한 장소에서 대화하고 일하고 잠자고 먹는 행위들이 모두 거주하는 것인데 그 장소 중 하나인 집에 애착을 느끼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에요. 그래서 집을 선택하는 건 거주함의 형식을 결정하는 것이고 곧 자기 삶의 형식을 결정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EMA 건축사사무소_  서울시 성북구 성북로 19-3   02-923-9789 http://emanas.synology.me/wordpress


취재_조성일   |  인터뷰 사진_김진솔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16년 11월호 / Vol.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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