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강만수·검찰, 영장심사서 4시간 동안 법정 공방
[경향신문] ㆍ법원, 다른 재판 일정도 미뤄
강만수 전 산업은행장(71·사진)이 자신의 구속 여부를 두고 법원에서 검찰과 무려 4시간 동안 법정 공방을 벌였다.
강 전 행장은 영장심사에 들어가기 전 기자들에게 “힘이 빠진 저에게 세금을 너무 많이 쓰는 것 같다”며 검찰을 비난했다.
강 전 행장은 30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조의연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영장심사를 4시간 동안 받았다. 통상 영장심사가 1시간~1시간30분 소요되는 것과 비교해 보면, 그만큼 강 전 행장과 검찰 간의 공방이 치열했다는 의미다. 강 전 행장 측은 변호사가 5명이었고, 이에 맞서는 검사는 3명이었다. 심사가 길어지자 같은 법정에서 오전에 열리기로 한 다른 재판은 오후 3시로 미뤄졌다.
강 전 행장은 2012년 11월 친박계 새누리당 원유철 의원(54)과 독대한 뒤 그의 지역구인 경기 평택시에 있는 부실기업에 490억원대 대출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12년 4·11 총선을 앞두고 고재호 당시 대우조선해양 사장(61)과 임모 대우증권 사장을 통해 여야 국회의원 8명에게 각각 수백만원의 후원금을 대납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있다.
강 전 행장에 대한 구속 청구는 지난 9월 한 차례 기각된 바 있다. 그는 강 전 행장이 한성기업에서 1억원대 뇌물을 받고 지인이 경영하는 중소기업이 대우조선해양의 100억원대 투자를 받도록 지시한 혐의 등을 받았다. 그러나 법원은 “주요 범죄 혐의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