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성북동은 문화공원, 대구엔 미술관.. 간송, 2막이 열린다

김미리 기자 2016. 11. 30.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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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송미술관, 제2개관 청사진 밝혀]
성북동 보화각 옆 신관 짓고 미술관 일대는 '간송공원' 조성
대구館, 리처드 로저스가 설계.. 1년 두 차례 전시서 연중 상설
로롯데월드타워에 간송관 추진도

1938년 서울 성북동에 문을 연 국내 최초 사립미술관 간송(澗松)미술관이 개관 78년 만에 '제2개관'을 위한 청사진을 마련했다. 서울시와 협력해 현재 미술관 건물인 보화각(葆華閣·보물을 보전하는 집) 옆에 신관을 짓고, 2021년까지 미술관 일대를 '간송문화공원'으로 만들어 관람객들에게 개방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2020년 대구간송미술관 개관을 목표로 최근 영국의 유명 건축가 리처드 로저스에게 설계를 의뢰했다.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미술관을 여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성북·대구·잠실…3관 체제 추진

간송미술관은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재 수장가 간송 전형필(1906~1962)이 개인 재산을 털어 훈민정음, 청자상감운학문매병, 금동삼존불, 혜원전신첩(蕙園傳神帖) 등 최상급 문화재를 사들여 만든 미술관이다. 최고의 문화재를 보유한 미술관이지만 '은둔의 미술관'이란 이미지가 있었다. 1971년부터 매년 봄·가을 열리는 특별 전시회에만 미술관 문을 열기 때문이다. 노후화된 시설과 좁은 전시실도 문제였다.

새 청사진의 핵심 목표는 '신비주의를 벗고 대중에 좀 더 가까이, 더 편안하게 다가가자'는 것이다. 간송 전형필의 손자인 전인건 간송미술문화재단 사무국장은 29일 "그동안 연구·보존 중심으로 운영됐는데 이제는 대중이 쉽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도록 지리적으로 확장하고 현대적인 시설을 갖출 것"이라고 했다. 뼈대가 성북동 문화공원화, 대구관 건립, 잠실 롯데월드타워 간송관으로 구성되는 3관 체제다.

이 중 가장 역점을 두는 사업이 간송의 역사가 시작된 성북동 재정비다. 간송 측은 "개·보수에 들어간 성북동 보화각 옆에 9918㎡(약 3000평) 규모의 상설미술관을 지어 정원을 포함해 총 2만9750㎡(약 9000평) 규모로 '간송문화공원'을 만드는 방안을 서울시와 협의 중"이라며 "신관은 현 성북동 부지를 서울시에서 매입 후 시립미술관으로 건립하고 간송에 위탁 운영하는 모델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설계는 국내 건축가에게 맡길 예정이다.

또 2020년 개관 목표로 대구 삼덕동 대구시립미술관 옆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연면적 6612㎡·약 2000평)로 시립(市立) '대구간송미술관'을 건립하기로 했다. 다음 달 초 대구시와 업무 협약을 맺을 예정이다. 간송 측은 "파리 퐁피두 센터, 런던 로이드 빌딩과 히스로 공항 제5터미널 등을 설계한 건축 거장 리처드 로저스가 설계를 맡기로 했다"며 "전시실 3개, 어린이 미술관, 수장고 등을 갖출 것"이라고 했다.

내년 4월 개장하는 국내 최고층(123층) 빌딩 롯데월드타워 7층(1000㎡)에 롯데문화재단과 공동으로 미술관을 여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간송과 롯데 양측에 따르면 현재 비용 부담 비율, 전시 방식 등을 두고 이견이 있어 조율 중이다.

◇제2의 문화보국… 해외·미래를 향하다

간송 측은 미술관 확장의 방점을 '해외, 미래 세대 투자'에 찍고 있다. 성북동 신관과 대구관에는 어린이 미술관이 들어간다. 사립(私立) 미술관에서 시립미술관으로 구조를 바꾸려는 데는 안정적인 운영과 해외 진출에 유리하다는 계산이 깔렸다.

전 국장은 "간송이 주창했던 '문화보국(文化保國·문화로 나라를 지킨다)' 정신은 과거에만 해당하는 게 아니다"며 "교육과 경험을 통해서 우리 문화에 대한 사랑을 키우고 정보화 흐름에 맞춰 세계로 우리 문화재를 알리는 게 이 시대의 문화보국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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