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단독] 삼성전자 '최순실에 80억', 그룹 미래전략실에 사전보고했다

2016. 12. 1.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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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박상진 사장, 장충기 전략실 사장에 보고
검, 윗선 최지성·이재용까지 갔나 수사
“돈 흐름 파악됐고, 대가 관계 수사중”

장 사장, 안종범 전 수석 수차례 접촉
80억 지원 ‘최씨 압박탓’ 아닐 가능성

삼성전자가 지난해 최순실씨 쪽에 80억원을 지원하면서, 이를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그룹 지배 구도를 계획하는 미래전략실에 사전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이 그룹 수뇌부 차원의 결정을 통해 최씨에게 거액을 건넨 것으로, 이재용 부회장이 관여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동안 삼성은 승마협회 회장사인 삼성전자가 승마 지원을 위해 건넨 돈이라고 해명해 왔다.

30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해 9~10월 최씨 쪽에 280만유로(37억원)와 319만유로(43억원)를 지원했는데,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은 이 사실을 장충기 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사장급)에 미리 보고했다. 최씨에 대한 삼성의 지원이 대한승마협회 회장사인 삼성전자 차원에서 단독으로 이뤄진 게 아니라 그룹 최상층부의 결정으로 이뤄진 것이다. 삼성 미래전략실은 그룹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을 보좌하며 후계 구도 등 그룹 차원의 핵심 사안을 결정하는 사령탑 역할을 한다. 검찰도 이런 내용을 파악하고, 장충기 사장의 윗선인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에게까지 보고가 됐는지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그동안 최씨 쪽에 대한 80억원 상당의 지원이 최씨 등의 압박에 의한 것(37억원)이거나, 승마협회 회장사인 삼성전자가 최씨의 딸 정유라씨 등 승마선수들을 지원하기 위한 것(43억원)이라고 해명해 왔다. 그러나 80억원 지원이 그룹 콘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 차원에서 이뤄진 것을 보면 단순히 최씨 쪽 압박 때문이거나 승마선수 지원 차원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박 대통령의 비선실세라는 최씨의 존재를 파악하고 따로 접촉하기도 했던 삼성이 그룹의 민원성 현안을 해결하려는 전략적인 판단에 따라 최씨를 지원했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장충기 사장은 삼성의 청와대 창구 역할을 맡아 안종범(구속)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을 여러차례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장 사장이 80억원 지원과 관련해 안 전 수석과 사전에 논의를 했을 가능성도 있다.

30일 오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정권 퇴진 총파업 결의대회’를 마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행진을 하며 서울 태평로 옛 삼성그룹 본사 건물에 삼성을 규탄하는 스티커를 붙여 놓았다.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검찰은 특히 지난해 7월 삼성의 3세 승계구도 완성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한 대가 관계를 의심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관리하는 국민연금공단의 협조를 바라고 최씨 등에게 거액을 지원했을 것으로 보는 것이다. 검찰은 지난 11월에만 삼성그룹을 3차례 압수수색하고, 박상진 사장을 두 차례 소환 조사한 뒤 현재 세 번째 소환을 통보한 상태다. 19일에는 장충기 사장을 한차례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 관계자는 “삼성과 최씨 쪽 사이에 이뤄진 돈 흐름은 대부분 파악했다. 이 사건 관련자 등을 상대로 대가 관계를 밝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지난해부터 미르재단과 케이스포츠재단에 204억원을 출연하고, 최순실씨에게 80억원,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에게 16억원을 지원하는 등 재단과 최씨 일가에 총 300억원의 돈을 썼다. 특히 최씨에게 건넨 80억원 중 37억원은 지난해 9월 최씨가 독일에 세운 회사인 비덱스포츠에 직접 송금됐고, 43억원은 삼성전자 독일 계좌로 보내 말을 구입해 최씨의 딸인 정유라씨에게 타도록 했다. 최현준 서영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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