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심 없다는 대통령, 공소장엔 '최순실 비리' 6차례 개입

현일훈 입력 2016. 12. 1. 01:47 수정 2016. 12. 1.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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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라 친구 부모 대기업 납품 돕고
최씨 회사가 대기업 광고 따게 압력


최순실 국정 농단 3차 대국민담화 논란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대국민 담화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사심’이었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오직 국민을 위해” “제 사익을 추구하지 않고” “작은 사심조차 품지 않고” 등의 표현을 사용했다. 그러면서 “다만 주변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건 잘못”이라고 덧붙였다. 법조계의 한 인사는 “대통령 담화는 결국 ‘내가 먹은 건 한 푼도 없고 나도 최순실에게 속았다’로 요약된다”며 “제기된 혐의를 빠져나가려는 의도가 노골화된 담화문으로 곳곳에서 법률가의 냄새가 난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선 향후 특검과 재판 과정에서 실제로 이 ‘사심’ 여부가 범죄 의도·고의 등과 연결되면서 최대 쟁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사심이 없었다”는 박 대통령의 말은 과연 사실일까. 우선 법리적 관점에서, 최씨 등의 공소장을 보면 박 대통령은 ‘40년 지기’인 최씨가 이득을 챙기는 과정에서 여섯 차례나 개입, 막강한 권한을 행사했다. 또 범죄 흐름도 ‘최씨 부탁→대통령 힘 행사’로 일관됐다. 이에 대해 특수부 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공소 사실을 보면 박 대통령은 최씨를 위해 직접 뛰었다. 이게 사심이 아니면 뭐가 사심이냐”고 지적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최씨의 딸 정유라(20)씨의 친구 부모 업체(KD코퍼레이션)까지 손수 챙겼다. 덕분에 이 회사는 지난해 2월~올해 9월 현대차에 10억5990여만원의 제품을 납품했고 최씨는 그 대가로 이씨로부터 5162만원(1162만원짜리 샤넬 백 1개 포함)의 금품을 챙겼다. 또 박 대통령은 “(최씨 회사인) 플레이그라운드가 현대차와 KT의 광고사로 선정되게 하라”고 직접 지시하기도 했다.

한 부장검사는 “박 대통령의 대리 처방·차명 진료 사건도 ‘사익·사심’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고 주장했다. 최근 청와대가 2014년 3월~올해 8월 태반·감초·마늘주사 300여 개를 구입한 사실이 새롭게 밝혀져, “대통령의 개인 미용 용도로 쓰인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법조계에선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도 박 대통령의 ‘사심’과 동떨어져 있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부장판사 출신 한 변호사는 “특검의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할 부분이지만, 만일 두 재단이 박 대통령의 퇴임 후 사업 추진 및 영향력 행사 등을 위해 설립된 것이라면 이만한 사심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2차 담화 ‘선의’, 1차 ‘순수한 마음’
박 대통령은 지난 4일 담화를 발표하면서 재단 모금과 관련해 “선의의 도움을 주셨던 기업인에게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재단 설립이 순수한 취지였다고 주장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검찰은 공소장에 “기업들이 세무조사를 당하거나 인허가의 어려움 등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을 우려해 출연금을 냈다”며 기금 출연이 자발적 의사가 아니었음을 적시했다. 지난달 25일 1차 담화 때는 ‘순수한 마음’을 내세웠다. 박 대통령은 최씨에게 청와대 기밀을 넘긴 데 대해 “좀 더 꼼꼼하게 챙겨 보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한 일”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일부 연설문이나 홍보물도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 2014년 청와대 보좌 체계가 완비된 이후에는 그만두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 수사 결과 2013년~올해 4월 180건의 청와대 문건이 최씨에게 유출됐고, 공무상비밀누설 혐의에 해당하는 문서 47건도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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